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을 찾아라 - 2022 아침독서신문 선정도서, 2021 문학나눔 선정도서, 2021 소년한국 우수어린이도서, 2021 한국학교사서협회 추천도서, 초등 2학년 2학기 통합 인물 교과서 수록 바람그림책 114
김진 지음, 정지윤 그림 / 천개의바람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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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바람이 시작되는 시기에 출간되었기에 한글날에 맞춰 나온 건가 싶었다. 그래서 내용 또한 한글 창제를 다루었으리라 예상했다. 이 책이 과연 한글창제에 대한 것일까?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한글의 우수성이나 창제의 원리 같은 것은 나오지 않는다. 아예 한글 창제의 과정 자체가 나오지 않는다. '한글'이라는 낱말 자체가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왜 '그렇기도 하다'는 걸까? 마지막까지 가야 알 수 있다. 마지막장 마지막 문장. 거기에 한글창제의 정신이 담겨있다. 이 책은 장차 큰 나무가 될 씨앗이 아직 싹이 트기 전, 무한한 미래를 품은 작고 딱딱한 씨앗인 모습에서 끝이 난다. 이런 관점은 또 처음이다. 매력적이고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제목 그대로, 사라진 세종대왕을 '찾는' 이야기였다. 처음 한번 휘리릭 읽어볼 때는 보이지 않던 것이 두번째 볼 때는 보였다. 찬찬히 뜯어볼수록 재미난 책이다. 아이들이 있는 집에선 소장하고 놀이처럼 보고 또 봐도 좋을 것 같다. 


세종대왕이 '사라진' 덕분에 신하들은 이곳저곳 왕을 찾으러 돌아다녀야 했다. 하필 과거시험을 보는 날에 말이다. 찾아다니는 신하들을 찾아 독자들도 그시대의 여러곳을 함께 살펴보게 된다. 경복궁의 모습, 시전, 피맛길, 사대문 밖까지. 그리고 그시대 사람들의 생활모습도 구석구석 살펴볼 수 있다. 글 작가 뿐 아니라 그림작가의 노고도 무척 크셨겠다고 짐작된다. 배경이나 복장, 물건들 하나하나까지 무심히 그릴 수는 없었을테니.... 덕분에 아이들이 볼때마다 새로운 걸 발견할 수 있는 새로운 컨셉의 역사그림책이 되었다. 


예전에 유행했던 '월리를 찾아라'처럼 화면을 채운 많은 인물들 중 "임금님은 어디 계실까?" 놀이를 자녀들과 해보는 것도 좋겠다. 난이도는 그것과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낮다. 하지만 표지와 앞면지 정도는 유심히 살펴봐야 찾아낼 수 있으니 발견하는 재미가 꽤 있을 것 같다. 책을 꼼꼼히 보는 연습도 될 것 같고. 


무엇보다도 사라진 세종대왕의 '의도'를 짐작해보는 일이 마지막으로 이 책의 가장 중요한 활동이 될 것이다. 중요한 날 신하들을 속된 말로 '똥개 훈련' 시켜놓고 왜 미소를 지으시는 건지. 과거시험 문제에 담긴 의미와 배경은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다. 그 안에서 세종대왕의 고민과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까지 느낄 수 있다. 


한글창제를 그려낸 그림책들도 있으니 이 책을 먼저 읽은 후 연결해서 이어가면 좋겠다. 아주 중요한 위치와 역할을 맡아줄 이 책이 매우 고맙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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