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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탕탕 야옹이와 금빛 마법사 ㅣ 큰곰자리 64
구도 노리코 지음, 윤수정 옮김 / 책읽는곰 / 2022년 3월
평점 :
이분의 책을 꽤 많이 보아서 그림체가 아주 익숙하다. 나도 좋아하지만 아이들이 참 좋아하는 책들. 그냥 다른 책들 사이에 섞여 꽂혀 있는데 찾아서 애독하는 아이들이 신기하다. 그만큼 아이들을 끄는 힘이 있는 그림, 그리고 이야기인가보다.
이번 책은 그림책이 아니고 글밥이 조금 있는 동화책이다. 그림도 많이 들어있긴 하지만 흑백이다. 그림의 매력으로 읽기에는 조금 힘이 딸린다. 그렇다면 이야기의 힘으로만 읽어야 한다는 건데.... 어떨까? 충분히 가능했다!
그림책 작가가 그림 작업 뿐 아니라 글 작업도 함께 한다는 건 이야기 창작도 가능하다는 뜻이다. 이 작가는 가능 뿐만이 아니라 매우 훌륭한 것 같다. 그래서 그림에 힘을 뺀 이야기책도 이렇게 좋구나. 마음을 졸이며 다음 장을 넘기게 하는 힘이 있었다. 주인공들의 길떠남, 여정 중에 만난 나라가 처한 큰 어려움, 작은 이에게 베풀어준 친절, 은혜 갚음, 그리고 권선징악과 문제 해결.... 옛이야기의 공식을 그대로 따른 이야기인데 식상하지 않고 오히려 더 흡인력이 있었다.
야옹이들은 여행하다 가진 보물을 다 쓰고 배가 고픈 채로 쥐 나라에 도착했다. 쥐 나라는 큰 슬픔에 빠져 있었다. 온 나라의 아이들이 모두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여행 중 실마리를 찾게 되면 알려주기로 하고 길을 떠나는 야옹이들의 보따리에에 쥐 임금은 빵을 가득 담아주었다. 그들도 몹시 가난한 상태였는데 말이다. 길은 멀었고 그 빵마저도 떨어져 한 개밖에 남지 않았는데, 너덜더덜한 옷을 입은 난쟁이가 나타나 배고프다고 호소했다. 남은 한 개의 빵은 난쟁이가 거의 먹게 되었고 난쟁이는 답례로 풀피리 한 개를 남기고 사라졌다.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걷던 난쟁이들에게 참을 수 없는 유혹이 닥쳤다. 맛있는 냄새에 이끌려 도착한 그곳에는 가장 좋아하는 생선수프가 가득 담긴 냄비가 놓여 있었다. 배부르게 먹고 난 그들에게 마법사가 나타났고, 야옹이들은 마법사의 요리사로 채용되었다. 어차피 일자리를 찾고 있던 중이었으니 잘된 일이었다. 과연 그럴까.......?
마법사의 집에는 수수께끼 같은 일들이 많았고 그에 따른 금기도 많았다. 모든 것이 어린이 독자들의 궁금증을 일으킬 때쯤, 고양이들은 비밀 한 가지를 알게 되고, 금기를 깨게 되고, 모든 것이 밝혀진다. 쥐 나라의 비극의 원천이 바로 거기에 있었던 것이다! 금기를 깬 그들은 이제 도망쳐야 한다. 마법사가 돌아올 시간이다!! 이런 과정에서 어린이들은 숨을 죽일 것 같다.
숨막히는 추격전이 있었지만, 작은 이에게 베푼 선행과 그 은혜갚음은 결국 모든 것을 되돌리고 쥐 나라에 행복과 평화를 가져왔다. 그것을 보고 야옹이들은 또 길을 떠난다. “다음에는 어떤 일이 야옹이들을 기다리고 있을까요?” 하면서 다음 책을 기다리게 만드는 멘트도 잊지 않고 끼워넣었다. 이렇게 시작부터 끝까지 전형적인 패턴인데도 식상하지 않고 재밌다니. 그게 이야기의 힘인 거겠지. 그래서 이야기는 수없이 만들어지고도 끝없이 또 만들어지고 있는 거겠지.
아직 혼자읽기가 안되는 미취학어린이나 초등 저학년에게 교사나 부모가 읽어주는 책으로 아주 추천한다. 단, 중간에 끊으면 매우 시달릴테니 각오를 해야할 듯.^^ 그림책에서 글책으로 넘어가는 어린이들이 읽기 독립을 하는 과정의 다리 역할 책으로도 훌륭할 것 같다. 우당탕탕 야옹이들은 이렇게 많은 어린이들과 친구가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