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토의 소원 사탕 그래 책이야 30
오민영 지음, 송효정 그림 / 잇츠북어린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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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린듯 따라간 길에 내 눈에만 보이는 마법 가게.... 과자점, 떡가게, 사탕가게 등 종류도 많지만 이제 좀 식상하다. 그 가게들에서는 소원을 들어주는 음식을 팔고, 그걸 먹은 주인공에게 사건이 일어나며 이야기는 펼쳐지지.... 이 책도 그 구성을 그대로 따랐다. 그래도 한가지 내게 차별화된 점으로 다가온 것은 주인공 아이의 심리적 문제였다. 그건 경쟁심과 질투심이다.

누구나 갖고 있을 이 마음. 물론 정도의 차이가 있다. 없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미약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있지만 다스릴 정도 되는 사람, 매우 과한 사람도 있지. 나 또한 어릴적 이 마음으로 고생했던 적이 있었기에 이해한다. 하지만 점점 나이를 먹으면서 가장 피곤한 족속 중의 하나가 이런 부류구나 느끼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이런 사람들과의 교류는 거의 생기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인가? 내 주변에 성공한 사람이 별로 없는 것이.ㅎㅎㅎ

나도 뭔가 달성하는 삶을 살고 싶은 욕구는 있고, 왕성히 달성해가는 사람들을 보며 드는 마음은 부러움인데, 그들의 열정과 근면함은 따라가기 힘들기 때문에 그냥 살짝 한쪽 끈을 놓아버리고 산다. 힘들면 쉬고, 적당히 게으르게.... 그래도 불현듯 '부러움'이 고개를 치켜든다. 이 부러움이 내게는 경쟁심의 또다른 얼굴인 것 같다. 하지만 대체로는 게으름이 부러움을 이긴다. 저런 이들은 타고난 거야. 너무 무리하지 말고 살자. 이정도도 쉬운 건 아니야.... 이렇게 정당화하면서.^^;;;;

이 책의 주인공 유나. 우리반 교실에 있다면 아주 신경쓰이고 이뻐하기 힘들어 살짝 맘고생할 스타일. (내가 그렇다는 거임. 모든 선생님들이 그렇진 않음^^) 지는거 싫어하는 걸 넘어서 윈윈도 용납 못하는 스타일. 오직 나만 이기고 나만 돋보여야 되며 두 손에 떡 들고도 더 집으려 눈을 번뜩이는 스타일. 이 아이에게 전학 온 우등생 예린이는 눈의 가시일 수밖에. 뭐든지 잘하고 배려까지 갖추어 반 친구들의 인정과 인기를 독차지. 저렇게 티꺼울 수가!

그러니 '달토의 소원 사탕' 가게에서 유나는 당연히 '뭐든 1등 사탕'을 골랐다. 수학시험을 100점 맞은것까진 좋았는데 달리기 시합에선 무리하다 예린이를 넘어지게 했고 유나의 1등은 무의미해졌다. 모두가 예린이를 걱정했기 때문이다. 두번째로 소원사탕 가게를 찾은 유나는 '꾀병 엄살 사탕'을 고른다.

이것도 스토리의 법칙 중 하나인가? 소원 사탕은 세 개까지만 살 수 있다. 유나가 세 번째 고른 사탕은 무엇일까? 그러나 안타깝게도 유나는 그 사탕을 놓쳐 세 번째 소원은 무위로 돌아가 버렸다. 하지만 가장 소중한 것을 얻게 되었으니.... 예린이의 헛점 매력을 알게 된 것이다. 그 헛점이 자신과 동일하다는 점도.... 둘이 헛점으로 뭉친 그 순간은 교실에 큰 웃음과 행복을 가져다 주었다.

그런 건가? 내가 그럭저럭 행복하게 살고 내 주변에 좋은 이들도 많은 것이 어쩌면 내가 완벽하지 않은 헛점투성이이기 때문인가? 그걸 감사해야 되는 걸까?ㅎㅎ 어쨌든 인간은 홀로 완벽하려는 노력보다는 함께 성장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존재라는 점은 확실하다.

이런 스토리를 읽게 되면 꼭 이런 상상을 하게 된다. 나는 어떤 소원 사탕을 고를까? 소원 세 가지를 잘못 써서 소시지가 코에 붙어버렸다는 이야기처럼 되면 안되니 엄청 신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부질없는 궁리.^^ 소원사탕 가게의 달토(달나라 토끼)는 유나에게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남긴다.
"인간은 마음만 먹으면 뭐든 할 수 있는 능력을 타고난답니다앙. 자신이 가진 힘을 믿으세요옹."

적당히 빈 사람들이 모여 이루는 행복한 세상이면 좋겠다. 스펙을 쌓고 또 쌓아도 써먹지도 못하고 남과 비교만 하는 세상이라면 얼마나 불행한가 말이다. 부모가 그렇게 키우는 아이도 있다는 사실. 이 책을 한 번 읽어보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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