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멘티나는 빨간색을 좋아해 샘터어린이문고 57
크리스티나 보글라르 지음, 보흐단 부텐코 그림, 최성은 옮김 / 샘터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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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폴란드 작가의 동화는 처음 읽은 것 같다. 작가 이름도 처음 보는데 폴란드의 권위있는 문학상을 받은 인기 작가라 한다. 이 책은 따끈따끈한 신간이지만 쓰여진 건 거의 50년이나 되었다.(1970년작) 그러니 요즘 아이들의 정서와는 당연히 다르다. 아이들이 이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푹 빠져서 읽을지는 잘 모르겠다.(독서력과 취향에 좌우될 듯) 국내에 빨리 번역되었다면 나 어릴 때에 읽을 수도 있었을 텐데, 만약에 그랬다면 무척 재미있게 읽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근데 이제 나도 늙었는지 세월에 따라 변해 버렸는지 그렇게 몰입해서 읽진 못했다. 그래도 꽤나 매력적인 면들이 많았다.

1. 여름방학을 맞아 '천사마을'이라는 시골 휴양지에 오게된 마렉, 아시아, 찐빵이 삼남매가 처음 등장하는 주인공이다. 돌봐주는 크림 아주머니가 있긴 하지만 아이들의 여름 생활은 거의 자유롭다. 요즘 아이들이 이런 상황에 처하면 어떨까? 그 널려진 시간을 감당할 수 있을까? TV도 컴퓨터도 휴대폰도 없는데?^^
부모들은, 학원도 없는 이 텅 빈 시공간 속에 아이들을 보낼 수 있을까? 돌봄자(이 책에선 크림 아주머니)는 막중한 안전의 책임을 무릅쓰고 아이들을 맡을 수 있을까? 무릎만 까져도 잡아먹을 듯 달려드는 요즘 시대라면? 그래서 오히려 이 책의 배경은 무척 매력적이다.^^

2. 동화 치고는 꽤 두꺼운 이 책은 단 하룻밤의 이야기만을 다루고 있다. 빨간색을 좋아한다는 '클레멘타인'의 실종과 추적. 가장 먼저 뛰어든 마렉 삼남매. 뒤이어 뛰어든 볼렉, 올렉 형제, 경찰인 아빠의 전화를 엿듣고 혼자(개와 함께) 나선 볼렉, 그리고 마을 경찰, 읍내 경찰, 기자 등등 많은 이들의 정보와 단서와 길은 번번히 어긋나기만 하고..... 결국 마지막 장에 가서야 퍼즐이 맞춰지며 모든 상황이 이해된다. 이 상황을 따라가는 독자들의 궁금증과 조바심이 흥미의 관건. (아 그래서 나도 이 책만은 스포를 조심함.ㅎㅎ)

3. 한밤중 숲속 실종. 이 상황에 가장 큰 난관은 갑자기 몰아닥친 폭풍우였다. 자연 속에서 밤과 낮이 얼마나 다른지 난 경험해 보았다. 거기다 폭풍우라니!! 그 밤에 내던져진 아이들. 아이구, 뉴스에 나올 일이다. 그 폭풍우 속 묘사가 아주 실감난다. 물론 현실이라면 생명의 위협일테지만 동화라서 그런 느낌은 부각되지 않음.

4. 현실에선 아이들을 위협하는 일 투성이고 모험은 커녕 조금의 방심도 용납이 안되는 게 요즘 세상이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며 모험과 자유와 해방감을 간접경험이라도 하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또 이 책을 매일 한 장씩(총 12장) 읽어주면 어떨까도. (스포 금지가 관건이니 책은 나만 갖고 있는다.) 아이들이 다음 장을 궁금해하고 클레멘티나 찾기를 함께 응원한다면 성공일텐데, 어떨지는....^^;;;;

5. 아이들도 따라그릴 수 있을 것 같은 그림작가 보흐단 부텐코의 단순한 그림체가 인상적이었다. 이 작가 그림의 특징이며 책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그림작가라 한다. 표지도 빨강, 삽화도 빨강으로만 되어 있어 책의 제목과 내용을 더욱 의미심장하게 만들어준다.

6. 개인적으로 비슷한 시대 같은 유럽의 작가이고 같은 추리적 기법을 사용했지만 린드그렌의 <소년탐정 칼레>처럼 재미있고 몰입되지는 않았다. 내겐 낯선 작가라 그럴수도. 어차피 요즘 아이들에겐 린드그렌이 먹히지 않는다고 슬퍼하던 중이니 이 책으로 도전해 보는 것도.... 아울러 다양한 나라의 다양한 명작들이 많이 번역되어 소개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밝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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