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세계 시민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어린이 책도둑 시리즈 19
정주진 지음, 홍윤표 그림 / 철수와영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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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낯선(흔치 않은) 학문인 평화학의 국내 1호 박사가 저자시라고 한다. 평화라면 가치지향적이고 그 범위도 엄청나게 넓은데 어떤 공부를 하는 학문인지 궁금하다. 이 책을 읽어보면 어느정도 윤곽을 알 것 같기도 하다. 평화학 박사가 이 책의 집필을 맡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세계시민교육’은 범교과 영역으로 창체 시간에 특별교육처럼 몇시간 이루어지고 마는 경우가 많았다. 이 책의 내용을 보니 그래도 현행 교육과정에서는 6학년 사회에서 꽤 많은 차시가 해당된다.(6학년 2학기 2.통일 한국의 미래와 지구촌의 평화) 다른 학년에서도 도덕 교과와 사회 일부 단원에 내용이 스며들어 있다. 이 책은 그중 가장 많은 차시가 배정된 6학년들에게 권해주면 좋겠다. 내용 수준도 초등 최고 학년인 6학년 정도는 되어야 알맞다고 생각된다. 설명이 어려운 것은 아니기 때문에 5학년, 4학년까지도 가능은 하겠다.

이 책의 전제는 우리가 ‘세계 시민’이라는 것이다. 즉 한 나라의 국민임을 넘어서 세계의 일원이라는 것. 그것은 국경을 넘어서 세계의 어느 곳에서 일어나는 일도 결국은 다 나와 연결된다는 뜻이다. 조금만 생각해보아도 우리는 내 나라의 울타리 안에서 그 영향만 받으며 살아갈 수는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니 이것은 당연한 전제라 하겠다. 그렇다면 우리가 세계에 관심을 더 가지고 내 나라의 일이 아니라도 함께 걱정하며, 최선을 다해 도울 일을 찾는 것이 마땅한 일이겠다.

이 책은 총 6부 28장으로 되어있다. 각 장의 제목은 모두 질문으로 되어있다. ‘세계 소식에 왜 귀를 기울여야 하나요?’와 같은 식이다. 각 장은 3~4쪽 정도의 분량이라 읽기에 그리 부담되지는 않는다. 전체 분량도 128쪽으로 얇은 편이다. 하지만 접근성이 좋은 주제는 아니고 강의식 내용이기 때문에 끝까지 읽으려면 내용에 대한 관심과 인내심이 좀 필요하다. 내용에 대한 관심은 책에서 잘 인도해주고 있기 때문에 일단 진입하려는 시도가 필요하겠다.

읽다보면 우리가 세계시민으로서 살아가려면 관심을 가져야 할 영역이 매우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연히 세계적인 이슈 모두가 해당되지 않을까. 장수는 28장으로 많지만 크게 나누면 세 영역으로 좁혀진다. 일단 분쟁과 난민 문제가 있다. 그에 못지않게 기후위기의 문제도 크다. 아동 노동이나 조혼, 현대판 노예 등의 인권문제도 중요하다. 일상에만 눈을 박고 살다보면 이 모든 것은 당장 피부에 와닿지는 않는 문제들이다. 하지만 위에서도 말했듯이 세상은 이미 모두가 연결된 사회이고, 우리가 당장 해결할 힘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실천할 일은 그다음에 찾아도 된다. 그동안 나도 이런 내용 앞에서 ‘에휴....’ 하는 마음이 들 때가 많았다. ‘뭐 어쩔 수 있는 일도 아닌데...’ 하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외면하면 문제는 심화된다. 관심을 가지기. 지켜보기(눈 부릅뜨고!) 이것만으로도 악한 의도를 가진 사람들의 막나감을 어느정도는 견제할 수 있다. 100% 해결할 순 없지. 눈총을 쏜다는 나조차도 지킬박사와 하이드씨가 공존하는 양면적 인간인 것을. 그러니 인간을 믿을 수도 없고 인간의 제도나 조직도 완전히 믿을 수는 없지만 서로서로 지켜보는 수밖에. 나는 너를, 너는 나를.

각 챕터의 내용이 제목(질문)에 확실히 드러나있고 챕터별 분량도 짧으니 궁금한 것 먼저 골라 읽는 독서도 가능하고 교사가 발췌해서 읽어주거나 읽기자료로 제공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가능할 것 같다. 찾아보니 이런 내용의 책들이 꽤 많이 나왔고 나오고 있다. 교사들이 기본적으로 먼저 읽어볼 내용이라 생각되어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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