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젤리와 호리호리 드링크 초등 저학년을 위한 책이랑 놀래 1
신양진 지음, 정용환 그림 / 마루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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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비에서 저학년동화 시리즈도 나오나보다. 이게 첫 권이다.

아주 단순하고 기시감 있으면서도 실제 작품에선 그리 흔치 않은 상상이 펼쳐진다. 주인공이 거인이 되는 것. 거의 걸리버 수준으로 말이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면.... 이 책의 키워드라 할 수 있는 난쟁이 똥자루때문이다.

난쟁이도 싫고 똥자루는 더 싫은데 무려 난쟁이 똥자루라고 놀림받는 아이가 있다. 키가 작은 아람이는 건우 패거리들한테 날마다 괴롭힘을 당한다. 편들어주는 아이는 절친 태우 뿐. 그런데 태우도 못지않게 놀림당하는 아이다. 뚱뚱해서. 둘의 소원은 거인처럼 키가 아주아주 컸으면 좋겠어’ ‘나뭇가지처럼 비쪅 말라 봤으면 좋겠어.’

 

어른들은 말한다. “진짜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니야. 언젠가는 알게 될 거다.”라고. 아이들도 알고 있다.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려는 거죠? 다 알아요. 하지만 사람들은 키 큰 사람을 부러워하잖아요. 착하지 않다고 놀림을 받는 사람은 없잖아요? 라고 생각한다.

 

아람이는 어느날 그 듣기 싫던 난쟁이 똥자루를 실제로 보게 된다. 주인공의 소원을 이루어주는 판타지 속 존재는 다양한데 여기서는 난쟁이다. 자루를 메고 다니는. 그리고 그걸 똥자루라고 부른다. 원래 진짜 귀한 거는 그렇게 부른다나? 사실 그 안에는 간절한 소원을 들어주는 웃음사탕이 들어있다.

 

간절하기로 치면 둘째가라면 서러운 아람이인데 당연히 사탕을 받았겠지? 거기까지는 좋은데 마치 소인국에 간 걸리버처럼 되어버린 것이다. 이제 결말은 누구나 예측 가능하다. 아람이는 그동안 머리로만 알던 것 진짜 중요한 것은 그런 게 아니야.”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사람은 참 그렇다. 아이든 어른이든, 꼭 찍어먹어 보아야 맛을 알게 된다. 거기에 이르는 과정과, 또 깨달은 후 사후 처신이 중요할 뿐이다.

 

이 책의 장점은 그 과정이 재미나게 잘 그려졌다는 점과 아람이가 그걸 깨닫는 과정 또한 설득력있게 표현되었다는 점. 그래서 독자들에게도 어느 정도 해소의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현실은 잘 바뀌지 않는다. 마음이 바뀌는 것이 가장 빠르다. 그런데 빠를 뿐만이 아니라 그것이 최상의 방법이기도 하다.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특징이다.

 

그리하여 아람이는 이제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오려 하고, 마지막에 태우가 바라던 나뭇가지처럼 비쩍 마른 사람이 되어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이 책은 끝난다. 아람이가 겪은 과정을 이제 태우가 겪을 차례. 그리고 난쟁이 똥자루는 독자 어린이들 상상에 나타날 차례.

 

다만 한 가지, 내가 독해력이 부족해서인지 쑥쑥 젤리호리호리 드링크는 작품에서 어떤 의미인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작품에 재미를 더하는 장치인 것 같기는 한데 나한테는 그렇게 다가오지 않고 약간 걸리적거렸다고 해야 하나? 그런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빼면 허전했을 것 같고.... 작가님의 고심 끝에 등장한 소재였을 테니 아이들에게 재미있게 다가가길 바란다. 좋은 주제, 신선한 상상의 저학년 동화였다. 특히 난쟁이 똥자루의 발상이 가장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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