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11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11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쟈쟈 그림, 김정화 옮김 / 길벗스쿨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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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천당을 8권까지 읽고 곧 약발이 다할 것 같은 느낌에 더이상 안읽으려고 했는데 모임샘들과 이야기 나눌 일이 생겨서 읽어봤다. 느낌이 반반이다.
1. 아진짜~ 적당히 끝내도 되겠고만. 이 작가 다른 시리즈도 많은데 재미없다 소리 나오기 전에 빨리 끝내!
2. 아이고, 아직도 꽤 끌고 가시네. 하여간 이 작가 생산력이 정말 대단해.

중간에 두권을 빼고 읽었지만 딱히 읽기에 불편한 점은 없었다. 어차피 이 책이 장마다 주인공이 바뀌는 에피소드 모음이라서 중간에 아무데나 읽어도 상관없다. 흐름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그 흐름 중에 큰 줄기가 전천당 주인 베니코와 화앙당 요도미의 대결이다. 선악 대비가 극명하다. 악을 추구하는 요도미는 사력을 다해 베니코의 일을 방해하고 효과를 오염시킨다. 베니코는 상당한 타격을 입기도 한다. 하지만 요도미는 극악한 인물이라기엔 좀 허당이어서 결국 베니코를 당해내지 못한다. 그래도 씩씩거리며 또 다음을 도모하는 걸 보면 못되고 고집센 어린아이를 보는 느낌이다. 그것 때문에 이야기가 또 12권으로 이어짐.... 이제 12권에서 멋지게 대단원의 막을 내렸으면 좋겠는데 과연 어찌될지?^^

요도미에 비해서 선하다는 것이지 전천당의 제품들도 절대선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욕망 자체가 선하지 않은데 뭐... [다이노소다와 유적 쌀로뻥]에서 화석을 찾고 싶은 료헤이, [벌레 퇴치 향수]에서 벌레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은 미스즈, [쏙쏙 추잉 껌과 날로 먹기 사블레]에서 친구들의 능력을 부러워하는 쇼 등 대부분의 경우가 그렇다. 그래도 전천당은 이들의 소원을 들어준다. 하지만 중요한 게 있다. '적정선'이다.

요도미의 전략은 쉽고 간단하다. 저 '적정선'을 무너뜨리는 제품을 주면 되는 것이다. '욕심이 화를 부른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멈추기 싫다. 그때 요도미가 나타나 몇마디 말로 꼬이면 대부분 넘어간다. 요도미의 말은 부채질에 불과하다. 욕망의 불씨는 자기 마음 속에 있었던 것이다.

좀 의외면서 인상적인 말이 있었다. [휙휙 탄산수와 첨첨 별사탕]에서 요도미의 꼬임에 넘어간 아야네를 베니코가 찾아간 장면이다. 속은 것을 알고 실망하는 아야네에게 베니코는 이렇게 말한다.
"....손님이 스스로 선택한 일, 그 선택으로 행복해질지 불행해질지는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후회만 하지 않으면 아마도 운은 따라올 것입니다."
정말로 잘못했을 땐 뼈저린 후회가 약이라고 생각하지만 후회를 털어버리는게 나을 때가 더 많다. 전천당 제품을 포기하고 괴로워하는 손님에게 이런 조언을 해줄 수 있다는 게 좀 멋지다.

이 시리즈를 통틀어 '질투'를 다룬 이야기가 꽤 많다. 그걸 기억하는 건 나 또한 그 감정에서 아직도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겠지. 이 권의 마지막 이야기 [찢어 오징어]도 질투를 다룬다. 마사토는 자기보다 못하다고 생각했던 옛 회사 동료 부부의 행복한 모습에 속이 뒤틀린다. 요도미는 그 마음을 공략해 '찢어 오징어'를 주었다. 이번에는 요도미의 제품이 먼저고 베니코가 다음이다. 마사토 앞에 나타난 베니코는 그의 마음이 미움인 것 같지만 사실은 '외로움'이고 '쓸쓸함'이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마지막 순간에 그는 다행스럽게도 전천당의 새로운 제품과 교환한다. 화앙당의 '찢어 오징어'는 결국 부메랑으로 요도미에게 돌아가게 되어, 이 시리즈의 특징인 권선징악을 완성한다. 물론 악의 무리는 여전히 다음 악행을 도모한다. 시리즈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시리즈 전반에 흐르는 주제 (지나친 욕심 금물, 적정선 지키기)는 매우 중요한 인생의 진리라고 생각한다. 행복을 지키는 자세라고 할까. 슬기로운 행복 생활! 현실엔 전천당이 없어 안타깝지만 화앙당도 없으니 다행이지 뭔가. 어쩌면 마음 속에 있는지도 모르니 그걸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겠다. 오랜만에 성경구절이 하나 떠올랐다.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 (잠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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