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다와 황천행 돈가스 큰곰자리 59
김다노 지음, 홍그림 그림 / 책읽는곰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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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살 하다』라는 전작이 있는데 그건 읽어보지 못하고 이 책을 먼저 읽었다. 아마도 시리즈로 나올 모양인가? 그래도 될 정도로 하다의 캐릭터는 꽤 매력이 있었다. 아주 과장된 캐릭터는 아니었다. 그런 점은 마음에 든다. 평범하고 친근한 캐릭터.

『아홉 살 하다』에선 2학년 초반부의 일들이 나오는 것 같고, 이 책은 2학기가 되어서부터 학년이 끝날 때까지의 이야기 세 편이 담겼다. 표제작인 「하다와 황천행 돈까스」는 매운 음식에 대한 에피소드다. 급식에서 매운 오징어볶음도 잘 먹는 하다는 친구들 사이에서 ‘캡하다’라는 별명도 생겼다. 매운 반찬을 대신 먹어주는 하다에게 친구들은 아낌없는 감탄을 보내주는데... 어느날 학교 근처 분식집에 ‘황천행 돈까스’라는 메뉴가 생겼다.

제목에서 느끼듯이 너무너무너무나 매운 돈까스다. 사장님이 악취미인가? 이걸 다 먹는 사람은 그날 시킨 메뉴가 모두 공짜라고. 그러자 반 아이들의 압력과 응원이 시작된다. 하다는 솔직히 가고 싶지 않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 보지만.... 결국은 약속을 해버린다. 하다는 결국 황천행 돈까스를 다 먹었을까?ㅎㅎ

이런 식의 사소한 에피소드들로 구성된 책이지만 계속 읽어나가게 하는 힘과 재미가 있다. 두 번째 작품 「하다와 줄넘기」에서는 하다가 줄넘기를 못한다는 설정으로 나온다. 반에서 제일 못한다. 이걸 보면 공감하는 아이들이 반에 두세명씩은 있을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이야기.

하다네 학교에서는 줄넘기 인증서라는 걸 준다. 1학년 때 반에서는 하다 포함 3명이 그걸 못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하다 혼자만 못 받게 생겼다. 안되겠다 싶은 하다는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앞의 이야기에도 나왔던 재천이랑 예원이가 하다를 돕기로 한다.

못하는 사람을 가르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자기는 숨쉬듯이 되는 일을 못하는 걸 이해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어쨌건 셋은 이리저리 방법을 바꿔가며 함께 연습한다. 아직도 잘되지는 않는다. ‘남은 2학기가 아주 바쁘겠어.’ 라고 하다는 생각한다. 인증서를 못받아도 괜찮다는 생각과 줄넘기가 재밌다는 생각, 이 모순된 생각이 함께 드는 결말은 아주 건강하다. 나는 인증서 그런 걸 주는 걸 그닥 좋아하진 않는데, 만약 학교 차원에서 그런 걸 운영한다고 하면 그냥 맞춰서 따를 것이다. 학교가 그런 걸 하든 말든, 아이들은 하다처럼 건강했으면 좋겠다. 열심히 하도록 도전을 받고, 안된다고 너무 좌절하진 말고.... 무엇보다 친구가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조력하는 친구들의 존재가 가장 귀하게 느껴지는 이야기였다.

마지막 세 번째 「하다와 미술실 괴물」에선 이제 학년말이 되어있다. 하다는 집에서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가져와서 반 친구들의 독사진을 찍어주었다. 그리고 오늘은 재천이, 예원이와 함께 남아서 게시판에 사진들을 붙이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세 친구만 사진을 안 찍었다. 마침 필름도 딱 세 장 남아있다. 그런데 서로 찍겠다고 티격태격하다 필름 한 장을 쓸데없이 날리는 바람에 셋은 어쩔 수 없이 함께 찍기로 한다. 장소를 물색하던 중 찾아간 미술실. 거기는 귀신이 나온다는 괴담이 있는 장소. 문이 열리고 할머니가 나와 아이들은 꺄약 하고 놀라지만.... 할머니가 셋의 사진을 찍어주셨고 남은 한 장의 필름으로 아이들은 할머니의 사진을 찍어서 드린다. 그 할머니의 정체는 과연?^^

독자 아이들이 성장하듯이 책 속의 아이들도 성장하고 있다. 2학년 1학기를 거쳐 2학기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그러면 다음 책은 3학년 1학기? 그것도 꽤 괜찮을 것 같다. 좋아하는 책 속의 주인공들과 함께 성장하는 것! 그러면 작가가 부지런히 작품을 쓰셔야 할 것 같은데? 학기당 한 권씩 책이 나오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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