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딱 한마디 미술사 - 새로움을 꿈꾼 화가의 말, 2022 아침독서신문 선정도서, 2021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 ㅣ 천개의 지식 17
안소연 지음, 이해정 그림, 노성두 감수 / 천개의바람 / 2021년 9월
평점 :
지난해 감사했던 행운 중 하나는 우리반이 천개의바람 동시대회에서 단체상을 받게 되어 아이들 한권씩 나눠줄 수 있을만큼의 책을 선물로 받게 된 일이다. 학년말이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그래도 최대한 많이 접해보고 가져가게 하려고 아직 나눠주지 않았다. (종업식 전날에 가위바위보로 골라갈거라고 예고함) 당연히 눈독들이는 책들이 생기고 있다. 그중에 이 '딱 한마디' 시리즈를 탐내는 아이가 한 명 있는데 독서량이 가장 많은 아이다. 나도 관심있던 시리즈라 아이들 없을 때 한권씩 읽어보려고 한다. 가장 먼저 미술사부터 골랐다.
100쪽 남짓의 얇은 분량에 미술사라니 겉핥기가 아닐 수 있겠나 생각했다. 물론 상세한 내용을 담지 못한 건 어쩔 수 없는 한계다. 하지만 주어진 분량 안에서 최대한 알차게 담았다는 점, 더하기보다도 빼기가 더 힘든 법인데 내용을 정선하기 위해서 저자와 출판사가 모두 많은 고민을 하셨겠다는 점은 분명해 보였다. 10장짜리보다 1장짜리 보고서가 더 힘들 때가 있다. 그때 이런 말을 하곤 한다. "보기엔 A4 한 장이지만 그냥 한 장이 아니야!" 이 책을 읽으며 마치 그런 느낌이었다.
이 책에서는 미술사조별로 11명의 화가를 소개한다. '딱 한 마디' 라는 컨셉답게 그들의 '한 마디'를 소제목으로 삼았는데, 그 한 마디에 그 화가의 작품세계와 특징이 잘 담겼다. 그런 면에서 이 시리즈 컨셉이 참 마음에 든다.
"화가는 해부학을 알아야 한다"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말은 화가이기 이전에 수학자, 과학자...등 모든 학문에 통달했던 천재 다빈치의 정체성을 잘 말해준다고 생각한다. 인상주의의 대표주자인 모네가 한 말 "빛은 곧 색채다."는 그의 작품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처음 들어본 한 마디는 뭉크의 말이었다. "공포, 슬픔, 죽음의 천사는 태어날 때부터 늘 내 옆에 서 있었다." 나는 그의 작품으로 '절규' 밖에 몰랐는데 이 책에서 <병든 아이>를 보고 그의 부정적 감정의 근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어릴적부터 겪어온 소중한 사람들과의 이별은 그에게 깊은 슬픔과 공포를 심어준 것 같다. <칼 요한 거리의 저녁>은 내 느낌에 절규보다도 더 기괴했다. 이런 감정을 품고 얼마나 괴로웠을까. 하지만 예술로 승화했으니 한편으로는 얼마나 다행인가.
"창조의 모든 행위는 파괴에서 시작된다."는 피카소의 말도 멋지고, 그의 작품세계를 대변한다. "기본적인 것이 가장 아름답다."는 몬드리안의 말도 그렇다.나는 예술가가 아니지만, 뭔가 가슴이 뛰는 말들이다.
이런 식으로 하여 이 책에서는 다빈치와 미켈란젤로로 시작하여 사실주의, 인상주의, 후기인상주의, 표현주의, 야수주의, 입체주의를 한명씩 다루고 초현실주의로 달리를 마지막으로 다루며 마무리된다. 만만해보이는 분량에 접근성이 좋은 구성이면서 이정도면 최대한 다룬 셈이라고 본다. 미술감상책의 입문서로 읽기에 적당해 보인다.
나는 해마다 미술감상 수업을 도서관 활용 수업으로 진행한다. 좋은 책들이 너무 많아 아까워서 견딜 수가 없거든.ㅎㅎ 함께 미술관을 가본다면 가장 좋겠지만 책을 먼저 접하는게 더 좋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작년엔 줌수업 때 그 내용을 패들렛에 올려 나누었더니 훌륭한 온라인 갤러리가 되었다. 이 책을 함께 읽고 기본적인 지식을 갖춘 후에 심화로 그 활동을 하면 더 깊어지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활용도가 좋은 책이다. 중학년 어린이들 가정에 소장용으로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