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도서관 탐험할래? 라임 그림 동화 20
나탈리 다르장 지음, 야니크 토메 그림, 이세진 옮김 / 라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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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중요하다. 학습의 기본이며 세상을 이해하는 창이며 공감의 매개이기도 하다. 독서의 즐거움을 모르는 것은 중요한 감각 하나를 평생 막아놓고 사는 것과도 같다..... 뭐 이런 식으로 책읽기의 필요성을 역설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기에 오늘도 아이들의 독서능력을 키워주고 싶어 이런저런 노력을 해보는 것일게다. 하지만 아이들을 책의 세계로 초대하고 빠뜨리는 것은 단순한 일이 아니다. 호불호의 개인차는 엄연히 존재하고, 불호의 취향도 꼭 나무랄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제목에 '도서관'이 들어가는 이 책은 책을 무지무지 싫어하는 톰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책을 게걸스럽게 읽는 마틸다 누나와는 반대로 톰은 휴대폰이나 게임기만 붙잡고 살 뿐 책에는 손도 대지 않는다. 근데 그건 엄마 아빠도 마찬가지여서 딱히 문제될 거 없이 지내왔다.

하지만 집에 이모가 다녀간 후, 이 일은 심각해졌다. 이모가 "책 읽는 걸 싫어하는 아이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고 단언하고 갔기 때문이다. 많은 부모들이 그러듯이 톰의 엄마 아빠는 갑자기 책을 왕창 사다 안기고, 감시하고, 게임기를 압수한다. 그럴수록 톰은 책으로부터 도망가고 싶어진다.

이 이야기의 매력은 부모의 압력과는 다른 또래 친구들의 상호작용에 있다. 톰은 속상한 마음을 친구들에게 얘기하는데 친구들이 다양한 이야기를 해준다. 톰과 비슷한 친구도, 전혀 다른 친구도 있지만 함께 해법을 찾는다. '어릴땐 책을 싫어했지만 중학교에 잘 다니고 있는' 마르졸렌 누나를 만나러 간 것이다. 누나는 지금 책을 아주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누나의 비유가 특이하다. "책읽기가 뽀뽀랑 아주 비슷하다고 생각해." 말하자면 일단 눈을 뜨게 되면 빠져든다는... 아놔 애들한테 비유가 좀 민망한거 아니야?.....^^;;; 하여간에 시기에는 개인차가 있지만 매력을 알게 되면 몰입하게 된다는 누나의 경험담이었다. 그리고 누나는 톰에게 아주 근사한 곳을 소개해 주겠다고 데려간다. 그곳이 바로 제목인 '도서관'!

나머지 이야기는 톰이 도서관을 이곳저곳 '탐험'하면서 느끼고 생각하게 되는 내용이다. 억지스럽거나 강요하는 느낌 없이 자연스럽게 책의 매력에 눈뜨는 과정을 잘 나타냈다. <책읽기를 설득하는 책들>목록에 넣으면 좋을 것 같은 책이다. 우리나라 책으로 최은옥 님의 '책읽는 강아지 몽몽'이나 '책으로 똥을 닦는 돼지' 같은 책들과 함께. (이 책의 작가는 프랑스 사람이다.)

부모나 교사가 취할 시사점도 많다. 독서에 대해서 강요도 방임도 모두 적절치 않다. 강요했을 때의 문제점은 이책 초반 톰의 모습에서 볼 수 있고, 어떤 이끌어줌이나 자극 없이 그냥 지켜만 봤을 때의 아쉬움은 과거에 많이 느껴본 바다. 아이들은 스스로 껍질을 벗고 나오기도 하지만 적절한 인도와 자극이 있을 때 훨씬 잘 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도서관 사서선생님이 하신 "가만히 생각해보면 책읽기는 달리기하고 참 비슷해요. 연습을 하면 할 수록 힘이 덜 들거든요." 라는 말씀처럼 도전하고 성취하는 경험도 중요하다. 그래서 교사들은 현장에서 적절한 지점을 찾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 것이다.

부족하지만 내가 깨달은 지점은 함께 읽기와 공감하기, 내 이야기 하기, 표현하기와 공유하기, 연결하기 등이다. 이를 위한 방법은 교사마다 다를 것이며 다른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부모나 교사가 먼저 아이들 책을 마음으로 다가올 정도로 읽어야 가능한 일이니, 보이지 않게 품이 많이 드는 일이다. 그 품을 나는 '진정성'이라 표현하겠다. 어려울 건 없지만 쉬운 일도 아니라고 주장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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