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기 수업을 하며 함께 볼 그림책들>

가을인가 단풍인가 싶더니 어느새 추워졌다. 통합교과에서 겨울 단원을 배울 날도 멀지 않았다. 2학년 겨울 단원에서는 생물들의 겨울나기가 비중있게 다뤄진다. 돌려읽기 책으로도 한 권 넣고 싶고 수업 중에도 읽어주려고 3권을 골랐다.


1. 겨울에도 괜찮아(시공주니어)


내용 범위가 가장 넓은 책이다. 동물들의 겨울나기 전반을 다룬다. 겨울잠 뿐 아니라 따뜻한 곳을 찾아 먼 거리를 이동하는 철새, 털갈이를 하는 동물 등 다양한 겨울나기 방법을 파악하기에 좋다. 그림이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어 과학그림책으로 적절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외국 작가의 책이라 우리 땅에서는 볼 수 없는 낯선 동물들이 많이 나오는데, 그런 동물들도 알아두면 물론 좋지만 익숙한 동물들이 주로 나오는 게 저학년엔 좋을 것 같아 그점이 살짝 아쉽다. 우리나라 작가가 그린 정보그림책이 이 주제로 나온다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래 소개할 두 권도 모두 외국 작가의 책이다.)

재작년에 이 책을 이 시기에 돌려읽기로 읽었다. 무난했다. 아이들 반응도 폭발적이진 않았지만 나쁘지도 않았고. 올해도 이 책으로 읽혀도 아무 문제가 없지만 그래도 다른 책을 좀 찾아보고 싶었다. 내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살짝 산만하게 느껴지는 (아이들 눈높이에서 본다면 정보들이 좀 정리가 안되는) 면도 있어서. 그러나 겨울나기 전반을 다룬다면 이 책을 추천.


2. 신비한 겨울 숲의 동물들 (사파리)


이 책은 불빛 그림책이다. 전에 다른 불빛 그림책을 상당한 가격을 주고 샀었는데 이 책은 일반 그림책과 전혀 다를 바 없는 12,000원! 어설픈 거 아냐? 미심쩍어하며 구입해 봤는데 오우, 생각보다는 효과가 좋았다. 휴대폰 손전등을 켜서 책장 뒤에 대면 굴 속에서 겨울잠을 자고 있는 곰 가족도 나오고 개구리도, 여우도 나온다. 판형도 넉넉한 편이어서 아이들을 모아놓고 보여주면 좋겠다. 이건 각자 읽기보다 보여주기가 더 적당할 것 같아서 킵 해두었다.ㅎㅎ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다.^^


3. 아늑한 마법(다림)


이 책은 나온 지 며칠 된 따끈따끈한 신간이다. 찾는 주제의 책이 신간으로 어느날 뙇! 하고 나오면 로또 소액에 당첨된 정도의 느낌이라 할까. (로또를 사 본 적은 없다.ㅎㅎ) 더구나 그 책이 마음에 들면 행운의 느낌은 더 커진다. 이 책이 그랬다.

'숲 속 동물들의 겨울잠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이 책은 동물들의 겨울나기 중 겨울잠만을 다룬다. 겨울나기 전반의 내용이 아니라서 살짝 아쉽지만 교과연계 독서를 할 때 꼭 교과내용 전반을 다뤄야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부의 내용으로 동기유발이 되어도 좋고 부분적인 배경지식을 갖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이 책은 정보그림책이 갖는 딱딱함을 극복하고 있다. 딱딱함은 커녕 아늑함을 준다. 제목부터가 '아늑한 마법'^^ 맨 뒤 몇 장 정보면을 빼면 그냥 이야기 그림책으로도 손색이 없겠다. 여름에 할머니 댁에 놀러간 아이는 자연에서 많은 것들을 본다. 할머니 댁에서 비밀스러운 숲속의 빈터까지. 숲속에서 보낸 시간은 아늑했다. 겨울이 되어 다시 할머니 댁을 찾은 아이는 숲속 빈터에 다시 가보지만.... 그곳은 여름의 그곳이 아니었다. 고요하고 텅 빈 곳. 그곳에서 아이는 할머니께 '지금은 보이지 않지만 어디선가 겨울잠을 자고 있는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마지막 정보페이지엔 동물 종류별로 (포유류, 파충 양서류, 어류, 조류, 작은 동물들) 겨울잠 자는 방식들이 그림과 함께 소개되어 있어 정보책으로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아이와 할머니가 등장하고, 풍성한 여름 숲에서의 느낌과 텅 빈 겨울 숲에서의 느낌을 잘 그려내어 따뜻하고 감각적인 책이 되었다. 올해는 이 책으로 돌려읽기를 해보겠다.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는 지식도 말랑하게 다루는 것이 내가 좋아하는 방식이다. 더 깊이 알고 싶다면 거기에서부터 자기주도적 학습과 확장이 시작되는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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