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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1 ㅣ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1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쟈쟈 그림, 김정화 옮김 / 길벗스쿨 / 2019년 7월
평점 :
이 책이 6권까지 나오고서야 1권을 읽어봤다. 작년에 도서실업무 하면서 나올때마다 구입해놓긴 했는데 내 차례가 오지 않았다. (그중의 한 명은 2학년 우리반 아이였다.^^) 손님 좀 빠지면 읽어봐야지 했던 것이 이렇게 시간이 지나버렸네.
첫 느낌은 그렇게 좋진 않았다. 난 판타지를 좋아하긴 하는데 매우 환상적이거나 아님 아주 따뜻한 느낌이 나는게 좋다. 1권 절반쯤 읽었을 때는 깊진 않으면서 좀 기괴한 느낌이라 썩 맘에 들지 않았다. 계속 읽으면서 에피소드가 더해지니 그 소재의 다양함에 관심이 끌렸다. 어떤 사람에게, 어떤 과자의, 어떤 마법이 일어나는 걸까? 그걸 통해 작가는 인간의 어떤 모습과 인생의 진리를 보여주는가?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의 주인은 풍성한 흰머리를 틀어올린, 하지만 노인은 절대 아닌 베니코라는 거구의 여성이다. 그리고 이 가게의 위치는... 모른다. 그날의 행운의 주인공에게만 눈에 띈다. 1권에서 그 행운의 주인공들은....
[인어젤리]를 사간 아이는 학교 수영수업이 너무 두려운 마유미다. 허겁지겁 인어젤리를 만들어먹은 마유미는 수영시간에 그야말로 물 만난 물고기가 되었다. 하지만 부작용이.... 뒤늦게 설명서를 끝까지 제대로 읽지 않은 걸 후회했지만.... 해결책이 구석에 남아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래, 말은 끝까지 듣고 글은 끝까지 읽어야 하지. 그치만 그걸 못했다고 인생이 바뀌는 건 너무 가혹하니까 경고 수준까지만.^^
[맹수 비스킷]의 신야는 여동생 에미를 놀리는 재미로 사는 아이다. 행운의 주인공은 에미였는데 따라간 신야는 욕심에 못이겨 '맹수 비스킷'을 슬쩍해온다. 당연히 댓가를 치렀겠지? 구원은 여동생 에미의 역할. 이제 신야는 동생을 괴롭히긴 틀렸다.ㅎㅎ 욕심에 대한 경계. 그리고 역시, 설명서를 잘 읽어보는 신중함도 중요.
[헌티드 아이스크림]의 주인공은 20대 직장여성 미키다. 그녀도 역시 설명서를 제대로 읽지 않았네? 하지만 꽤나 담력있는 여성이다. 부작용을 그대로 즐기기로 한다. 그 벌은 엉뚱한 사람이 받았다. 근데 받을 만해서 받은거니.... 이제 미키는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면 되겠다.^^
[붕어빵 낚시] 붕어빵과 낚시를 좋아하는 게이지가 이 제품을 산 건 당연한 일이었다. 양동이에 물만 채우면 진짜배기 바다낚시를 할 수 있다니, 우와 상상력 한 번 알차네!ㅎㅎ 하지만 닥쳐온 위기는? 이것도 역시 깨알같은 주의사항을 안 읽어서 생긴 일. (나도 잘 안읽는데, 이거 좀...^^;;;) 그래도 가장 훈훈한 해피엔딩.
[카리스마 봉봉] 권선징악이 가장 잘 드러난 작품. 거의 놀부전 급이다. 게으름과 욕심, 악의에 대한 가장 극적인 징벌. 주인공 미용사 노리유키는 후속편에 다시 등장하는듯.....
[쿠킹 트리]의 전반부는 슬프고 가혹하다. 아동학대 상황에 있는 형제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늘 이렇게 살아왔기에 이것이 아동학대인지도 모를 것이다. 따뜻한 밥 한 번 해준 적 없는 엄마는 늘 화내고, 집을 나가 술, 담배, 도박을 하며 아이들을 방치하고... 이런 어른들은 왜 결혼을 해서 불행을 물려주는 걸까? 화가 난다. 다행히 아이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쿠킹 트리'가 왔다. 하지만 그마저 엄마한테 뺏겨 버리는데.... 엄마는 '벌'이 아닌 벌을 받았다. 왜일까? 벌을 받았으면 아이들이 행복해질 수 없으니까. 벌도 아이들을 봐가면서 내리는... 이런 작품의 배려가 맘에 든다. 근데 엄마, 반성 많이 해! 애들 땜에 봐준 줄 알아!!
1권에는 이렇게 6편의 이야기가 담겼다. 읽고나니 살짝 갈증이? 이걸로는 부족해.....ㅎㅎ 걱정 마라. 앞으로 다섯 권이나 더 있잖아? 에필로그에서 베니코는 봉인된 상자를 열어 작은 병들을 살피는데, 기쁨의 웃음을 터뜨리기도 하고 안타까움의 한숨을 쉬기도 한다. 마법에도 어떤 법칙이 있는 모양이다. 주관자도 어찌할 수 없는 법칙. 이 대목을 보면 알 수 있다.
"불행은 행복으로, 행복은 불행으로. 전천당은 손님을 고른다. 손님이 행복해지면 전천당의 승. 불행해지면 전천당의 패. 내일은 어떤 손님이 전천당을 찾아와 줄까?"
노래하듯이 중얼거리면서 베니코는 부엌에서 나갔다. (145쪽)
전천당도 승리와 패배를 할 수 있다는 설정은 긴장감과 응원을 불러일으키는 설정이 아닌가? 이렇게 1권은 끊을 수 없는 줄로 2권으로 이어진다. 이제 그 줄을 따라 2권으로 가보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