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불허전 학급경영 - 허쌤의 첫 만남 프로젝트
허승환 지음, 허예은 그림 / 꿀잼교육연구소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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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동학년이 교실청소, 이사 등으로 각자 빡센 금요일을 보냈다. 동학년 톡에 올라오는 말씀들. "주말엔 푹 쉽시다."
난 주말에도 안 쉴거라고 생각했다. 생각할 것도 해야할 일도 너무 많아서다. 어제 페북에서 애니어그램 유형 특성을 간단히 올린 분이 계셨는데 거기 1유형의 특징으로 이런게 있었다.
"주로 분노와 조바심의 문제가 많다."

나이들며 분노는 조금 덜해지는 것 같은데 반비례로 조바심은 상승한다. 새로운 환경, 그것도 지금까지보다 어려워진 환경 앞에서 내 조바심은 지금 극에 달해 있다. 그러나.... 조바심을 이기는 게 게으름인지, 주말에 안쉬겠다는 결심은 물건너가고 하루종일 조용히 집에서 지냈다. 쉬면서 이 책을 천천히 읽었다. 내 경력이 오래되었고 저자의 다른 책들을 전에 읽었기 때문에 처음 보는 내용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하고 있는 것, 나와는 맞지 않아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 새롭게 해볼 것 들을 분류하며 읽는 작업이 아주 새로웠다. 빠진 구멍을 채우는 느낌도 있어서 아주 알찬 기분으로 책을 읽었다. 특히 경력교사와 신규교사의 문답과 대화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가려운 부분을 꼭 집어 박박 긁어준다는 장점이 있었다. 더이상 친절할 수는 없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300쪽의 책에 첫 일주일의 내용을 시간별로 상세히 담았다.

마음에 여유가 있다면 전체를 개괄하며 리뷰를 쓸 텐데 지금 내 코가 석자라 나의 빈틈을 채울 내용으로 메모한 것들을 중심으로 내가 이해하고 적용한 방식으로 간략히 적어본다. 이 책을 읽기 전에 <학급혁명 10일의 기록> 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정말 그대로 다 하고 싶을 정도로 감동적이었지만 내게는 약간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두 책을 적절히 섞어 3월을 운영하는 것이 나의 목표다. 여기에는 이 책에서 차용할 내용 중심으로 적어보겠다. (내가 지금 정신이 없어 뒤죽박죽일 수도 있음^^;;)

1. 첫날
안전하고 차분한 교실을 만드는 것은 앞으로 꽃피울 학급운영의 전제이자 밑바탕이다. 이를 잊지 않은 상태에서 최대한 환영의 분위기로 이끈다.
1) 소나기 공책을 선물한다. 난 이걸 독서기록으로 쓸 생각이다. 10여년 간 하던 학급 연중 돌려읽기 프로그램과 독후,토론활동은 올해는 포기한다. 대신 적은 양의 책을 함께 읽고 교사가 읽어주는 방법 내에서 최대한의 효과를 꾀해볼 생각이다. 그 외 아침독서, 도서실 독서 시간에 읽은 책의 간단 기록을 여기에 남길까 한다.
2) 교사와 학생 자기소개를 한다. 교사 소개를 할 때는 평화 교실에 대한 교사의 의지를 천명한다. 교사의 의지 표명이 학생활동보다 앞순위다. 아무리 제멋대로인 아이들이라도 교사의 의지 표명은 받아들이는 걸 경험했다. 교사소개에 이걸 잘 녹여야 하는데. 만들어둔 ppt가 있지만 다시 손봐야겠다. 올해도 키워드-퀴즈 소개로 하려고 한다. 학생 자기소개는 좀 더 생각해봐야겠다. 책상 위에 삼각대 같은거 붙이는거 싫어해서리... 그래도 많은 분들이 하시는 방법인데 올해는 해볼까....? 이런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다 교사에게는 생각거리다.
3) 개미술래게임 재밌을 것 같다.^^ 뒷날에 나오는 게임들 중 손님모시기 정도는 첫날에 함께 해도 좋을 것 같다.

2. 둘째날
학급의 구조 조직은 3일 안에 끝내야 한다. 여기서 조직이란 하루의 일과(루틴)를 말한다. 종치면 수업할 수 있게, 교과실로 순조롭게 이동할 수 있게 연습해야 한다.
1) 글쓰기 공책 시작한다. 허쌤은 매일 두줄쓰기와 10줄 주제글쓰기를 하시는데 나는 주제글쓰기만 하려고 한다. 주2회씩 했었는데 적당할까?
2) 우리반의 목표 세우기 : PDC의 가이드라인 정하기와 비슷한 것이다. 난 이걸 버츄카드를 가지고 해봤었는데.... 올해는 인원이 많아 카드가 부족... 방법은 좀더 고민하기로.

