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슨 선생님이 사라졌다! - 조지아 어린이 그림책 수상, 애리조나 어린이 독자상 수상, 캘리포니아 어린이 독자 메달 수상, 2020 7+8월 학교도서관저널 추천 바람그림책 92
해리 앨러드 지음, 제임스 마셜 그림, 김혜진 옮김 / 천개의바람 / 2020년 5월
평점 :
절판


좀 덜 열심히 하는 교사도 있지만 대부분 교사들은 고지식하고 기준이 높아 많은 애를 쓴다. 음 솔직히 다른 분들을 다 알 순 없지만 나와 내 주변은 다 그렇다.ㅎㅎ 그런데 나만큼 애를 안쓰시는 거 같은데 훨씬 효율이 좋은 선생님들이 있다. 속된말로 '먹고 들어가는' 분들 말이다. 이분들한테는 소문도 따라다닌다. 그 소문이란

"그 선생님 되게 무섭대~"

이렇게 되면 알아서 조심한다. 아이들은 그러려니, 운명이려니 하고 이전의 나쁜 습성을 슬며시 내려놓는다. 안하면 안돼요? 이런 소리 쑥들어가고 결과물의 퀄리티가 좋아진다. 학부모들은 안내가 상세하고 친절하지 않아도 알아서 잘 챙겨 제출율이나 회신율이 훨씬 높아진다. 옆반에선 구구절절 문자와 전화통 붙들고 늘어져도 완료 안되는게 그반에서는 그냥 한두번 간단 지시로도 완료된다. 세상 억울한 일이다.ㅎㅎ

표지에 있는 교실속 아이들은 얼음이 되어 앉아있다. 그러나 첫 쪽을 펼치면 아이들은 비행기를 날리고 종이뭉치를 던지고 난리법석이다. 난감한 표정으로 앉아계신 분이 바로 넬슨 선생님이다. 아이들은 제멋대로이고 버릇이 없으며 공부도 제대로 하지 않는다. 넬슨 선생님은 고민한다.

어느날, 넬슨 선생님은 결근하시고 새로 스왐프 선생님이 온다. 험악한 인상에 시커먼 옷을 입은 새 선생님은 날카로운 목소리로 혹독하게 아이들을 몰아세운다. 아이들은 꼼짝 못하고, 당연하게도 넬슨 선생님을 그리워한다.

아이들이 넬슨 선생님 집을 찾아갔을 때 스왐프 선생님을 보고 도망치는데, 이때 당연히 동일인이구나 눈치챌 수 있지만 아주 어린 아이들은 모를 수도 있겠지?^^

아이들이 근심과 그리움에 빠져있던 바로 그때,
"여러분, 안녕!"
하고 넬슨 선생님이 나타났다. 아이들의 반응은 상상 가능하겠지? 그런데 단지 기뻐하는 것뿐만 아니라, 태도가 아주 멋지게 바뀌었다.
"이렇게 멋지게 변한 이유가 뭘까?"
"그건 우리들만의 비밀이에요."

내가 여기에 오래 몸담으며 살펴본 바에 의하면, 이 결말은 현실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선생님이 다시 온 날 기뻐하는 건 맞지만 이세상을 지배하는 관성의 법칙에 의해 아이들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기가 쉽다. 오히려 그동안의 고생을 보상 받겠다는 듯이 더 말썽을 부릴 수도 있다. 현실은 그렇다.ㅎㅎ

하지만 이야기가 현실과 똑같으면 뭔 재민겨.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자신들의 착한 선생님을 한번 더 생각해보고 더 사랑하고 존중하게 된다면 좋겠다. 그리고 이세상의 착한 선생님들은 가끔 스왐프 선생님의 까만 옷을 빌려 입을 필요도 있겠지. 대표적으로 나!ㅋㅋ

아참, 이 책 표지 디자인은 착시현상을 일으킨다. 식탁위에 올려놓았다가 저쪽에서 보고 태블릿인줄 알고 깜짝 놀랐다. 조금 있다가 남편도, "에잉? 아이패드인줄 알았네."ㅎㅎ 눈나쁜 사람들의 착시일 뿐인지도 모르지만 인상적인 표지 디자인인 것 같다. 부드러운 색채에 부담없는 펜선의 그림도 아주 친근하고, 초반엔 악동들이었지만 인물들도 다 정이 간다. 조연인 맥스모그 형사님까지도.

아이들아, 아니 인간들아! 상대방이 다정할 때 잘 해! 호구가 진상을 만든다, 강약약강, 이런 말 생기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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