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 온다, 나노봇 와이즈만 미래과학 2
김성화.권수진 지음, 김영수 그림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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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분 콤비 저자의 책을 접한지 15년이 넘었다. <과학자와 놀자>가 시작이었다. 그때 어린이 비문학 도서들의 수준이 이렇게 높아지고 있구나 하고 놀랐다. 그 책은 15년이 넘게 지난 지금 봐도 내용이나 디자인이나 모두 처지지 않는다. 이후로도 두 분은 과학, 수학 방면에서 다양한 어린이책을 썼다. 모두 공저로. 아주아주 부럽다. 평생 작업을 같이하는 소울메이트가 있다는 점. 또 자신이 공부한 것을 이렇게 글로 풀어낼 역량과 기회가 있다는 점. 난 평생 내 안에 이야기가 고여 본 적이 없어서 창작은 생각도 못하지만 내가 가진 지식을 아이들 눈높이로 써내는 작업은 해보고 싶다. 근데 뭐 딱히 가진 지식이 있어야 말이지.^^;; 그런 의미에서 같은대학에서 과학을 전공한 두 친구가 다양한 어린이 과학책을 쓰며 함께 나이들어 간다는게 참 좋아보인다.

뿐만아니라 이분들의 책은 아주 재밌기조차 하다. 주로 대화체로 구성되어 있는데 귀에 쏙쏙 들어오게 설명을 잘해줄 뿐만 아니라 문장들이 감각적이기까지 해서 정보책 특유의 딱딱함과 지루함을 최소한으로 줄였다. 웃기는 캐릭터가 나와 좌충우돌 호들갑을 떨지 않아도 문장만으로 충분히 그렇다. 그게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가장 쉽게 설명하는 미래과학책이라고 소개하고 싶다. 원자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이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원자로 되어있다. 그런데 그 종류는 그리 많지 않다. 과학자들이 찾아낸 원자들은 총 92개. 원소기호를 보니 주기율표를 외우던 고1 화학시간이 기억났다. 머리 잘 돌아갈 때 열심히 좀 외워둘 걸.... 거의 다 까먹었다.^^;;;

원자가 결합하여 분자가 된다. 분자들이 이렇게저렇게 모여 세상 모든 것들을 이룬다. 놀라운 것은 배열만 다를 뿐이지 이루고 있는 원자는 다 거기서거기라는 것. 자연은 이것들을 조립하여 무수한 물질과 생명체를 만들어낸다. 과학자들의 연구로 긴 세월에 걸쳐 인간은 이런 원리를 파악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생각한다. 인간이 이것을 할 수는 없을까?

문제는 분자의 크기가 너무나 작다는 것이다. 표현하기 어려운 이 작은 크기의 단위에 우리는 '나노'를 붙인다. 멀지 않은 미래에 '나노봇'이 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드디어 이 책의 제목인 '나노봇'이야기가 나왔다. 좀더 실감나게 표현하면 '분자 조립 기계'가 되겠다. 이어서 매우 중요한 원자인 탄소의 이야기로 들어가서 버키볼, 그래핀을 설명하는데 내겐 생소한 내용이었다.(이처럼 어린이책에도 내가 모르는 내용이 많다) 이어서 미래과학책에서 많이 본 '탄소나노튜브'가 나온다. 이게 가능해지면 우주엘리베이터를 만들 수 있다고? 헉, 상상력이 부족해서인가, 난 실감이 안 나는데.....

유사 이래로 과학은 이전 세대에서 상상만 하던 것을 현실로 이루어냈으며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그러니 사람들이 상상하고 있는(나는 아직 잘 못하고 있는...;;;) 나노봇도 어느새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건 인류의 복일까, 재앙일까?

이 책에선 좋은소식, 나쁜소식이란 소제목으로 소개하고 있다. '나쁜소식'은 얼마나 끔찍한지 '그레이 구 시나리오'라 불린다. 나의 부정적인 성향은 아무래도 이쪽으로 기우는데.... '좋은소식'을 봐도 그게 그렇게 좋은 소식인지는 잘 모르겠다. 지금껏 인간이 한 짓 치고 그리 잘한 짓을 못봐서 자연에게 아무것도 하지 말고 국으로 가만있는게 가장 잘하는 짓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옛날보다 지금이 살기 좋은 건 사실 아닌가 싶기도 하고....

내가 어떻게 생각하든간에 될 일은 되고 안될 일은 안되겠지 뭐. 어쨌든 궁금하긴 하다. 다음 세대의 세상이 어떠할지. 이 책은 여러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고 그에 대한 적절한 설명도 해주는 좋은 정보책이다. 가렵게 해주고 긁어준달까? 아주 시원함. 무엇보다 재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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