3. 셋째날
1) 의미있는 역할 정하기 : 아이들이 남아서 당번활동 같은 걸 하지 않으려면 1인1역이 필요한데 이걸 만족스럽게 짜서 운영하기 힘들다. 내가 제일 많이 써본 방법은 요일 당번제이다. 월봉이, 화봉이로 명명하며, 매일 하는 1인1역 보다는 반응이 좋았다. 그보다 더 좋은 것이 '의미있는 역할' 정하기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문제는 꼭 필요하지만 아무도 하려고 하지 않는 역할인데, 이 책에서는 그럴 때는 모두가 돌아가며 하기로 해법을 제시했다. 아이들에게 의견을 물어봐야겠다. 결국은 의미있는 역할+요일제로 가지 않을까 예상한다. 의미있는 역할에서 필요한 일들이 다 채워진다면 폭풍칭찬을 해주면 되고.^^
2) 학급 규칙 정하기 : 그동안 가이드라인 정하기까지만 하고 학급규칙을 따로 만들진 않았었는데, 덕목과 규칙은 똑같은 것은 아니니 필요할 것 같다. 허쌤은 모둠토의로 정한 것들을 모아 정리하고 투표하여 최종적으로 정하는 방식을 쓰셨다. 규칙은 정하면 불변이라 못박기보다는 정기적으로 삭제, 추가가 가능하게 열어두는 게 좋겠다. 일상적으로 습관이 되어 잘 지켜지는 것은 빼고, 새롭게 부각된 문제에 대한 규칙은 넣고 이런 식으로.
3) 배움지도 그리기 : 초임 때부터 중요시되던 마인드맵을 아직까지도 아이들에게 지속적으로 지도한 적이 없었다. 나 자신이 별로 활용하지 않아서 큰 덕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올해는 단원 개관이라도 마인드맵으로 시켜볼까? 그리고 차시별 알게 된 내용을 붙임종이에 써서 붙이는 방법이 좋아보인다. 고려해보겠다.
4) 놀이 중 협력 저글링 놀이 재밌을 거 같다. 근데 내가 안해봐서... 돌발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을래나.^^;;;

4. 넷째날
1) 첫 체육 위기탈출 넘버원 안전지도가 인상적이다. 학교내 사고가 많다고, 뛰거나 장난치지 말라고 하는 건 다 너희들의 안전 때문이라고 수없이 말했지만 입만 아플 뿐이었다. 학습지까지 제시해 주셨으니 해봐야겠다.
2) 올베우스 4대 규칙 중 1 "우리는 다른 친구를 괴롭히지 않을 것이다"를 지도할 때 먼저 괴롭힘의 의미를 장난과 비교하여 인식시키는 것은 중요하다. "장난이었다"는 핑계가 많기 때문이다. 이때 행감바(이 책에선 어기바)를 함께 지도하고 이때 감정툰 카드를 사용하면 효과적.
3) 학교폭력지수 단계표가 있는데 난 이건 일단 안써보겠다. 학교폭력이란 말을 최대한 안쓰고 싶어서다. 해결할 수 있는 갈등도 학폭으로 몰고가는 세태에 위기를 느낀다. '친구 갈등를 막아주는 세 마디'는 아주 적확해서 기억해 놔야겠다. "너 쟤랑 놀면 절교야, 걔랑 나랑 누가 니 친구야 선택해, 쟤 좀 재수없지 않아?"
<파워북>이라는 책을 읽고 힘의 불균형에 대해서 아이들과 이야기 나누고 싶었는데, 이 책에 유튜브 영상이 소개되어 있다. 페이스북에서 한때 엄청 봤던 영상이다. 회복탄력성이라는 말도 함께 지도 가능하겠다.

5. 다섯째 날
1) 올베우스 평화규칙 2 "우리는 괴롭힘 당하는 친구흘 도울 것이다." 이때 방관자가 아닌 방어자의 위치로 돌아서는 일이 중요함을 지도한다.
2) 학급평화회의 : 작년 2학년과는 자주 했는데 6학년은 시간이 날지 모르겠다. 허쌤은 한주의 마지막 시간에 도덕과를 배치하여 진행하셨다. 좋아바를 돌아가며 말하기로 진행한다. 칭찬과 감사 나누기를 할 때 가장 듣고싶은 칭찬, 격려의 말을 붙임종이에 써서 왼쪽 사람에게 주면 그걸 보고 오른쪽 사람에게 그대로 말해주는 방식이 좋았다. 나는 말로 했었는데 그게 좀 민망할 수도 있으니 붙임종이 방식이 더 좋겠다. 훈훈한 분위기가 될 것 같다.

6. 여섯째 날
배움 덕목 만들기 : 가이드라인이나 규칙 만들기에서 다 커버해버리고 싶은데 안될라나? 허쌤은 배움덕목 정하기를 따로 하셨다.

7. 일곱째 날
가치사전 문장퍼즐게임 : 덕목(가치)에 대한 사전 쓰기는 많이 해봤는데 문장퍼즐게임하기는 안해봤다. 고학년 수준에 맞을 것 같고 재미있겠다.

나의 목표는 '배움과 성장이 있는 평화로운 교실' 이다. 상처와 두려움이 없는 교실, 문제가 있으면 함께 해결하는 교실을 만들고 싶다. 많은 역경이 있겠지.... 나오는 한숨을 참으며 책을 읽고 준비한다.

올해는 저자인 허쌤과 동학년이다. 직접 만날 수 있는 거리에 근무하는 것도 아니건만 마음 한쪽이 든든하다. 허쌤의 기록과 실천을 늘 가까이 두고 따라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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