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책에 서평을 가장 많이 쓰지만 사실 나는 비문학에도 관심이 많다. 그건 내 독서가 실용적 목적이 첫 번째여서 그렇다. 즉 어떻게 써먹을까 하는 관심에서 보는 것이다. 그 관심에서 볼 때 책이 훨씬 잘 보이고 재미도 있다. 그래서 걱정이다. 나중에 퇴직하면 무슨 재미로 살지.... 빨리 퇴직하고 싶으면서도 그러면 무슨 재미로 책을 읽지? 그게 걱정이다. 왜 걱정을 사서 하니. 그때 되면 책 안 읽고 놀면 되잖아.ㅎㅎ

 

오늘은 도서관에서 곤충 관련 책들을 구경해 보았다. 곤충은 나의 관심사가 아니고 좋아하지도 않지만..... (사실은 너무 싫어해. 벌레 많다면 세상 좋은 데라도 놀러가기 싫다.) 곤충은 지구상에 가장 많은 종을 가진 생명체이고 생태계의 주역임을 알고 있다. 그리고 책으로 보면 신기하고 재미있는 것들도 있다. 대표적인 책이 파브르 곤충기라고 하겠다.

 

첫 번째 소개할 책은 보리출판사 책이다. 보리출판사는 다양한 종류의 세밀화 도감들을 출판했다. 이런 책들을 보면 책값이 이렇게 싸도 되나 싶다. 물론 일반 단행본들보다는 비싸다. 하지만 그 안에 들어간 수고를 생각하면.... 이런 책들은 가정에서 구입하는 경우도 잘 없으니 학교도서관에서 꼭 구입하여 비치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수업에도 쓸데가 많다.

 

1. 벌레야, 하룻밤만 재워 줘 (권정선 그림/보리)

오늘 읽벌레야, 하룻밤만 재워 줘는 도감은 아니고 재미있게 구성된 곤충 소개 책이다. 여름방학을 맞아 시골 할머니 댁에 온 하루는 벌레들을 괴롭힌다. 평상에서 잠이 든 하루는 어느새 개미만큼 작아져 땅 속 구멍으로 떨어지는데, 거기서 만난 구리(쇠똥구리)와 사슴이(사슴벌레)와 함께 다니며 곤충의 특성들을 이해하는 내용이다. 별별 재주가 있는 벌레들, 알면 알수록 신기한 벌레들, 우리 둘레에서 쉽게 보는 곤충들, 이렇게 3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장마다 8~9종씩의 벌레들을 소개한다. 마지막에는 결국 꿈에서 깨어 현실로 돌아온다. 아주 간단한 서사지만 동화적인 구성을 추가하니 훨씬 더 흥미로운 책이 되었다. 아이들도 재미있게 읽을 것 같다.

 

2. 곤충은 왜? (임권일/지성사)


두 번째 책은 2권으로 된 곤충은 왜?라는 책이다. 이 책은 구성이 무난하고 평범해 보였는데 저자가 초등학교 선생님이라고 되어있기에 한 번 더 보았다가 깜짝 놀랐다. 글만 쓰신 것이 아니고 사진까지! 직접 찍은 사진인 걸 알고 다시 보니 대단했다. 전문 사진작가도 아닌데 얼마나 관심과 애정을 쏟으면 이런 사진이 나올까? 내용도 초등학생이 알아야 할 일반적인 것들부터 나도 잘 모르던 내용까지 다양했다. 관심사를 가지고 열심히 탐구하시는 교사들의 발걸음은 놀랍다.

 

이 책도 학급문고나 학교도서관에 꼭 있으면 좋겠다. 꼭지별로 한 곤충씩 소개하는데 6쪽 정도의 길이나 수준도 무난하고, 참고할 사진도 다양한 각도에서 잘 찍었고, 클로즈업 사진도 한 장씩 들어가 있어 관찰 대용으로 좋다.

 

3. 우리 땅 곤충 관찰기 (정부희/길벗스쿨)


마지막 소개할 책은 정부희 교수님의 책이다. 개인적으로 아는 분은 아닌데, 영어교육과를 졸업한 후 30대 이후에 다시 생물학과에 들어가 박사와 교수가 되었다는 이력에 관심이 간다. 작가의 말에 보면 어린 아들들을 데리고 산으로 들로 다니면서 곤충에 관심을 갖게 되셨다고... 그렇게 아이를 키우며 발견한 관심사로 평생 공부할 수도 있구나. 지금까지도 활발한 강의와 저술활동을 하고 계시니, 조금 늦더라도 관심사에 매진하는 것이 인생 전체로 봤을 때는 훨씬 유익인 것. 존경스럽다.

 

우리 땅 곤충 관찰기라는 제목의 이 책은 4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문가가 쓴 책이지만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었다. 사진이 크고 질이 좋다. 어떤 사진은 펼친 화면을 꽉 채운다. 그 외 삽화들도 꽤 들어있고, 그중엔 저자의 캐릭터도 들어있어 함께 하는 느낌이 좋다. 글씨도 커서 중학년에게 적당하고, 저학년까지도 가능하겠다. 이분이 작업하신 5권짜리 세밀화 곤충도감이 보리출판사에서 나온 걸 검색에서 봤다. 학교도서관에 신청하려고 목록에 담아둔다.

 

이쪽 분야의 책을 고를 때 나의 기준은 이렇다. 첫 번째 책처럼 재미있든가, 두 번째 세 번째 책처럼 사진(혹은 그림)이 좋고 설명이 적절히 들어있는 것이다. 곤충은 수업중 실물을 관찰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좋은 책들이 있으면 수업에 활용하기 좋다. 그림을 그릴 때 곁에 두고 참고하기에도 좋다.

 

좋은 책들이 너무 많아 다 소개할 수가 없다. 이쪽 방면의 책들은 만드는 데 더욱 어려움이 크고 시간도 많이 걸릴 것 같은데 수고를 아끼지 않은 분들께 감사를 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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