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서 바로 쓰는 초등 독서 수업 - 온오프라인 수업 기술을 한 권에 담은 독서 수업의 모든 것
영훈 초등교육연구소 외 지음 / 푸른칠판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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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 20년을 훌쩍 넘어 30년 쪽에 근접해있고, '학급독서프로그램'을 하겠다며 쪼물딱거리기 시작한 때가 30대 중반이었으니 '독서교육'을 학급운영의 중심으로 시작한지 20년이 거의 되어가는 셈이다. 강산이 두번이나 변하도록 나는 뭘했나? 독서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많은 교사들이 의욕적으로 참여하여 결과물이 쏟아지기 시작할 때, 그 진취적인 능력들이 부럽기도 했다. 요즘 핫한 싱어게인의 30호 가수가 그렇게 말했다. "나는 배아픈 가수다."라고. 능력있는 음악인들을 시기하고 질투하는 게 자신의 재능이라고 했다. 그러더니 심사위원들의 말을 듣고 살짝 수정했다. "나는 동경하는 가수다." 라고.^^

나도 능력있는 교사들을 보면 배가 아프다. 하지만 배가 덜 아파서일까. 그게 나를 이끄는 힘이 되지는 못한다. 오히려 아이고~ 명퇴할 때가 돼 가나벼 뒷방 늙은이 안되려면 어떻게 해야돼~ 하면서 더 움츠러드는 것 같다. 그들의 결과물을 보고 "에이 깊이가 없네~ 이건 어쩌고 저건 저쩌고" 이렇게 훈수라도 둘 수 있으면 모르겠는데 절대 그럴 수가 없다. 그냥 나도 30호의 자세를 배우는 게 어떨까. 이렇게 말이다. "나는 (아직도) 동경하는 교사다!"
네. 그리하여 동경하는 교사는 방학을 맞이하여 이 책을 구입하고 경건하게 읽어보았습니다.ㅎㅎ

이 책은 같은 학교 7인의 선생님들이 쓰신 책이다. 학교 내에서 야심찬 도전이 있었고, 교사들은 능력과 열의가 있었으며 같은 학교니 팀웍을 이루기가 더욱 좋지 않았을까 짐작한다. 교사들의 면면도 비슷한 성향만 가진 게 아니라 어떤 분은 스마트교육, 어떤 분은 협동학습, 놀이수업, 질문교실, 만들기 등 각기 다른 다양한 재능과 관심사를 갖고 계신 것 같다. 그 다양한 영역의 콜라보로 만들어진 독서수업은 그야말로 종합예술이 아닐까.

저자 한 분이 한 장씩 맡아 쓰신게 아닐까 싶게 책은 7장으로 되어있다. 온작품읽기, 협동학습, 질문만들기, 인성교육, 스마트 기반, 예술 연계, 놀이활동으로 차례만 보아도 구미가 당기게 되어 있다. 각 장은 이론적인 설명이 먼저 나오고 실제 활동 안내가 6~7가지 이어지는 구성으로 되어있다. 개인적 관점에서 살짝 아쉬운 점부터 먼저 말해보겠다.

첫째로 이론 부분은 재미없(?)었다.^^;;;; 실용서라면 이 부분을 과감히 포기하거나 이론은 이론이라도 우리끼리라면 알만한 현장을 예시와 함께 상기하며 좀 재밌게 쓰셨으면 어땠을까 생각했다. 이 부분이 활동으로 인도하는 도입 같은 부분이라 생각해서다. 하지만 생각하기 따라서는 다양한 분야 책을 섭렵하기 어려운데 이 한 권에 대략이라도 설명했으니 오히려 장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각 활동 소개 부분은 공통적으로 표 두개가 서두에 나온다. 첫번째 표는 독서전, 중 후를 체크해 놓은 단계 표시다. 이건 유용하다. 다음에 나오는 6가지 역량 체크표는 큰 의미는 없어보였다. 의사소통 역량인지 문화향유 능력인지 그걸 따지면서 수업하진 않는데다가 보통은 무 자르듯 딱 떨어지지 않는다. 내가 전문적이지 않아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약간 목말랐던 점. 어떤 활동은 설명을 읽어도 정확히 뭔지 잘 모르겠는 것도 있었다. 아이들 예시작품 사진 같은 것은 좀더 잘 보이게 넣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어떻게 진행하나요? - 이렇게 응용하면 좋아요 - 아이들과 활동 소감을 나눠요] 이러한 구성이 통일되어 있고 설명이 간결하며 디자인도 깔끔하고 이쁘다. 하지만 나는 통일성 있는 구성과 디자인보다도 편안한 서술이 더 좋아서... 그러나 이게 책의 컨셉이라면 내 취향을 들이댈 것은 못된다고 생각한다.

이제부터는 내가 참고하려고 체크해 놓은 부분들을 마구잡이로 말해보겠다.
1) 패들렛은 코로나 원격의 와중에 가장 고맙게 자주 사용한 도구였다. 내가 부담없이 사용했다는 건 도구가 얼마나 직관적이고 사용하기 쉬운가를 알려주는 증거가 된다.^^;;; 하지만 늘 사용하는 방식대로 하는 경향이 있다. 새학년도에도 패들렛은 애용해야겠고 특히 독서수업에서의 다양한 활용을 더 궁리해봐야겠다. '사전승인' 기능이 있는걸 이 책을 보고 알았다. 남의 답변을 베끼면 안되는 경우, 기다렸다 다함께 봐야 되는 경우에 사용해보면 좋겠다.

