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장자 할머니와 상속자들 꿈꾸는 돌고래 10
이진미 지음, 장경혜 그림 / 웃는돌고래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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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장면이 궁금해서 책장이 빨리빨리 넘어가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었다. 200쪽이 넘는 고학년용 장편인데도 앉은자리에서 금방 읽어졌다. 다만, 그런 긴장감과 추리적 요소를 갖춘 것에 비해 그 이야기 전개와 결말은 완벽하게 납득되지 않고 뭔가 빈틈을 채워야 할 것 같은 아쉬움이 있었다. 이건 독자들의 개인차에 따라 다를 거라고 본다. 내게는 살짝 갸웃하게 되는 느낌이 있었다. 이야기의 매끄러운 구성이란 것이 이토록 어렵다는 걸 실감했다.

경기도의 한 시골마을 허름한 집에 혼자 사시는 양순애 할머니는 백억 유산을 상속할 사람을 찾는 구인광고를 붙인다. 그 조건이라는 것이 한달동안 할머니 집에서 함께 지낸다, 김밥을 싸서 놀이공원에 함께 간다 같은 것들이니 그 광고를 진지하게 살펴볼 사람은 없었으리라. 하지만 세 아이가 그 광고에 응해 할머니 집을 찾았다. 이 아이들의 공통점은 유산이 관심사가 아니라는 것. 집을 나가고 싶은 마음이 폭발했다는 점이다. 6학년 서율이는 이혼한 아빠가 새엄마를 데려와서, 중1 미라는 쌍둥이 동생들의 수발에 질렸는데 엄마가 늦둥이 동생을 또 낳아서, 4학년 지우는 입양아임을 뒤늦게 알게돼서.....

할머니는 예상했던 것과 다르게 무식하고 불친절했으며 집은 편안하지 않았고 아이들의 생활은 힘들었다. 헉, 무슨 함정에 빠진 것인가? 그런 것은 아니었다.ㅎㅎ 아이들은 할머니의 츤데레 매력에 빠지고 자기들끼리도 동지애와 우애가 쌓여간다. 그러던 중 아이들이나 독자 모두 읭??? 하게 되는 장면이 나오는데, 할머니가 장난감 개를 '덕수'라고 부르며 애지중지하다가 배터리가 다되거나 고장나면 난리를 피우며 애통해 한다는 것.

이 부분부터 이야기의 논리와 현실성에 살짝 고개가 갸우뚱해지기 시작했다. 할머니의 재산을 노린 협박범의 등장, 그의 실체와 사건의 해결 등도 재미는 있었지만 매끄럽진 못했고, 할머니의 친자식들이 등장해서 알게된 할머니의 속사정도 감동적이긴 했지만 조금 어설펐다.
하여간 이리하여 모든 것은 해피엔딩으로 흘러가서 마무리된다. 약속한 유산 백억만 빼고. 하지만 아쉬울 일은 전혀 없었다. 각자 가장 소중한 것들을 얻었기 때문에.

내가 이 책을 나중에 또 떠올리게 된다면 '가족'이라는 키워드에서일 것이다. 가족 때문에 좌절한 주인공들이 가족으로 치유받는 이야기. 여기에서 가족이란 무엇일까? 진정한 가족은 어떤 것일까?라는 생각을 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전통적인 가족의 개념에서 벗어날 때, 그것을 아이들과 이야기해볼 만한 때도 되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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