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회장 마루비 어린이 문학 1
최은영 지음, 이갑규 그림 / 마루비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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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작품이건 주제가 담기기 마련이고 그 주제는 교훈의 형태일 때도 많은데, 아이들 책을 이것저것 닥치는대로 읽다보니 이제는 웬만한 주제에는 별로 마음이 동하지 않고 그게 교훈의 느낌을 띠면 더더욱 그렇게 된다. 그냥 입맛 짭짭 다시게 재밌다가 훅 들어오는게 좋다. 이 책처럼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직진하는 책은 그냥 아 그렇구나 하게된다. 주제를 어떤 방식으로 나타냈나, 이게 아이들에게 어떤 때에 필요할까, 읽어주면 유용할까, 어떤 활동을 하면 효과적일까 그런 계산을 해보고 필요에 따라 챙겨두든 잊어버리든 선택하는 것이다. 이미 순수한 독자가 아닌 것이지.^^;;;

제목처럼 이 책이 '회장선거'에 대한 문제의식만을 다룬 책이라면 나는 이 책을 굳이 챙겨두지는 않을 것 같다. 이 책에서 지적하는 회장의 문제 행동을 나는 현장에서 못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의 말'에 보면 "회장이 되면 교실에서 뭐든 내맘대로 할 수 있잖아!"라는 말을 들으시고 고민이 시작됐다고 하셨는데, 지역차와 개인차가 있는지 몰라도 우리 교실에 이런 회장은 없었다. 오히려 고학년이 될수록 아이들이 회장을 안하려고 한다든가, 회장에게 권한을 주기에는 자치활동의 기회가 너무 부족하고 역량도 미흡하다든가 등의 고민이 있었다. 한마디로 회장은 명예직? 그냥 인정받아서 선출되었다는 뿌듯함 외에 큰 의미가 없었다. 그 명예(?)조차도 귀찮아서 거부하는 아이들이 많다. 제한적인 경험이겠지만 아이들은 이제 점점 이런 공식적인 대표 자리에 관심이 적어지고 있는 것 같다.

그에 반해 비공식적 리더는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난다. 리더가 되기도 하고 리더를 따르기도 하고, 혼자만의 노선을 고수하기도 하고, 해체되었다 재조립되기도 하고 다양한 양상을 띤다. 그리고 이런 기회는 어른이 될 때까지 무수히 있을 것이다. 사실 부모가 되는 것도 일종의 리더가 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동아리 모임을 이끌 수도 있고 회사에서 팀을 이끌 수도 있다. 리더가 되기를 좋아하든 싫어하든(사실 나는 개인적으로 매우 싫어함) 누구나 그 위치에 놓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주제 (바람직한 리더의 모습)은 한번 짚어볼 만하다고 생각된다. 그런 뜻으로 본다면 이 책의 주제는 보편적으로 좀더 의미가 있게된다.

주인공 시우는 4학년이 되었다. 새 담임선생님은 특별한 회장선출 방식을 발표하셨다. 매주 월요일 아침 뒷문 앞자리에 앉는 사람이 그 주 회장을 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회장은 그 주 학급규칙을 하나 정할 수 있다고 하셨다. 매우 위험한 여지를 주신 것이다. 이런 선택을 하는 선생님이 계실 것 같지는 않은데... 첫 회장 좌석에 앉은 시우는 '놀이시간에 모두 보드게임을 한다'는 규칙을 세웠고 그것을 관철하기 위해 집에 있는 보드게임을 바리바리 싸오고 배정표도 짤 정도로 애를 썼지만 매우 가성비가 떨어지는 고생이었고 마음만 상하게 되었다.

이어서 두번째 회장이 된 주혁이는 여유가 넘쳤다.
"이번주에는 회장 규칙을 만들지 않겠습니다."
이렇게 하여 주혁이는 환호를 받았고 "회장이라고 자기가 좋아하는 걸 반 친구들 모두에게 강요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해서입니다." 이런 말로 시우를 죄인 만들어버렸다.

이 책의 논조는 시우의 반성을 촉구하는 느낌인데 그건 시우에게 너무 억울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첫째로 선생님이 설정 자체를 잘못하신 탓이고, 주혁이의 발언도 배려가 모자랐다. 그런데 계속 읽어보니 주혁이의 자유로운 리더십은 빛을 발했다. 한마디로 할땐 하고 놀 땐 노는 리더십이랄까? 친구들과 선생님 모두에게 인정을 받았다. 운동시합 기회도 자주 만들어 아이들의 인기를 끌었다. 한마디로 시우만 바보된 상황이다. 시우의 판단이 미숙했다 해도 이렇게 몰아가면 안된다. 시우는 오기로 다음 기회에 또 회장자리에 앉았다. 이번에는 대청소하는 규칙을 내놓았는데 이것도 여러가지 문제상황이 발생하여 시우는 한마디로 폭망했다. (아이고 답답해라 담임은 대체 뭐하는 사람인가?)

