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교 가위 - 2022 읽어주기좋은책 선정도서 마루비 어린이 문학 6
신은영 지음, 김현주 그림 / 마루비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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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단순 명확한 상상으로 된 동화를 읽었다. ‘관계’를 자르는 가위가 있다면?‘ 이라는 상상이다. 이름하여 절교 가위!

이 작가님의 책을 이것 말고 두 권 더 읽었는데 주제의식이 분명하고 그것과 딱 맞게 대입되는 상징이나 상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특징이 있다고 느꼈다. 장점이자 단점이지 않을까 싶다. 주제를 잘 전달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어떻게 보면 너무 도식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단짝 유리와 다정하게 지내던 다운이는 지민이가 전학오면서 위기를 맞는다. 다운이 엄마는 동네 친구 아줌마들의 다툼 중간에 끼어 괴롭다. 동생 다로 또한 사이가 나쁜 두 친구 사이에서 늘 입장이 곤란해 속상해한다. 말하자면 모든 가족이 각각 ’관계‘의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이쯤에서 핵심적인 소재이자 상상인 ’절교 가위‘가 등장한다. 어떤 언니가 이 가위를 사용하고 쓰레기통에 버리는 장면을 다운이가 목격했고, 그 가위를 주워 자기 서랍에 넣어두었다. 갈등은 절정으로 치닫고.... 결국 다운이는 그 가위를 사용하고 말았다.

처음의 반응은 좋다. 모두가 시원함과 편안함을 느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후회와 아쉬움이 밀려온다. 결국 관계를 회복하길 원하게 되지만 방법을 알 수 없어 애태운다. 그러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된 방법! 정말 좋은 방법이자 좋은 결말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우리반이 배우고 있는 국어 단원과 딱 맞아 떨어지는 게 아닌가! 작가님의 특기는 확실히 ‘맞아 떨어지도록 하기’ 인가보다.^^

스포가 되겠지만 그 단원 제목을 말한다면 <마음을 전하는 글을 써요>이다. 이 책이 매우 강력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겠다. 이 책은 솔직히 나에겐 ‘순수 독서’로서는 큰 매력을 주진 못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읽어주거나 소개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목록에 잘 챙겨놓아야겠다.

단순한 상징의 장점은 명확함이지만 다양한 양상을 다 담을 수는 없다는 한계가 있다. 세상 꽤 살아본 나는 ‘관계를 끊는 것’이 꼭 나쁜가? 라는 반론을 마음속으로 하게 된다. 끊어서 후회하는 경우도 있지만 안 끊어서, 못 끊어서 인생 낭비하거나 망치는 경우도 그 못지않게 많지 않은가? 그야말로 ‘절교 가위’를 선물해주고 싶은 관계.

그러나 아직 어린아이들에게 굳이 이런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아주 특수한 경우를 빼고는. 아이들은 관계의 소중함을 알고 그것을 잘 가꾸는 일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그리고 나 자신도 그 소중한 관계 속에서 당당히 위치할 수 있도록 자신을 잘 돌아보는 태도도 중요하고. 비대면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지금 더욱 필요한 가치가 되겠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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