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함께 놀자, 음악놀이터 - 몸도 마음도 들썩들썩 신나는 교실
한승모 지음, 박지원.박채현 그림 / 에듀니티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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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모 선생님의 고명은 익히 들어보았고, 연수에서도 두 번쯤 뵌 적이 있다. 본인만 잘하실 뿐 아니라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나눠주며 앞장서시는 이런 분들이 초등교육의 자랑이라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비교되어 작아지는 마음이야 어쩔 수가 없지만.... 특히 음악 같이 타고나는 비중이 큰 분야는 정말 부러움의 대상이다. 저자는 아카펠라로 먼저 유명하신 분이었는데, 아카펠라? 반주가 있어도 음을 잡을까 말까인데 그걸 어떻게 해? 나도 못하는 걸 애들한테 어떻게 가르쳐? 이런 생각 때문에 나랑은 다른 세계의 교사라고만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이 책을 신청하면서도 내가 활용할 만한 게 있을까 반신반의 했었다. 교육서적을 종종 읽지만 그게 활용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원격연수 들을 때는 오~ 하다가 곧 잊어버리는 것과 비슷하다. 애써 붙잡고 찾아보고 직접 해보고 노력하지 않으면 그냥 관성에 의해 하던 것만 하게 된다. 이 책도 그렇게 흘려보낼 가능성을 인정하며 책을 펼쳤는데.....

우와~ 거의 심봤다 수준이다! 책 자체는 매우 헐렁해 보인다. 제목과 사진 한장이 한쪽을 차지하는가 하면 설명도 그림 위주로 간단하다. 그런데 그게 접근성을 높여준다. 아~ 이런거! 하고 감이 쉽게 오고, '자세히 보면 좋겠는데...' 라는 생각이 들때쯤, QR코드가 뙇! 나타난다.^^

솔직히 책 보면서 거기에 든 QR코드를 따라가 본 적이 별로 없다. 하지만 이 책의 QR코드는 보물창고나 다름없었다. 저자의 노력과 나눔을 축적한 창고라고 할까. 글과 그림으로 감을 잡는다면, 동영상으로는 실제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니까 이 책은 종이책과 동영상 연수의 합본이라 할 수 있다. 책값만 내고 두 가지를 모두 손에 얻는 셈이다.

음악이라는 교과의 중요성은 갈수록 밀리는 느낌이다. 게다가 아이들의 흥미를 이끌어내고 지속시키기도 갈수록 어렵다는 느낌이 든다. 이 책은 '음악놀이'를 표방했다. 놀이를 통해 재미있고 부담없게 접근하자는 뜻일 터이다. 그런데 수업에서 놀이를 표방하다보면 교과의 내용깊이는 고수하기가 어려워지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 점을 감안하며 읽다가 깜짝 놀랐다. 아니 이건 놀이를 표방하지 않은 나의 재미없는 수업보다 내용수준도 훨씬 높잖아! 이런 걸 바로 고수의 수업이라고 하는 거구나.^^

챕터 구성을 보면 발성, 노래, 박자, 가락, 화음 순으로 되어 있다. <발성>장에서부터 감탄했다.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지만 그 전 2년간 동네 도서관 합창단에 다녔다. 음치 겨우 면한 수준에 합창을 한다는 게 참 민폐스러운 일이었지만 노래가 주는 매력을 포기 못해서 뻔뻔하게 다녔다. 그때 배웠던 발성이 여기에 다 녹아 있었다. 호흡부터. TV 오디션 심사위원들도 첫째도 호흡, 둘째도 호흡이라고 하고, 공기반 소리반이니 뭐니 호흡 관련한 소리를 듣기는 많이 들었지만 얼마 되지도 않는 음악시간에 교과서 진행하기도 빠듯해 그런 건 엄두도 내보지 못했다. 하지만 이 책은 중요한 걸 빼놓지 않는다. 호흡이 길어질 수 있는 훈련을 놀이라는 이름으로 할 수 있게 제시되어 있다.

<노래>장에 보니 어릴 때 많이 하던 '쎄쎄쎄'가 일종의 음악놀이였구나를 깨닫고 반가움. 다 까먹었는데....ㅎㅎ 기존의 것들과 더불어 창작도 재미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일정리듬을 만들어 손뼉을 치며 노래부르는 활동은 타악기 지도의 기본이 될 것 같다. 드럼이나 카혼 같은 것. 몇가지 대표 리듬에 어울리는 노래를 맞춰보게 하면 뭔가 오호~ 하는 느낌을 줄 것 같다.

<리듬>은 놀이로 구현할 수 있는 최적의 요소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몸은 기본적으로 리듬을 탄다. 즉, "내 안에 리듬이 있어."인 것이지. 리듬은 가락과 함께 가장 중요한 음악 요소이므로 매 음악시간마다 하나씩 진행해도 좋을 것 같다. 수업시간을 아끼기 위해서는 교사에게 아주 익숙해야 한다. 물 흐르듯. 그러려면 연습이 필요할듯.^^

<가락>과 관련된 놀이도 리듬만큼은 아니지만 많이 제시되어 있다. 놀다보면 조금씩 음감을 키워갈 수 있겠다. 음감이 없는 아이들은 처음에 좀 부담스러워할 수도 있어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겠다. 틀린 소리가 날 경우 함께 교정한다. 이게 웃으면서 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게 관건일듯. 일단 기본적으로 교사의 음감은 있어야하고 (뜨끔!) 음감과 성격이 같이 좋은 아이 두셋이 있으면 더 바랄 게 없다. 전에 그런 학급을 맡은 적이 있었는데, 아깝네!^^

<화음>장도 재미있었다. '음식 아카펠라'를 보고 빵 터졌다. 이건 진짜 해보고 싶은데, 언제 해보나? 코드진행이 같은 노래를 동시에 부르며 화음을 느끼는 활동은 전에 소개받은 적이 있었는데 여기서 몇가지 해당 곡들을 더 소개해주셔서 좋았다. 악보도 있으면 좋은데.... 찾아봐야지.^^ 아카펠라의 기초로 오스티나토 아카펠라를 소개해 주셨는데, 이정도는 할수도 있을 것 같다. 일단 도전 예약!

일단 다 읽는게 먼저라서 모든 내용 숙지하지는 못했다. QR코드도 다 들어가보진 못했다. 하지만 저자샘 유튜브는 일단 구독! 틈틈이 영상들을 둘러볼 생각이다. 그리고 이 책은 내가 가진 수업관련 책들 중에서 활용도 높은 책으로 손꼽힐 거라는 예감이 든다. 내년에는 코로나 물러가고, 마스크 벗고 노래부르는 수업을 하게 되길! 음악이어서 행복한, 그런 시간이 나에게도 아이들에게도 주어진다면 꽤 괜찮은 교실이라 부를 수 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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