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만드는 소녀 - 제4회 No.1 마시멜로 픽션 대상 수상작 마시멜로 픽션
이윤주 지음, 이지은 그림 / 고릴라박스(비룡소)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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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멜로 픽션 수상작이다. 어린이 심사위원이 뽑는 대회 수상작이 인기있다보니 계속 생겨나는 것 같다. 마시멜로는 걸스 심사위원단이라고 해서 여학생들로만 구성된 심사단에서 뽑는 작품인데 '그럴 필요가 있나?'라는 생각은 든다. 문학의 가치는 보편적이어야 되는게 아닐까? 특정집단 취향에 일부러 맞춘 작품이라면 나는 그닥 큰 점수를 주지 못할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염려를 할 필요는 없어보였다. 수상작 프리미엄이 없어도 흥미있게 읽을만한 작품이었다. 악과 맞서 싸우는 주인공이 여자아이라는 점. 그건 이미 특별한 게 되지 못한다.^^

제목을 좀더 인상적으로 지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했다. 위에 쓴 것과 같은 이유로 '소녀'를 강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외계생명체가 등장하는 SF임을 짐작케 하는 제목이 더 좋았을 것 같다.

그렇다. 이 책에는 외계생명체가 나온다. 그것도 서로다른 두 행성의 존재가. 이런 작품을 볼 때마다 아직까진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외계인을 어떻게 형상화할지 관심이 간다. 기존의 작품들에선 눈이 하나라든가 등등 괴물같은 형상으로 나오기도 하고 개의 모습으로 나오기도 하고 지구인과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기도... 이 책에서 지구인과 협력하는 이프 행성의 라솔라는 형체가 없는 에너지로 존재한다. 주인공 오로나의 몸 속에 들어가 텔레파시로 소통한다. 그럴듯한 설정이었다. 우주에는 우리의 상식으로 이해 불가한 현상들이 얼마나 많을까. 그러니 충분히 가능한 상상이라 생각했다.

하늘초등학교 5학년인 검도소녀 오로나는 평소 외계인의 존재를 믿고 그 흔적에 관심이 있는 아이다. '금요일의 불시착'이라는 동영상 채널을 운영하면서 이러한 자신의 관심사를 나눈다. 로나가 커다란 일에 휘말리게 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결정적인 것은 엄마의 실종이었다. 그리고 로라의 사고.

외계인의 흔적을 찾아 7구역이라는 곳에 몰래 들어갔다가 실족사고를 당해 병원에서 깨어난 로나는 두 행성의 외계인이 이미 지구에 깊숙이 침투해 있다는 걸 알게된다. 마스커라는 행성수집가 집단. 그리고 그들에게 이미 당해서 자신들의 행성을 떠나 떠돌고 있는 이프 행성의 외계인들이 이미 지구에서 활동중이었다. 그것도 로라와 아주 가까운 곳에서.

마스커가 지구를 접수해가는 방식은 무력이 아니라 마음에 침투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인간의 욕망을 파고들고, 한번 걸려든 후에는 죄책감을 이용해서 조종하고 이용하고 소멸시키려 했다. 그 매개체는 휴대폰 앱이었다. 중독의 속성을 다룬다는 면에서, 뻔하기도 하지만 가장 적절한 소재라 하겠다.
"모두 마음을 다스리지 못한 그대들의 잘못."(117쪽)
"중독자들의 뇌는 길들이기 쉬우니깐."(119쪽)
이런 대목이 그들의 방식을 잘 표현해 준다.

검도를 한다지만 아직 어리고 연약한 로나가 그 목검 한자루로 외계인과 맞선 것은 이프 행성의 라솔라와 합체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비록 마스커에게 패배한 그들이지만 로나에게는 빛과 같은 존재였다. 그리고 최악의 위기 상황에서 달려와준 개미군단 친구들... 무기도 지식도 없는 친구들이지만 그들이 달려오지 않았다면 로나는 목검을 놓치고 실패하고 소멸했을 것이다.

결말은 곧 시작이기도 했다. 로나와 라솔라는 다음 임무를 향해 출발했다. 이프 행성을 되찾으러. 또 엄마를 구하러. 아, 마지막 참여자가 또 한 명 있다. 그건 책에서....^^;;;

나는 외계인의 존재를 구체적으로 상상해보거나 '우리 곁에 있을지도 몰라, 혹시?' 이런 류의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하지만 거대한 우주에 우리만 있을 거란 확신도 하지 않는다. 다만 알 수 없을 뿐이다. 미지. 이 미지의 영역은 앞으로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탄생시킬지 기대가 된다.

이런 미지에 대한 상상 외에, 현실의 우정, 가족애, 인간의 취약한 심리(중독, 시기, 죄책감 등)를 함께 다루어 더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고학년 아이들에게 권해도 괜찮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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