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 5반 불평쟁이들 큰곰자리 53
전은지 지음, 이창우 그림 / 책읽는곰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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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님의 책을 많이 읽진 못했는데(장래희망이 뭐라고, 엄마 때문이야 이렇게 두권 읽음) 갈수록 더 재미있어지는 느낌? 아이들의 입을 통한 입담이 아주 자연스러우면서도 재미나고 캐릭터가 펄펄 살아있다. 그 캐릭터가 현실 캐릭터여서인지 어쩐지는 몰라도 사랑스럽기만 하지는 않았다. (헉... 죄송합니다. 저는 아이들이라고 무조건 예쁘진 않아요.)

이야기가 전개되는 동안 이 학급을 머리속에 그려봤는데, 맡고 싶은 학급은 아니었다. 아주 심각한 문제나 학폭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쎈척에다 대장노릇 일삼는 정일태, 배려없이 제잘난 맛에 사는 신다혜, 으르렁쟁이 명은희 이 셋의 조합만으로도 화기애애는 물건너갔기 때문에 학급세우기에 상당한 에너지와 주의깊은 관찰력이 요구된다. 피구시합 하나도 즐겁게 마치지 못하고 고래고래 남탓에 성질부리는 아이들. 동화로 읽기엔 재미있겠지만 실제라면 손을 써야 하는 학급이다.

담임인 구덕이 선생님이 아이들과 한 활동도 그런 차원이었을거라 짐작한다.
1. 나 자신에 대한 불만 한가지
2. 내가 부러워하는 친구와 이유
이 두 가지를 적게 한 것이다. 이에 대한 다섯 친구+선생님의 이야기, 도합 여섯 꼭지가 바로 이 책의 내용이다.

신다혜는 공부를 아주 잘하고 똑똑하지만 친구들에게 '재미없다'는 평을 들으며 인기가 없다. 재미없다는 그나마 순화된 표현이고 노골적으로 말하면 밥맛없다가 맞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다혜는 잘하는거 하나 없는 땅꼬마 차현수가 웃긴 소리 한마디로 인기를 얻는 게 이해할 수 없으면서도 부럽다.

운동을 엄청 잘하는 명은희는 피부색이 너무 진한 게 콤플렉스다. 노상 으르렁대는 앙숙이지만 피부가 하얀 신다혜가 부럽다.

키가 작지만 친구들과 운동경기하는 걸 좋아하는 차현수는 집이 가난해서 야구중계도 제대로 못보고 야구공 하나 자기것이 없어서 속상하다. 넉넉한 집의 외아들이라 모든 것이 혼자만의 소유고 마음도 넉넉한 선우가 부럽다.

윤선우는 정일태가 너무 싫으면서도 부럽다. 소심하고 여성적인 선우는 제멋대로 친구들을 부리는 일태에게 마음속으로는 따박따박 따지지만 그 말을 입밖으로 내뱉지는 못한다. 하고 싶은 말 맘대로 하고 쎄 보이는 일태가 부럽다.

피구를 너무 못해서 팀을 정할 때 핑퐁 신세가 되는 송나림은 뚱뚱한 게 고민이다. 요리를 잘한다는 자랑거리가 있음에도 체중과 연결지어 놀림당할까봐 말도 꺼내지 못한다. 피구시합 때마다 나림이가 자기 팀에 들어올까봐 쌍심지를 켜는 명은희지만 먹어도 살 안찌는게 너무 부럽다.

마지막으로 구덕이 선생님. '덕이'는 예쁘지만 성을 붙여보라... 선생님은 평생을 시달려왔다. 거기다 이름이 전면에 드러날 수밖에 없는 교사라는 직업까지 갖게 되었으니.... 학급에서 제일 예쁜 이름을 가진 나림이가 부럽다.

이렇게 부러움은 돌고 돈다. 물론 이것은 이상적인 경우고 보통의 경우엔 부러움도 집중된다. 하지만 의외의 반전은 어디에나 있는 법. 실제로 이런 활동을 한다면 의외로 고무되는 아이도, 그 와중에 남모르게 더 상처받는 아이도 있을수 있다. 자존감이 없는 아이는 자신을 부러워하는 타인의 멘트에도 '겨우 그런게 부러운 거라니...ㅠㅠ' 하면서 더 자학한다.

건강한 자존감은 평상시에 꾸준히 키워가야 한다. 누구 한 사람의 노력으로 극복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런 기회를 가지려는 노력은 다각도에서 해야 하는게 맞다. 그 한쪽 노력을 구덕이 선생님이 하고 있는 것처럼. 똑같은 활동을 하기엔 운영의 묘가 많이 필요하고 상황도 따라줘야 하지만, 누구에게나 장점도 단점도 고민도 콤플렉스도 있다는 것, 나의 콤플렉스가 타인에게는 부러움일 수도 있다는 점을 깨닫는 것은 중요할 것 같다.

좋은 방법이 있네! 이 책을 읽으면 되잖아!!^^ 자신을 직접 다루기보다 대리 인물들을 넣어 간접적으로 다루는 건 정면돌파를 꺼리고 소심한 내가 자주 사용하는 전략이다. 근데 뭐, 이렇게까지 심각하게 생각하는 건 직업병이고, 이 책은 재밌다. 그러면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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