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블 여행사 1 - 신비한 사막 과일 찾기 투어 트러블 여행사 1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고마쓰 신야 그림, 김정화 옮김 / 길벗스쿨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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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도 다작하시는 작가님들이 많지만 일본의 이 작가님도 대단한 국수기계인 것 같다. 심지어 시리즈로 좔좔좔~ 시리즈가 대체 몇 개야? 전천당을 8권까지 읽고 말았는데 (이제쯤 끝내면 좋을 때가 된 것 같은데... 라고 생각하며 읽기를 끝냈지만, 그 이후 새로운 힘을 회복해서 새로운 국면이 펼쳐졌는지도 모르겠다.) 새로운 시리즈가 계속 나오는 중에 전천당도 11권까지 나왔다. 이분의 작품이 딱 내 취향인 건 아니지만 실로 대단하긴 하다.

<트러블 여행사>라는 새 시리즈의 1권을 읽었다. 전천당과 공통점이 있다. 주인장이 있고(전천당에선 부인이었고 여기선 할아버지) 그 주인장이 운영하는 곳이 이야기의 센터이다.(전천당은 과자가게, 여기선 여행사!) 그리고 마법이 적용되는 판타지의 세계라는 점.

과자가게도 흥미로운 배경이지만 여행사는 더 매력적이다. 여행이라는 설정 자체가 설렘을 주니까. 여행사의 주인장 할아버지는 손님을 받아 미션과 함께 계약서를 작성하고 모험의 세계로 보낸다. 할아버지의 조수(?)인 투아라는 부엉이가 가이드 겸 동행한다. 이 부엉이는 이 시리즈의 중요한 조연으로 보인다. 마땅한 손님을 찾아서 여행사로 이끌어오는 역할도 맡고 있고, 모험의 여정에서도 필요할 때 적절한 역할을 수행하며 이야기의 흥미를 높인다. 이어지는 다음 편들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보여줄 것 같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가 있는 구성도 전천당과 유사하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선 손님을 맞으려는 여행사의 주인장 할아버지가 등장하고, 이어서 본문에선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몹시 목이 타 냉장고를 열었는데 못보던 주스가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주인공 다이고는 망설일 것도 없이 남김없이 들이켜 버렸다. 다 마신 후에야 식탁에 놓인 엄마의 쪽지를 발견했다. 큰일났다! 같은 주스를 사러 작은 가게부터 큰 마트까지 뒤지던 중에 다이고는 부엉이에 이끌려 여행사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바로 모험의 시작인 것이지!

주스라는 작은 소재에 비해 여행의 스케일은 엄청 컸다. 거의 고난의 행군이었다. 그만두고 돌아가고 싶다고 했지만 계약은 그걸 용납하지 않았고.... 생각지도 못했던 모험에 휩쓸린 다이고는 처음엔 불평했지만 점차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아가며 주스의 원료인 낯선 과일들을 구하는 미션도 하나씩 성취해 나간다. 그리고 그 세계의 선과 악의 싸움에도 크게 일조하게 된다.

그 세계는 지구상에 없는 나라지만 인물들의 복장(터번 등), 이름(핫산 등), 자연환경(사막 등)이 서남아시아 지역을 연상시킨다. 아마도 다음 권에서는 또 다른 지역이 배경이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더욱 흥미로울 것 같다.

작가는 아이들이 좋아할 흥미의 요소를 잘 알고 적재적소에 잘 배치하는 기술이 뛰어나신 것 같다. 이 시리즈가 잘 쓰여지면 전천당보다 더 흥미로울 수 있겠다. ‘트러블 여행사’의 다음 투어는 어떤 것일지 꼭 확인해 보고 싶다. 어떤 미션인지. 배경은 어디고 어떤 모험이 펼쳐지는지.

에필로그에선 원하는 걸 얻은 고객을 돌려보내고 혼자 남은 주인장의 모습이 나오는데, 내 취향으론 전천당의 아주머니보다 이 할아버지가 더 매력이 있다. 인간적(?)이고.ㅎㅎ 이렇게 해서 에필로그는 프롤로그와 딱 맞물리며 끝난다. 이야기꾼 작가가 즐겨쓰는 기술이다.

이왕 작품의 스케일을 키운 김에, 다음 편에서는 더욱 긴박하고 수준높은 판타지가 펼쳐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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