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고양이와 왕 + 고양이와 왕, 무슨 일을 하지? - 전2권 고양이와 왕
닉 샤랫 지음, 심연희 옮김 / 키다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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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도 고양이들이 이야기에 등장하긴 했었다. 장화 신은 고양이도 있고 백만 번 산 고양이도 있고 말이다. 하지만 요즘 부쩍 더 많아진 것 맞지? 고양이 이야기가 트렌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유가 뭘까? 애묘인들이 늘어난 것과 관계가 있을까?

난 애묘인은 아니지만 심심찮게 고양이 이야기를 읽는다. 일부러 골라 읽는 건 아니니 그만큼 많아졌다는 증거.... 이번엔 닉 샤랫의 고양이 이야기 두 권을 읽었다. 닉 샤랫? 왜 이름이 익숙하지? 생각해보니 재클린 윌슨 책들의 그림 작가였다. 딱 보면 아 이분이구나 알 수 있는 특유의 귀여운 그림체를 좋아했는데, 이제 글도 쓰시는구나.... 글,그림 작업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건 참 멋질 것 같다.

이야기는 단순하고 간결하고 재밌다. 출판사는 표지에 '그림책에서 동화책으로 넘어가는 아이에게 딱 맞는 징검다리 도서'라는 홍보를 하고 있는데 적당한 설명이라 생각한다. 2,3학년 어린이들이 부담없이 재밌게 읽기에 좋겠다. 이야기 구조로는 1학년에게도 가능하고 부모가 읽어준다면 더 어린 아이들에게도 괜찮겠다. 더 큰 아이들은? 물론 괜찮지. 아, 어른인 나도 읽는데. 그냥 휴식처럼 편하게 읽기에 좋다. 그런 책도 있어야지.

요즘 동화들 중 대다수의 작품이 엄밀히 말하면 '어린이 소설'이라고 정의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이 책은 그야말로 '동화'다. 사건 전개를 위한 배경 설명이나 인물의 심리묘사 같은 걸 자세히 하지 않는다. 인물은 그냥 있고 사건은 뚝 떨어진다. 그걸 설명해 달라고 할 필요가 없는 것이 동화다. 각자 상상하면 되는 것이니까.

"옛날 옛날, 커다란 성에 왕이 살았어요. 친한 친구인 고양이와 함께요."
이렇게 시작된다. 닉 사랫이 그린 성은 정말 성답게(?) 생겼다. 성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그대로...^^ 성 안에는 하인들이 일을 하고, 고양이는 왕의 비서?(대신) 같은 역할을 한다. 드디어, 사건이 일어났다! 드래곤이 나타나 성을 불태워 버렸다. 하인들은 뿔뿔이 도망갔고 왕과 고양이는 새로 살 집을 구했다. '37번지'라는 작은 집이었다. 욍궁에서 가지고 나온 건 거의 없었고 여기서는 모든 일을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 (왕인데 성이 불탔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되냐고 묻지 말자ㅎㅎ)

왕궁을 나온 왕이 세상에 적응해가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짐작할 수 있다시피, 고양이가 있어서 가능했다. 이름이 주는 권위 빼고는 가진게 없는 왕에 비해 실무에 능한 고양이가 할 수 있는 일이 훨씬 많았다. 그렇다고 왕이 권위를 내세워 화를 내거나 남을 부리려고만 하는 건 아니라는 점에서 전형적인 캐릭터가 아니라고 할까. 그저 어리숙하고 순진할 뿐. 동네 수퍼 앞의 동전 놀이기구 타는 걸 가장 좋아하는 왕을 보면서 실소에 가까운 웃음이....^^;;;

왕의 세상 적응사에 또하나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들은 이웃집의 크롬웰 가족이었다. 왕을 왕으로 존중해 주면서도 이웃처럼 친근하게 대해주었다. 아, 결정적으로 다시 나타난 드래곤을 쫓아내주기까지. 왕은 이들과 고양이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연설'을 한다. 모두들 행복하다. 이쯤에서 1권이 끝나고 2권으로 넘어간다.

2권에는 좀더 흥미진진한 설정이 들어있다. <고양이와 왕, 무슨 일을 하지?>라는 제목처럼 이들의 취업 도전기다. 왕은 기차역 안내방송 담당자, 백화점 판매원, 박물관 안내원, 호텔 문지기 등에 도전하지만 번번이 해고된다. 결국 왕이 찾은 최적의 직업은 무엇일까? 그리고 고양이의 직업은? 이건 걱정할 필요가 없겠다. 고양이가 뭔들 못하랴.ㅎㅎ

학교에서는 '진로'라는 이름으로 장래 직업에 대한 활동을 많이 하는데, 이 책과 엮으면 너무 억지일까? 왕에게 제안할 추천 직업, 그리고 나의 직업을 표현해보는 활동. 왕도 자신이 먹을 건 벌어야 한다. 나도 마찬가지. 그리고 직업에 귀천은 없다! 내 몫의 일을 하며 월급값을 하면 될 뿐.

다시 맞닥뜨린 드래곤과의 흐뭇한 마무리도 인상적이다. 드래곤도 자신의 임무가 있을 때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존재였다는 사실.

드래곤, 왕, 고양이, 그리고 여러 이웃 조연들이 만들어낸 마음 편하고 즐거운 이야기. 그림 그리는 작가라 장마다 들어간 그림들이 흥미를 더한다. 칼라도 아니고 2도 인쇄(확실히는 모름)인데도 풍성한 느낌의 그림. 3권도 나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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