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을 먹으면 숲이 사라져 똑똑교양 1
최원형 지음, 이시누 그림 / 책읽는곰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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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뒤없이 제목만 읽으면 좀 극단적 논리 아닌가 할수도 있겠지만 제목이란 게 원래 눈길을 끌어야 하니까. 그리고 잘못된 말이라 할 수도 없다. 따져보면 다 연결이 되는 일이다. 어째서 그러한지는 책을 읽어보기.

이 책에는 환경문제 전반의 내용이 쉽고 간결하게 담겼다. 제목은 내용 중에서 대표적인 것을 하나 뽑은것이고 전체 내용을 아우르는 건 아니다. 화자는 어른인데, '고래똥 생태 연구소'를 이끄는 소장님이다. 이 연구소에 자주 들르는 아라, 나루와 나누는 대화로 대부분의 내용이 서술된다.

총 4장의 제목은 계절 이름으로 되어 있다. 겨울부터 시작한다. 각 계절에 볼 수 있는, 그 계절과 관련있는 환경문제들이 다루어진다.
1장 [겨울]에서는 패딩점퍼를 만들기 위해 산채로 털을 뽑히는 거위, 제설을 위해 뿌려대는 염화칼슘, 팜유를 대량 생산하기 위해 훼손되는 숲(여기서 제목의 라면 이야기가 나옴), 사라지는 먹이식물, 겨울나기 힘든 새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2장 [봄]에서는 로드킬, 소음에 고통받는 새들, 토양오염 문제(지렁이 이야기로 시작), 벌이 사라지는 문제, 4대강 사업으로 맑은 터전을 잃은 민물고기들에 대한 문제를 다룬다.

3장 [여름]에서는 폭염의 원인이 된 온실가스 문제, 바다 쓰레기(플라스틱) 문제, 산호초가 줄어드는 문제, 동물 쇼 문제 등을 다룬다.

4장 [가을]에서는 연어의 회귀를 가로막는 수중시설, 사라진 쇠똥구리(공장식 축산의 문제), 생태하천과 빛공해, 갯벌보존, 새들의 유리벽 충돌, 유기견 입양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이 좋았던 점을 써보겠다.
첫째, 특정 환경문제를 심도있게 다룬 책도 유용하지만 위에 적은 것처럼 환경 관련 이슈를 고루 다룬 이런 책도 필요하다. 전체적으로 어떤 문제들이 있는지 숲 전체를 보듯이 조망해볼 필요가 있다. 교실수업에서 활용한다면 해당되는 주제를 골라서 읽고, 특정 주제만 집중해서 다룬 다른 책들과 병행해서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둘째, 매 꼭지마다 한쪽짜리 만화로 도입을 하고, 소장님과 아이들의 대화로 이루어진 기본 내용을 본문으로 하며, 박스 안의 내용이 포인트로 들어간 정보 페이지로 마무리하는 구성이 좋다. 박스 안은 바탕색을 넣고 디자인이 깔끔해서 가독성도 좋다.

셋째, 이슈에 따른 실천방안을 제시해 준 점이 좋다. 그 실천이 쉬운가는 별개의 문제고.... (쉽다면 오늘날 왜 이지경이 됐겠어) 특히 겨울새 급식소(새 모이대) 만들기, 지렁이로 음식물 쓰레기 처리하기, 곤충호텔 만들기 같은 실제적인 방법을 알려주는 페이지가 특색있고 인상적이었다.

여러가지로 공을 많이 들인 책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중학년부터 고학년까지 읽을 수 있을 것 같고 한 권으로 환경문제 전반을 살펴보기에 최적의 책이라고 생각되었다. 환경교육은 수업 주제 중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다룰 분야라고 생각한다. '지속가능한 미래'라는 말 자체가 다음 세대의 생존에 대한 우려를 담은 것이니까. 생존보다 더 시급한 것이 있을까.

사실 나도 이 주제를 아이들이 절실히 느끼도록 잘 지도하진 못한 것 같다. 좋은 책들은 이와 같이 많이 나와 있으니 두루 살펴보고 적시에 잘 활용해 봐야겠다. 요즘은 적당한 책이 없어서 문제가 아니라 많아서 고르기 어렵다.^^ 도서실에서 먼지만 쌓여가는 좋은 책들을 꺼내 바람도 쐬여주고 아이들도 꼭 필요한 배움을 얻게 된다면 책들을 살펴본 보람이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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