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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왕따 특공대 - 개구리 왕국을 구하라! ㅣ 꿈터 어린이 26
고정욱 지음, 이상미 그림 / 꿈터 / 2019년 10월
평점 :
첫 소감은 고정욱 작가님이 힘 빼시고 편하게 쓰셨네 하는 느낌이었다. 왠지 휘리릭 금방 쓰셨을 것 같은 느낌? 하지만 생각해보니 이게 선입견일수도 있겠다. 읽기 편하다는 것과 쓰기 편하다는 것은 다르니까. 곰곰히 들여다보면 여러가지 키워드를 발견하게 된다.
1. 환경 : 개구리 왕국에 비상이 걸렸다. 환경재앙이었다. 늪의 물이 마르고 먼지와 오염물질이 왕국을 뒤덮었다. 범인은 용이 되려다 실패한 이무기. 상류를 틀어쥐고 앉아 둑을 만들어 물길을 막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분노의 독소들을 뿜어낸다.
2. 개구리 : 이 책의 주인공들과 문제해결의 용사들은 개구리들이다. 개구리 보기가 전보다 어려워졌다고 한다. 특히 토종개구리들. 개구리들이 돌아왔다는 건 우리에게 좋은 소식일 것이다. 이 책의 개구리 특공대는 청개구리, 참개구리, 황금개구리, 두꺼비, 산개구리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생김새와 특징을 좀더 잘 알 수 있게 사진면이 따로 추가되거나 삽화에 좀 더 잘 나타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이 개구리라는 동물에 관심을 갖고 생태계의 한 부분인 그들에게 좀더 애착을 가졌으면 해서다. 이 책에는 황소개구리도 나오는데, 이무기 편에 붙어 그의 하수인 노릇을 하는 역할로 나온다. 우리 생태계의 골칫거리임을 감안할 때 적당한 배역이라 하겠는데, 책에서도 이들에 대한 대안은 딱히 제시하지 못했고 결국 조건부 수용을 하는 식으로 해결이 된다. 그만큼 어려운 문제라는 뜻이겠지...
3. 왕따 : 개구리 왕국의 위기를 해결하러 나선 특공대의 면면을 보아하니, 거의 외인구단급이다. 제목에선 이들을 '왕따'라 명명했다. 프로디는 말썽만 부리는 청개구리에, 참개구리 대죽이는 시끄럽고 목소리만 크며, 황금개구리 메롱이는 혀가 너무 길어서 놀림만 받던 개구리다. 두꺼비 칙칙이는 혐오대상이며, 산개구리 왕눈이는 다리에 장애가 있다. 주류가 아닌 아싸, 즉 왕따인 이들은 의기투합하여 상류로 정찰을 나간다. 결국 이무기 앞에 당도하고 이무기를 물리치고 둑을 허물기까지, 그들의 약점으로 인식되었던 특징이 때에 따라선 커다란 강점이었음을 알게 되기도 하고, 약점 밑에 감춰져 있던 강점이 드러나기도 한다. 왕따의 재발견이라 하겠다. 이런 서사는 옛이야기의 공식이기도 한 것 같다.
옛이야기의 특징을 차용해서인지, 서사가 선이 굵고 빠르고 통쾌하기는 했으나 왠지 깨알재미가 부족한 느낌이 내게는 들었다. 내가 너무 디테일을 추구하나? 대화체도 그렇고 문장들에서 새롭게 끌리는 유머를 발견하진 못했다. 프로디가 금개구리왕에게 약속대로 왕국의 절반을 상으로 받는 장면도 왠지 내겐 떨떠름했다. 나만 그러나? 아이들이 재미있어한다면 위의 세 가지 키워드를 위해서는 읽어주고 싶은데. 한번 시도해 봐야겠다. 아이들이 재미있어한다면 위에 적은 아쉬움은 모두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