패션걸의 패션스쿨 서유재 어린이문학선 두리번 13
이조은 지음, 홍지연 그림 / 서유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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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전작인 <패션걸의 탄생>도 꽤 재미있게 보긴 했지만 서평을 쓰거나 주변에 권하거나 하진 않았다. 보육원에서 자라던 아이가 하루아침에 세계적 디자이너 샤넬 오의 손녀딸이 되는 상황이 만화 또는 드라마에나 어울리는 설정 같았기 때문이었다. 이 또한 나의 편견이라 할 것이다. 이어진 이 책을 읽으면서는 오호~ 하게 되었다. 꽤나 전문적으로 관련 분야를 그려낸 것 같아서다. 작가가 미술을 전공하셨다는데 패션 쪽으로도 경험과 관심이 깊으신 게 아닐까.

목표를 향한 주인공들의 대결 구도는 흥미로운 소재다. 그만큼 각종 서사에서 많이 사용하는 소재이기도 하다. 이를테면 요리왕을 꿈꾸는 주인공들의 요리 대결이라든지.... 이 책은 세계 어린이 패셔니스타 대회 출전을 꿈꾸는 패션 꿈나무들의 대결을 담았다. 난 요리라면 좀 눈여겨볼지 몰라도 패션에는 영 관심없는데.... 그런데도 꽤 흥미진진하게 내용을 따라가게 되었다.

샤를 오가 세운 패션스쿨의 이번 시즌 참여자들이 주인공이다. 전작의 주인공이자 샤를 오의 손녀인 조수아를 비롯해서 수아와 보육원에 함께 있던 봉주, 샤를 오와 쌍벽을 이루는 디자이너의 손자인 이준, 자신감이 부족한 진아, 반대로 자신감이 지나친 공주병 세진 등 다양한 캐릭터의 출전자들이 나온다. 이들이 여러 단계의 미션을 치루며 최종 단계까지 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 각 미션에 대한 아이들의 해결, 그에 대한 심사 내용 등에서 작가의 내공이 느껴진다. 내가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분야라 더 그렇게 느껴졌는지도. 작가의 생각을 그림으로 직접 표현한 그림작가님도 꽤 애쓰셨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반 삽화보다는 작업이 어려웠을 것 같다.

결국 누가 우승을 차지했을까? 납득할 만하게 적절한 이유로 승부가 결정됐고, 승부보다도 협력의 모습으로 마무리도 잘 되었다. 무엇보다도 관심분야에 역량과 안목을 쌓으며 정진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어른들 못지않게 진지했다. 특히 '나다움'에 큰 가치를 둔 작가의 시선이 마음에 들었다. 수행할 수 있는 역량도 중요하지만 남의 것, 기존의 것을 따라하지 않는 자신만의 독창성이 꼭 필요하다. 그것은 '자기 서사'에서 나온다. 자신의 삶을 소중히 여기는 일은 그래서 중요하다. 이 아이들은 무의식중에 그걸 알고있는 아이들이라고 생각된다.

패션은 흔치 않은 분야지만 다른 어떤 분야든 다 좋다. 어른들이 정해놓은 한가지 길밖에는 길이 없는 줄로 아는 아이들로 키우지 말았으면 좋겠다. 어버이날 카드 만드는 모습을 지켜보다 "좋은 대학 가서 효도할게요." 라는 문장을 보았다. 초등학생이 오죽하면 저런 말을 할까. 명문대, 거길 뚫고 들어갈 학업 등급이 전체의 몇 %나 될까. 모두가 한줄로 서서 한개의 문을 바라보고 거기서 탈락하면 실패자이고 불효자가 되는 건가? 얼마나 불행한 사회인가. 공교육은 모두가 명문대를 가기 위한 교육이 아니고 모두가 자기 분야에 정진할 수 있는 기초학문과 태도를 갖추게 하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동상이몽인 경우가 많다. 난 그나마 초등이라서 내적 갈등이 덜한 거고.ㅠㅠ

나는 아이들이 자기 삶을 소중히 여기고 삶의 사소한 순간까지 자기 서사로 만드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 그것이 비옥한 토양이 되어 모두가 자기 삶의 꽃을 피우길. 저마다의 색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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