시우네 집에 리더는 또 있었으니 시우 할아버지다. 할아버지는 동네 방범대장이다. 책임감으로 무장하셨고 실제로 수고도 많이 하신다. 하지만 꽤 부딪히기도 하신다. (하필 주혁이 할머니랑) 그러다 할아버지 또한 시우처럼 낭패보는 일이 생겼다. 그리고 시우한테 이렇게 고백하신다.
"대장 노릇을 제대로 하려면 동네 규칙을 어기는 사람은 무조건 윽박지르고, 꾸짖고, 신고하는 게 최고인 줄 알았거든. 그런데 이런 일 저런 일 겪어보니 사람들 상황을 밝은 눈으로 헤아리고, 귀 기울여 들어주는 것도 중요하더라."

이렇게 가족단위 반성을 한 후에 시우는 월요일 또 아침 일찍 등교했다. 주혁이도. 회장 좌석을 차지하기 위해. 주혁이는 "너 회장 안시키고 싶어!"서 회장 좌석에 앉겠다고 한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논리 같다? 저사람 되면 절대 안되니까 이사람 찍는다, 최선은 없으니 차악을 고른다, 뭐 이런....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우리나라에는 이토록 능력자가 많은데 왜 눈씻고 찾아봐도 괜찮은 리더가 없는 것인가?

그러나 주혁이는 시우 생각을 듣고는 흔쾌히 회장 좌석을 양보했고, 시우는 순번을 정해서 회장을 하자는 제안을 하고는 회장 자리에서 내려온다. 집에 와보니 할아버지도 주혁이 할머니랑 화해를 하셨다는 아름다운 결말.

이 책을 내가 챙긴다면 '진정한 리더십'에 대해 생각해보기 위해서일 것이다. 또 진정한 리더가 탄생되는 토양에 대해서도. 위에 잠깐 말했지만 우리나라에 인재는 많으나 리더는 부실한 이유는 무엇일까? 리더 개인의 소양도 중요하지만 훌륭한 리더는 함께 만들어가는 게 아닐까? 리더도 소비되고 버려지는 세상. 그럴수록 인재는 꽁꽁 숨고 껍데기들만 리더가 되어 버려지지 않으려 진흙탕 싸움을 하는게 아닐지. 요즘 핫한 30호 가수 이승윤씨의 노래를 찾아 듣다가 무릎을 친 곡이 있었는데 그 가사를 아래에 붙이고 마무리하겠다. 동화와 가요가 너무 격이 안맞아 좀 기괴한 리뷰가 되겠다. 요즘 내가 좀 의식의 흐름이 이상해.... 죄송.^^;;;

<영웅수집가>

그토록 찾아 헤맨 사람을 만난 것 같아
아마도 나의 영웅이야
어쩌면 저렇게도 올곧고 위대한 건지
끝까지 나는 따를 거야
다만 내가 원할 말만 영원히 하면 돼
걸음걸이도 한치도 어긋나지만 않으면 돼
나의 진열장에 놓을 영웅이야 손대지 마
이런 조금 바랜 흔적이 있잖아 부숴도 좋아

이제야 찾아 헤맨 사람을 만난 것 같아
마지막 나의 영웅이야
원하지 않는대도 어쩔 수가 없는 거야
시대가 원하고 있잖아
표정과 말투 하나까지 이유가 있을 걸
잠꼬대와 죽음까지 모두 상징일 거야
나의 진열장에 놓을 영웅이야 손대지마
이런 조금 바랜 흔적이 있잖아 부숴도 좋아

우릴 위해서 부서진
영웅을 위해 묵념 한번 하고선
관짝을 뜯어서 깃발을 만들어
힘껏 흔들며 승리의 축배를
무덤 위에다 조금 쏟아부으면 다 완성이야
(전설이 탄생했단 걸
우리에게 감사해야 할 걸 너는 그냥
왕관을 쓰고나서 무덤 아래서
잠이나 자면 될 거야)
아무런 의미 없는 널
완성 시켜 놓아 준 건
나니까 전리품은 전부 내 진열장에다
네 자리는 없어 너는 거기까지야
그러게 흠집 없이 완벽하지 그랬어
나의 진열장에 놓을 영웅이야 손대지마
이런 조금 바랜 흔적이 있잖아 부숴도 좋아

품격있는 리더가 되기 위한 첫걸음으로 이 책을 읽고 성찰하는 것도 꽤 괜찮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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