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 피플 시리즈 / 이사벨 토머스 외 / 웅진주니어>인물이야기(옛날 식으로 부르면 위인전)를 아이들에게 읽히는 게 쉽지 않다. 옛날 우리 어릴때 집에 책이라면 부모님이 맘먹고 사주신 계몽사 위인전집밖에 없었던 때는 어쩔 수 없이 그것만 읽었지만, 지금은 학교도서관에만 가도 온갖 탐스러운 책들이 넘치니까.... 인물이야기는 우선순위에서 한참 밀린다. 하지만 독서의 편식을 방지하는 의미에서라도 난 가끔 인물시리즈를 수업에 활용한다. 국어에서 전기문 단원이 나올 때, 인물의 말과 행동에서 그의 생각을 유추하거나 인물의 삶을 통해 그의 가치관을 판단하는 수업을 할 때 인물이야기 전집을 도서관에서 학급대출해서 횔용한다. 이럴 때 두꺼운 책들은 시간의 제약 때문에 활용하기 힘들고, 나는 주로 비룡소에서 나온 <새싹 인물전> 시리즈를 활용했다. 이 시리즈는 저학년용이라 보통 단위수업시간 내에 읽을 수 있고 국내외 인물 골고루 60권까지 나와있어 권수도 넉넉하여 활용하기 아주 좋았다.그러다 올해 이 책이 나온 걸 보고 오잉? 요것도 좋겠는걸? 하고 지난 1학기 도서실 수서 때 구입했다. 사놓기만 하고 못읽어보다가 오늘 그 중 2권을 대표로 가져와 읽어봤는데 참 괜찮다. 1. 글보다 그림이 많은 구성이라 일단 접근성이 좋다. 표지도 각 권마다 다른 색으로 칼라풀하다. 내용 이전에 비주얼을 따지는 까탈스런 아해들에게도 먹히겠다.ㅎㅎ 본문의 그림도 총천연색은 아니지만(몇도인쇄? 그런거 잘 몰라서...) 그림체도 각각 개성있고 그림책처럼 그림에도 많은 이야기나 정보들이 들어있다. 글자체도 일반적인 인쇄체가 아니고 개성있는 폰트들이 사용되었다. 모든 책이 이렇다면 정신없겠지만 가끔 이렇게 읽으면 새로워서 좋다.2. 새로운 인물들을 조명해서 좋다. 완전 최초는 아니지만 그래도 기존 위인전들에선 흔히 다루지 않던 인물들, 프리다 칼로나 '안네의 일기'의 안네 프랑크 등이 포함되어 있다.3. 이건 무조건 장점이라 할 순 없지만 분량과 구성상 부담없이 빠르게 읽을 수 있어 다양한 독서력이 섞여있는 교실에서 함께 읽고 이야기나누기 좋다. 단 분량이 적다고 해서 내용이 단선적인 건 아니다. 업적과 교훈을 강조한 일반적인 위인전과는 느낌이 다르다. 일생의 애환을 조명했다고 할까. 전권을 다 읽지는 못해서 단언할 수는 없지만 그렇게 느껴졌다. 인터넷서점의 분류로는 1,2학년용으로 되어있는데 내가 볼 때는 저학년도 읽는데는 무리가 없겠으나 내용을 다루려면 중학년 이상은 되어야 할 것 같다. 예를들면 '넬슨 만델라'를 읽었는데 그는 비폭력투쟁을 추구한 사람이 아니었다. 이런 부분은 배경을 충분히 이해하지 않으면 상식적인 덕목에는 위배되므로 아이들이 어려워할 수도 있겠다. 모든 일에는 상황적 맥락이 있으므로 그가 살아간 시대와 그의 생애를 통해 이해하는 일이 필요하다. 그게 아이들이 배워야 할 감수성일테고, 그래서 인물책 독서도 꼭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다.이렇게 활용가능한 책들이 늘어나면 그게 내 책꽂이에 꽂힌 게 아니라 해도 든든해지는 느낌이 있다.^^ 현재 7권까지 나와있는데 이 시리즈가 적어도 30권까지는 나왔으면 좋겠다. (그래야 같이 읽고 골라 읽기 좋거든....) 개인적 감상으로 <프리다 칼로>를 읽고나니 그녀의 작품세계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면서 '일부라도 실제 작품을 실어주지!' 라는 답답함이 생겼다. 네~ 바로 그거예요. 그럼 이제 도서관의 600번 코너로 가시는 거죠.ㅎㅎ 아이들도 이처럼 독서가 확대되어가면 좋겠다. 영화 <프리다>도 보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