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 떡집 난 책읽기가 좋아
김리리 지음, 이승현 그림 / 비룡소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읽음으로 김리리 작가님의 떡집 시리즈 세 권을 다 읽었다.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이 책이 두번째로 좋다. 장군이네 떡집은 만복이네 떡집에서 파생된 느낌이 너무 강했고 인물 캐릭터나 대사도 전형적으로 느껴지는 게 많아 별로 재미가 없었다. 이 책은 앞책들과 이어지면서도 색다르게 펼쳐진다.

떡집 손님이 사람이 아닌 쥐라는 것부터.
이름은 꼬랑쥐. 쥐들 사이에 가장 약하고 볼품없는 존재다. 여기에 옛이야기의 '손톱' 화소가 사용되어 맛깔스런 재미를 더한다. 꼬랑쥐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손톱이란 손톱은 다 뒤져 먹었지. 그래서 동네 아이들의 '손톱의 맛'을 다 기억하고 있다. 그렇기에 꼬랑쥐는 <소원떡집>의 적임자다.

소원떡집 앞에 구인간판이 붙었다. 배달원을 모집하는. 그리고 "사람이 되게 해드립니다!" 라고 쓰여 있지 않은가! 이렇게 이야기는 아귀를 착 맞췄다. 이제 흘러가기만 하면 된다.

꼬랑쥐가 출근하면 떡집에는 바구니에 담긴 떡이 놓여있고 우리가 익히 보던 그런 떡이름이 적혀있다. '기운이 쑥쑥 나는 쑥버무리' 같은 이름 말이다. 그치만 배달처가 적혀있지 않다니 이건 배달원에게 너무한거 아니야? 하지만 바로 그 '손톱'이 있잖아. 꼬랑쥐는 손톱 맛의 기억으로 떡의 주인을 찾아낸다. 그리고 바구니를 물고 배달을 간다. 그 과정이 쉬울 리는 없지만 위기를 극복하면서 배달 임무를 수행한다.

이 책에선 주요 인물 꼬랑쥐와 함께 꼬랑쥐가 떡을 물고 찾아간 아이들의 상황을 보는 감동도 있다. 독자들마다 다를테지만 난 '시간을 되돌리는 호떡'을 먹은 종호의 이야기가 제일 가슴에 와 닿았다. 늙은 엄마를 부끄러워해서 엄마한테 큰 상처를 줬던 종호. 시간을 되돌려 후회를 행복으로 만드는 과정이 흐뭇했다.

마지막 떡은 꼬랑쥐를 위한 거였다. 이름은 '절대 편이 되어 주는 절편'이라고 붙어 있었다. 그렇다. 살면서 꼬랑쥐에게 내편이란 없었다. 그래서 그렇게 외로웠던 거지. 떡집은 <소원 떡집>이었기에 그 떡은 꼬랑쥐의 소원까지 이루어주었다. 바로 사람이 된 것이다!

사람이 된 꼬랑쥐는 바로 저 떡의 이름 같은 아이가 되었다. <절대 편이 되어주는> 아이. 물론 쥐였을 때의 자신과 같이, 놀아주는 친구 없는 외롭고 소외된 아이들을 찾아갔을 것이다. '편'의 효과는 강력했다. 내 편이 있다는 위안은 상황을 엄청나게 바꾼다. 어른들은 누구나 살아오며 이런 경험 있을 것이다. 아이들도 겪어본 아이들은 절실할 것이고. 지혜롭고 사려깊은 내 편이 있다는 것은 인생에서 가장 큰 행운인지도 모른다.

'소원떡'이니까 아이들이 먹고 싶은 떡을 그리거나 만드는 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의 욕구, 결핍, 바람, 혹은 상처까지 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에게는 그것이 '치유'겠지. 이야기의 힘이 크다는 것을 갈수록 더 실감한다. 이 책을 읽으며 위로받고 힘을 얻는 아이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