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를 권하는 책들이 많다고 들었다. 그런 동화가 많다는 사실은 확실히 안다. 내가 읽어본 것만 해도 꽤 되니까. 이 책도 그 범주에 넣을 수 있겠다. 또다른 각도에서 이 책은 시장논리에 의해 사라져가는 소중한 것에 대해 말한다고도 볼 수 있다.시장님은 마을에 큰 도서관을 지었다. 하지만 갈수록 실망스러웠다. 돈이 되지도 않는데다가 파리만 날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장님은 임기가 끝나기 전에 도서관을 허물고 그 자리에 쇼핑몰을 짓겠다고 공언한다. 사서선생님은 눈물을 머금고 마지막 독서캠프를 준비한다.마지막 캠프는 성황리에... 열리기는 커녕 참가자가 없었다. 빨리 정리하고 싶은 시장님이 손을 썼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참가자가 한 명 왔으니 바로 책 읽기를 끔찍하게 싫어하는 염소 매리엄이었다. 한 명의 참가자를 위해 사서 선생님은 캠프를 진행한다. 다양한 책놀이에 빠져가고 있던 매리엄은 "쓸모없는 책" 운운하는 시장님 말에 발끈하여 생각지도 못한 말이 튀어나와 버렸다."책이 얼마나 쓸모가 많은데요! 아마 100개하고도 1개쯤은 더 있을걸요!"이리하여 매리엄은 시장님과 내기를 하게 되어버린 거다. 일주일 안에 책의 쓸모를 101개 찾으면 도서관를 없애지 않는 걸로. 주인공의 이런 위기 상황. 이건 독자들에겐 몰입 상황이지.^^나 또한 101가지가 어떤걸까 궁금해하며 책장을 넘겼는데, 정말 공감가고 고개 끄덕일 것도 있었고 이건 쫌 아닌데 싶은 것도 있었다.^^;;; 일단 책의 물적 상태를 이용한 것은.... 이것도 책의 쓸모라면 쓸모지만 그걸 진정한 쓸모라 할 수 있을까? 뜨거운 냄비 받침이라든가 컵라면 뚜껑 같은 거 말이다. 으으으.... 이건 정말 내가 질색하는 거라고.... 버리는 과월잡지가 아닌 담에야 냄비받침이 웬말이냐. 이건 책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함. 그리고 아빠가 엄마 몰래 비상금 넣어두는 장소. 이것도 책의 역할로 동의할 수 없도다! ㅎㅎ하지만 이런 대목엔 공감했다. "할아버지가 보고 싶으면 난 이 책을 보고 또 보곤 해. 이 책으로 할아버지를 추억하는 거란다." 이 대목에선 요시다케 신스케의 <있으려나 서점>의 한 장면이 생각나기도 했다. 그 외에도 '친구가 필요할 때', '좋은 생각이 필요할 때' 등엔 동의. '잎새 말리기'까진 소싯적에 많이 해본 짓이라 동의. 그 외 대부분은 책의 본질로서의 역할과는 거리가 멀어서.... 잔뜩 했던 기대에 비해서는 다소 실망했다. 고정관념을 뒤집는 발상? 그런 쪽으로는 의미가 있을 것 같기도 하다.이 부분을 읽다보면 최은옥 작가님의 <책으로 똥을 닦는 돼지>책이 바로 떠오르는데, 이 책에선 마을의 동물들이 모두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책을 사용하고 있다. 똥을 닦는 것도 그중 하나다. 거기선 시장님이 책을 '읽는' 즐거움과 기쁨을 공유하기 싫어서 혼자만 책을 읽고 있는 모습으로 나온다. 결국 마을의 모든 동물들이 책은 '읽는' 것이고 그 안에 참 의미가 있다는 깨달음에 이르게 된다. 솔직히 난 그 주제에 공감하기가 훨씬 쉬웠다. 책이라는 물건으로 할 수 있는 일이 101가지, 아니 201가지라 해도 뭐하나. 읽고 이해하며 공감하지 않는다면. 거기까지 가는 길에 동기부여나 보조수단으로 다른 역할이 사용될 수는 있겠지만.결국 매리엄은 약속한 날에 책 사용법 101가지를 다 찾지 못한다. 그래서 도서관은 허물게 되었을까? 반전이 있다. 그리고 거기에 아까 '추억'을 말씀하시던 할머니가 큰 역할을 하셨다. 이 부분은 살짝 감동적이었고 더할 수 없이 좋은 결말이었다.제목에는 죄송하지만 난 책의 사용법이 101가지나 되지 않아도 좋다. 1가지만이라 해도 그게 귀하다면 뭐가 문제랴. 좀 더 들어가서, '책을 읽어서 얻게 된 것'이라면 101가지가 넘고도 넘칠 것 같다. 각자마다 얻은 것들이 백인백색 다를 것이니 말이다. 그걸로 이야기를 만들어도 재미있고 의미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