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친구 샤넌 헤일 친구 그래픽노블
샤넌 헤일 지음, 르윈 팸 그림, 고정아 옮김 / 다산기획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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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넌 헤일 작가의 그래픽 노블. 처음 읽어봤다. 자전적 이야기면서 여학생들의 친구관계를 사실적이고도 세밀하게 완전 근접촬영으로 잡아냈다. 연도를 보니 작가는 40대 후반쯤? 나와 가까운 또래인데 내가 느껴보지 못한 요즘 아이들의 심리를 너무 잘 그려냈다. 그때나 지금이나 아이들의 심리는 근본적으로 큰 차이는 없겠지. 나는 좀 둔탱이고.ㅎㅎ

 

나는 아동기와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소위 그룹이라는 데 들어가본 적이 없다. 들어가보고 싶어한 적도 없고. 유연하면서도 친밀한 연결고리를 추구했다고 할까. 단짝친구는 있었는데... 물론 그 친구가 나보다 다른 친구와 더 가까워지면 좀 서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던 것 같고, 나만의 친구이길 바라서 좋은 시와 편지를 자주 보냈던 것 같기도 하고.... 그랬지만 친구들 사이에서 치이고 상처받고 했던 기억은 없다. 왕따라는 말이 그때는 없기도 했지만 지능적으로 누굴 돌려세우고 낄낄대고 괴롭히는 아이들을 보진 못했는데... 물론 소위 날나리라는 애들이 있긴 했지만 그들은 그들끼리의 리그가 있었고 공부하는 애들을 괴롭히진 않았다. 나는 참 운이 좋았던 건가.... 이 책에는 여학생들의 친구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이 대부분 나온다. 요즘과 다른 점이 있다면 강도? 악의성? 그렇지. 요즘 괴롭힘의 수위는 어른도 놀랄 정도니까... 이책의 이야기 정도는 애교라고 볼 수도 있겠지.

 

샤넌은 빨간머리에, 눈치와 센스도 약간 부족해 보인다. 어릴때부터 함께 놀던 에이드리언을 너무 좋아하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에이드리언의 친구 범위는 넓어지고, 샤넌과 단둘이 놀려고 하지 않는다. 젠이라는 예쁘고 우수한 아이가 이끄는 그룹에서 에이드리언은 상위를, 샤넌은 하위를 차지하며 이들 주변의 관계는 다양한 화학작용을 일으킨다.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5학년이 된 샤넌은 결국 그룹에서 밀려난다.

 

완전히 고립된 샤넌에게 새로운 환경이 펼쳐진다. 5,6학년 혼합 학급에 편성이 된 것이다. 우리나라 같으면 6학년들에게 눌려 또다른 마음고생을 할 것 같은데, 샤년은 조건없이 선선하게 함께 어울리는 6학년들의 모습에서 신세계를 본다. 눈치보지 않고 주눅들 일 없으니 샤넌의 말과 행동도 훨씬 성장했다. 오히려 젠 쪽에서 부러움을 느끼며 쳐다볼 정도가 되었다. 이건 샤넌의 노력으로 찾아간 길은 아니었으니, 샤넌에게는 행운이라 할 것이다. 막상 보기 전에는 절대 알 수 없는 다른 세계가 있는 것이다. 말해줘봤자 모른다. 직접 경험해보기 전에는.

 

새로운 것을 상상하고 이야기를 꾸미고 놀이를 만들어내는 샤넌의 장기는 세월이 흘러 이 모든 일들을 이렇게 작품으로 탄생시켰다. 말하자면 샤넌은 혼돈의 사춘기를 지나 작가로 성장한 것이다. 그 전환기가 없었다면 더 오래, 많이 힘들었겠지. 참 다행이다.

 

마지막 작가의 말에서 난 아이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을 찾았다.

어린 시절에 친구를 사귀고 우정을 키워나가는 일이 특히 힘든 것은 그때는 우리의 세계가 좁기 때문입니다. 나 역시 상급학교에 진학하고 어른이 되며 힘들 때마다 도움을 아끼지 않는 평생의 친구를 여럿 만났습니다. 어린이 여러분 중에도 아직 자신의 그룹을 찾지 못한 친구들이 있겠죠? 그렇다고 하더라도 어린 샤넌처럼 버텨 보세요. 여러분의 세계는 지금 그대로 멈추지 않습니다. 점점 더 크고 넓어집니다. 어린이 여러분은 진짜 친구를 가질 자격이 충분합니다. 진짜 친구는 친절하고, 여러분의 장점과 매력을 잘 알아볼 겁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도 누군가의 진짜 친구가 되어 주세요!”

 

좁은 시야 좁은 경험 안에 갇혀서, 지금 여기서 소외되면 인생의 낭떠러지에서 떨어질 듯 절박하게 괴로워하는 아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세상은 넓고 친구는 많다. 여러분의 세계는 지금 그대로 멈추지 않습니다. 점점 더 크고 넓어집니다.” 정말 명언이다. 아이들이 약간은 초월한 태도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러면 초월한 아이들끼리 눈이 맞기도 하지.ㅎㅎ 누구를 끼울까 누구를 뺄까에 온갖 정신이 팔려있는 아이들이 한심해 보일 것이다. 그때 너는 한 계단을 올라선 거야. , 그 아이들도 언젠가는 너처럼 깨닫게 될 테니 너무 무시하지는 말고, 너는 너의 길을 가면 돼. 고개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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