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국수 기계 사용 금지! 꿈터 지식지혜 시리즈 63
제이콥 크레이머 지음, K-파이 스틸 그림, 윤영 옮김 / 꿈터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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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마을의 이야기로 인간세상을 풍자한 그림책이다. '민주주의'라는 직접적인 표현도 사용된다.

'행복마을'의 국수광코끼리와 친구들은 신기한 국수기계를 발명해서 마을에 기증했다. 좋은게 생기자 찾아오는 동물들이 많아졌고, 함께 행복해하는 동물들도 있었지만 싫어하는 동물들도 있었다. (이 부분에서 좀 찔림. 나라면 싫어하는 쪽이었을거 같아서)

국수광코끼리는 세계를 여행하러 잠시 마을을 떠났고, 오카피가 마을을 찾아왔다. (악역을 맡은 오카피. 오카피라는 동물도 있었어? 모르고 있던 동물종...;;; 검색해보니 아프리카 고원지대에 서식하며 멸종위기종이라고 한다.) 오카피는 국수기계를 탐낸다. 시장 또한 국수기계 때문에 여기저기서 찾아오는 동물들이 싫었던터라 오카피에게 큰 돈을 받고 팔아넘긴다. 모두의 소유였던 국수기계는 그렇게 개인소유가 되었다.

그때부터 모든 문제는 시작됐다. 오카피는 공장을 만들어 돈을 벌었고 버는 족족 마을의 모든 가게들을 사들여 마을의 상권을 한손에 쥐었다. 이제 주민들의 선택은 그의 공장에 취업하는 길밖에 남지 않았다. 취업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흔히 그렇듯 근로조건이 너무나 열악했다. 모든 것을 독점한 오카피의 횡포는 마을 동물들의 삶을 도탄에 빠뜨렸다.

멀리 외국에서 오카피 공장의 국수 상품을 접한 국수광코끼리는 불길한 예감에 고향으로 돌아온다. 다시 만난 친구들은 오카피의 횡포와 시장의 부정에 대항하고 행복한 삶을 되찾을 수 있을까? 즉, 민주주의를 이룰 수 있을까?

민주주의. 한계와 모순이 많은 인간이란 존재가 지킬 수 있는 최상의 체제이자 가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구체 상황으로 들어가면 어떤 것이 참다운 민주주의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일 것이다. 민주주의를 위해 젊음을 바친 사람들이 늘그막에 민주주의를 왜곡하고 방해하는 추태를 보이기도 한다. 그만큼 민주주의는 말 한마디로 쉽게 정의되는 것이 아니다. 끊임없이 공부하고, 유연하게 사고하며, 성숙한 태도로 토론하고 합의점을 찾아나가야 한다. 무엇보다 개인의 지나친 욕심을 버려야 하는데 이건 각 개인에게 맡겨둘 수가 없는 문제이므로 적절한 법과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억압에 순응하여 노예가 되길 거부하는 것이 출발이기도 하다. 앞서간 수많은 이들이 이를 위하여 피를 흘렸고 우리는 그 덕을 보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민주주의의 완성은 아니다. 많은 숙제가 남아있다. 그 숙제를 제때제때 하지 않아 밀리면 사회는 새로운 문제들을 계속 만들어낸다. 이것이 부족한 인간의 숙명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서 내가 느낀 약간의 아쉬움은 그것이다. 이제는 이 이상의 단계를 말해야 될 때가 아닐까. 하지만 얇은 그림책 한 권에 뭘 그렇게 많이 바래. 이정도만 보여 준것도 정말 훌륭하다. 다음 이야기는 다음 권에서 보여주시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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