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진짜 귀신을 봤어! - 숭민이의 일기(절대절대절대 아님!) 풀빛 동화의 아이들 33
이승민 지음, 박정섭 그림 / 풀빛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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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민이의 일기 시리즈가 언제 다섯권까지 나왔지? 이게 네번째 권이다. 나는 1,2권만 읽어봤다. 그중 2권(나만 잘하는 게 없어)은 4학년 아이들과 함께 읽기도 했었다. '특별히 잘난 것 없는 평범한 아이의 건강한 자존감' 이게 우리 사회가 가져야 할 중요한 미덕이라고 생각했다. 이 시리즈는 숭민이의 일기 형식의 서술이라 어찌보면 산만하고 웃기기도 해서 주제에 집중하거나 진지하게 생각하는 아이는 없었고, 독후활동은 내가 의도한 방향으로 흘러가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ㅋㅋ 하지만 재밌게 읽는게 최고고, 웃다가 스며드는 뭔가가 있다면 고마운 거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시종일관 귀신 타령을 하고 있지만 귀신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귀신을 겁내는 아이들의 심리를 바탕에 깐 재미있는 에피소드들+마지막은 유기견 입양 이야기]정도로 느껴졌다. 이야기의 시작과 에필로그가 절묘하게 연관되며 다음 권으로 이어지는 것도 매력이다.

시작은 이러했다. 숭민이는 이사를 가게되어 친구 세 명에게 이별 선물로 자신이 아끼는 보물들을 줬다. 그런데 그 이사가 같은 아파트에서 동만 옮기는것? 이별이 아니므로 이별선물을 돌려받으려 하자 친구들은 반발했고, 결국 숭민이는 선물을 돌려받는 대신 소원카드(소원을 한가지 들어주는 카드)를 한장씩 주었다. 동규와 상이는 바로 소원카드를 사용해서 끝내버렸는데, 생각하고 생각하며 질질 끄는 심지영은 정말 불길하다.... 그런데 이게 웬일? 자기도 달라고 조르는 숭민이 동생 지유에게 심지영이 선뜻 양도해버린 것이다. 그런데 동생이 말한 소원은? 바로~~ "동생을 가지고 싶다."는 것이었으니.

한편, 숭민이네 학교가 뒤숭숭해졌다. 귀신을 봤다는 이야기가 가스처럼 퍼져나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학교에선 급기야 가정통신문까지 배부한다. (이후 몇장의 가정통신문이 더 나온다. 깨알재미 중 하나) 하지만 경험담과 귀신의 종류는 더 증폭될 뿐이다.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것이 바로 우리의 숭민이다. 그럴듯한 괴물 가면을 만들고서 말이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귀신 경험담은 깨알같은 '귀신사전'까지 탄생시키는데, 숭민이가 읽어보니 자신이 기여한게 절반은 넘더라는....^^ 이렇게 귀신 에피소드가 이 책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그 외의 에피소드로는 에어컨 사건을 꼽을 수 있겠다. 더위를 못참는 숭민이와 병태는 찜통교실이 너무
괴롭다. 점심시간에 아무도 없는 보건실에 들른 두 아이는 시원함에 취해 침대에 누워 그만 잠이 들어버렸고 학교는 발칵 뒤집혔는데, 꾸중듣던 병태가 "아 진짜 교실이 너무 덥단 말이에요." 하고 엉엉 울었다는 데서 대공감.ㅠ 이 일로 교실 냉방 온도가 내려갔다는 이야기는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모르겠다. 교실 환경이 다른 곳에 비해 쾌적하지 못한 것은 주지의 사실. 그렇다고 에어컨을 펑펑 트는게 바람직한 것도 아니니.... 딜레마로다.

가장 중요한 에피소드는 더럽고 빼빼마른 유기견과의 만남. 그 만남으로부터 숭민이는 귀신장난을 시작했고, 그러다 저도 귀신을 보고 기절초풍했고, 결국 그 귀신을 물리쳐준 건.... 아 그리고, 도입으로 돌아가서 동생 지유의 소원(동생을 갖고 싶다)은 이렇게 이루어지게 되었네. 엄마가 모진 사람이 아니어서 결국은 데려와 가족이 된 것을 보니 기쁘다. 개가 나보다 크지 않지만 옆에 있으면 얼마나 든든하다고. 결국 귀신을 쫓아준게 누구였지?

그런데 작가는 다음 권으로 이어주기 위한 끈을 하나 남기네.... 심지영은 지유의 소원을 들어준 건 숭민이가 아니라 엄마라며, 소원이 아직 남아있다고 한다. 그 말에 반박을 못하며 안달복달만 하는 숭민이, 무슨 소원을 말할지 질질 끌고만 있는 심지영. 니네 뭐하는 거냐? 설마 5권은 내가 모으고 있는 '초딩연애도서' 책꽂이에 다음 권으로 꽂히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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