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 2 - 조선의 왕을 만나다 쏭내관의 역사 인문학 2
송용진 지음 / 지식프레임 / 2021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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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궁궐에 대한 공부와 지식이 대단한 걸로 알고 있다. 연수도 많고 책도 꽤 있고.... 나는 어쩌다보니 처음 접해봤다. '궁궐'이라는 게 내게는 그리 관심있는 소재가 아니었기 때문인것 같다.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에 몇 번 가본 정도? 그것도 궁궐 자체에 관심있었던 것은 아니라서 주요 건물 이름 정도만 확인하고 나머지는 꼼꼼히 보지 않고 거닐다만 왔었다. 책을 읽어보니 궁궐 구석구석에 이렇게 많은 이야기들이 숨어 있었구나 싶다. 


특히 이 책은 '궁궐'이라는 소재를 넣어서 쓴 '조선왕조사'라 하겠다. 전각별로 사건을 기술한 <궁궐1>도 흥미로울 것 같은데 나는 이 책이 더 끌렸다. 역사에 조예가 깊진 않지만 조선왕조사는 어느정도 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걸 궁궐과 어떻게 연결했는지 궁금했다. 


읽다보니 조선왕조사를 안다고 생각한 것은 나의 착각임이 드러남...ㅎㅎ 만화로 된 조선왕조실록과 <조선사 이야기>라는 어린이 역사책을 읽은 정도인데...^^;;;; 그래도 이 책 또한 한 권에 조선시대를 다 넣다보니 개괄적으로 서술하고 있어서 왕조사 내용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다만 궁궐 부분은 생소한 내용이 많았다. 어느정도 알고 있는 내용에 잘 모르는 내용이 첨가된 이 정도의 책이 읽기에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전지식 플러스 알파. 배움이 일어나기 좋은 조건이다.^^ 


모든 내용을 궁궐에 맞춰 기술한다는 게 너무 끼워맞추기 식인거 아닐까 했는데 그런 느낌 없이 자연스러웠다. 왕과 그 가족이 살았고 정사가 이루어진 곳이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다. 당시에는 있었으나 지금은 터만 남아있는 건물들도 꽤 있다는 걸 알게됐다. 그러나 역시 궁궐은 직접 가봐야 맛이겠다. 이 책을 주교재로, 방문할 궁궐에 대한 내용을 잘 체크해 놓은 다음 책을 가지고 찾아가서 확인하며 답사하면 정말 산지식이 될 것 같다. 


왕조사를 기반으로 한 책답게, 각 페이지 옆에 단을 넣어 본문에 기술하는 내용의 해당 실록을 발췌해 넣었다. 이 책의 장점이라 생각한다. 


전에 조선왕조사를 읽으면서는 대체 '권력'이란 무엇인가 생각했었던 것 같다. 권력을 위한 암투에는 부모자식도 없구나. 부모가 자식을 죽이거나 죽음으로 내몰기도 하는 걸 보니. 권력자들과 그 주변인들의 삶이 몹시 불행해 보였다. 그리고 꽤 많은 죽음이 의문사(?독살)이 아님가 하는 암시도 많았었는데 이 책에서도 그런 내용이 강조하는 느낌은 아니지만 언급은 된다. 소현세자와 경종 등... 그 외에도 '(독살되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정도로 언급되는 죽음들도 있다. 궁궐에서 제 명대로 살다 간 경우는 특별 케이스였고 대부분 죽고 죽이는 모략과 공포 속에서 살지 않았을까. 우리나라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인간은 참 무서운 존재고, 그렇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권력이다.(그리고 돈이겠지) 


읽다보면 특별히 드라마틱한 왕들이 더 돋보인다. '드라마틱' 하니까 드라마로 많이 제작되었을 것이다. 건국에 관련된 태조와 태종이 당연히 그렇고 한글을 창제한 세종도 그렇다. 그 외에 특별히 마음이 더 가는 왕으로는 인종이 있다. (문정왕후를 다룬 '여인천하'라는 드라마에서 매우 착하게 잘생긴 배우가 연기했던 기억이 남) 다음으로는 정조다. 얼마나 파란만장했을까 연민이 느껴질 정도다. '이산'이란 드라마에서 세자를 낳았으나 세자도 죽고 자신도 죽어간 의빈 성씨 역할로 한지민 씨가 나왔던 것도 읽다보니 기억났다. 드라마를 잘 보지 않는데도 이정도니 아마 조선왕조사는 수많은 드라마로 끊임없이 재화되었을 것이다. 그만큼 파란만장하다. 인간사가 다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저자는 궁궐을 보면서 그 역사의 현장과 인물을 떠올린다. 우리도 그 시각으로 역사를 보면 종이에 박혀있는 박제된 과거가 아니라 살아 꿈틀거리는 역사로 다가오지 않을까. 그러면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을 되새기기 좀 더 쉬울 것이다. 저자도 그것을 바라고 이 책을 쓰시지 않았을까. 쓰기 쉽지 않은 책이었을 거라 짐작해본다. 덕분에 궁궐에 가면 볼 것들, 느낄 것들이 더 늘어났다. 근데 언제 가보나.^^;;;; 


(읽다가 오타인 것 같은 부분이 눈에 띄었는데... 세조편 82쪽에서 "세조는 숙부인 효령대군을 가까이했다. 효령대군은 세종의 둘째 아들로 불교해 심취해...." 라고 되어있다. 세종이 아니라 '태종'의 둘째 아들로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 확인해 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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