2) "독서를 통해 정답을 찾는 교육이 아닌, 질문을 갖는 교육을 목표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102쪽)는 의견에 공감했다. "질문을 갖는 것이 배움의 출발점인 동시에 배움을 지속하는 원동력"이라는 문장 또한 매우 적확하다. 이것을 염두에 둔다면 독서수업 과정은 매우 정교한 작업이어야 한다. 교사가 책의 내용을 심도있게 파악하는 것은 기본이고 출발점이며, 이끄는 과정에도 요령이 있어야 한다. 이 요령은 나에게 아직도 어렵다. 시킨다고만 되는 것은 아니어서 다양한 방법을 갖고 있으면 좋다. 여기에 소개된 방법들이 참고가 된다.

3) '인성교육' 장에서는 몇가지 주제의 프로젝트가 나오는데 '자존감'과 '나의 꿈' 수업이 인상적이었다. 활동도 책목록도 참고가 되었다. 재능기부 박람회, 롤모델 소개 박람회 같은 박람회 활동은 내가 좋아하는 방식 중 하나다. 빨리 마스크 벗고 이런 활동을 하고 싶다. 원격 활동에서 대기실 사용 아이디어를 알려주셔서 좋았다. 교실로 치자면 텔레폰 활동 같은 것을 줌에서 하는 것이다. 줌도 궁리하면 많은 수업 방식이 나올 수 있는데 줌수업 자체에만 너무 급급했던 것 같다. 주석 기능도 많이 활용할 수 있다.

4) '스마트기반' 장에서 가장 흥미를 끈 것은 'Quiver' 라는 증강현실 앱이었다. (다들 아시는데 나만 몰랐던 건지도...^^;;;) 읽으면서 바로 앱은 깔아놨는데, 일단 해봐야 정확히 알겠다. 독서 외에 다른 수업에도 활용할 수 있겠다. 홀로그램은 엄두가 좀 안나지만 아이들이 아주 좋아할 것 같고... 워드 클라우드는 충분히 해볼만한데 그동안 활용 못해본 것이 아쉽다. 기억을 위해서 적어둔다. 이 책에서 원격관련 내용을 보면서 후회되는 점은 코로나 상황에서 한계는 분명히 있었지만 그래도 협업을 최대한 시도했어야 했는데...ㅠ 라는 점이다. 올해는 원격을 얼마나 하게될지 모르겠지만 원격에서도 모둠활동의 시도를 최대한 해봐야겠다고 다짐한다.

5) '예술과 연계' 장에서는 "정서가 있어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표현해 봄으로써 정서가 생겨나는 것이다."(262쪽) 라는 문장에 매우 공감한다. 그래서 교사의 역할이 중요한 것이고 "싫으면 하지 마"가 아니라 해볼 수 있도록 격려해 주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예술과 결합을 했을 때 책에 대한 감상이 더 깊어질 수 있다." 는 문장도 의미깊었다. 글로 쓰는 감상의 기본기는 잡아줘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다양한 감상방식을 적용하는 것도 교사가 신경써야 할 점이다. '성우가 되어보자' 활동에서 시낭송에 배경음악 넣는 것을 보고 오호~ 했다. 나도 자작시 낭송 행사를 해마다 했었는데, 배경음악을 내가 틀어줬었다. 그것만으로도 아이들은 뭔가 느낌이 다르다며 자세가 달라지곤 했었다. 그런데 그 음악을 본인이 고른다면? 음악을 탐색하는 계기도 되고 여러가지로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그외 만들기로, 연극으로 발전시키는 수업도 시도해 보아야 균형있는 활동이 될 것 같다.

6) '놀이수업' 장에서도 챙길 아이디어가 있었다. 문학 단원에서 문학의 요소로 인물, 사건, 배경을 지도하는데, 이것으로 '인배사 게임'을 할 수 있구나. 추천책을 가져와서 빙고게임을 통해 빌려주는 활동도 좋다. 그런데 가능하지 않은 지역도 있으니 주의를... (그럴 때 교사책으로 하는 방법은 어떨지) 블루마블 게임을 응용한 인물 게임도 재미있겠다. 이 장의 내용은 도서실 행사날 진행해도 좋을 것 같다.

이상은 정말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소감이다. 내가 느낀 포인트가 다른 이에겐 늘 하던 것일수도, 내가 느낀 아쉬움이 다른 이에겐 장점일수도 있음은 물론이다. 읽으면서 이 종합적인 독서지도를 받은 아이들은 정말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도 교사도 협업이 중요하다. 서로다른 색깔의 7인의 협업은 이렇게 알차고 총체적인 독서교육서를 완성시켰다. 초등교육은 멀티고 팔방미인이다. 나랑은 매우 다르다.ㅎㅎㅎ 하지만 옷에 몸을 맞추는 게 초등교사의 능력인 바, 나도 딸리는 부분을 최대한 채워가며 더 나아가 봐야지. 이 책을 자주 참고해야겠다. 일곱 분의 선생님들께 감사의 박수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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