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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마르가리타의 모험 1~3 세트 - 전3권
구도 노리코 지음, 김소연 옮김 / 천개의바람 / 2019년 4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광고를 보고 시리즈 3권을 모두 수서했는데 책이 올 때까지도 그림책인 줄 알고 있었다. 도착한 책의 판형이 너무 작아 깜놀. 아 동화책이었구나! 더 좋았다. 그림책도 좋지만 오늘은 동화책이 더 반갑다. 아이들에게 읽어주기도 좋고. 단 이 책은 읽어주기만 하기엔 아깝다. 그림이 너무 좋아서 꼭 다시 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몇 번이고 다시 봐도 좋을 것 같다.
이 작가의 우당탕탕 야옹이 시리즈도 좋아한다. 학급문고에 있는데 2학년 아이들이 아침독서 시간에 잘 가져다 읽는다. 며칠전 좀 필요해서 집에 가지고 왔더니 그 책이 왜 없냐며 귀신같이 알아채는 아이들.(우리 교실엔 그림책만도 몇백권이 있다)
이 책은 그림책에서 글밥이 제법 있는 책으로 넘어가는 다리 단계로 아주 딱이겠다. 흑백과 칼라가 섞여있긴 하지만 모든 장에 그림이 있고, 그림의 질이 높아 그림만으로도 만족도가 높으며,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도 아주 귀엽고 매력적이다. 우당탕탕 야옹이 시리즈를 접한 아이들이 이어서 읽으면 독서의 다리를 어느새 훌쩍 잘 넘어가겠다.
주인공은 마르가리타(곰)와 마르첼로(꿀벌).
1권 [수상한 해적선의 등장] 초반에 이들은 바닷가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었다. 마르가리타는 요리사다. 마르첼로도 이것저것 재주가 많다. 수도 잘 놓고 피리도 잘 불고. 어느날 해적선이 다가왔다. 해적들이 하는 일이란 '보물'을 가져가는 일. 마르가리타의 보물인 조리 도구들을 털어가버린다. 허탈해진 둘은 레스토랑 지붕을 뒤집어 배(카사 호)로 만들고 해적선을 찾아 떠난다. 그리고 다시 만난 해적들. 그들은 어떻게 친구가 되었으며 함께 어떤 모험을 했을까?
2권 [사라진 봄의 여신] 에선 더 많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썰매가 되어 눈의 나라를 달리게 된 카사 호. 문제가 생겼다. 마르가리타는 곰이라는 점. 겨울나라에 왔으니 겨울잠을 자야지? 마르가리타가 잠에 빠져있는 동안 마르첼로의 활약이 눈부시다. 시바견들을 만나고, 숲의 괴물(어쩌면 현자)과 봄의 여신을 만나고.... 여기서 해결의 열쇠가 된 달빛의 소라는 해적들이 남겨준 보물. 이렇게 1권의 내용은 2권으로 이어지고 봄의 여신이 준 마법호두는 3권의 어떤 장면으로 이어질까?
(2권에서 만난 시바견들은 카사 호를 끌어주었다. 우리집 개를 구박할 때 "야! 너가 하는 게 뭐 있어! 썰매도 못 끌고!!" 했던 게 생각나서 웃었다. 요즘 시바견들이 애견인들한테 인기라더니 정말 귀엽게 생겼네.^^)
3권 [기묘한 마법 사탕] 봄의 여신에게 받은 마법 호두는 정말 마법 같은 일로 둘을 이끌어간다. 뒤편으로 갈수록 힘이 빠지지 않고 더 풍성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느낌이다. 메기 혼자 지키던 외로움이 늪이 음악과 파티가 있는 우정의 늪으로 바뀌는 마법. 이들과 작별을 고한 카사 호는 다시 그들의 바다로 흘러와 레스토랑으로 돌아간다. 마르가리타의 메뉴판이 넘넘 맛있게 생겼다. 이렇게 3권의 이야기가 끝났지만 모험은 언제든 다시 시작될 것 같은 느낌.^^
난 이미 어른이니 애를 쓴다 해도 아이들의 마음이 되어볼 순 없다. 그래도 짐작을 해본다. 내가 아이였을 때 이 책을 봤다면 어땠을까 하고. 그림도 없는 책, 영상도 없는 라디오 드라마에 온갖 공상을 펼치던 때가 있었지. 그 나이에 이런 책을 봤더라면 얼마나 아름답고 재미나고 환상적이었을까. 요즘 아이들 솔직히 별로 부럽지 않지만 이거 한 가지는 부럽다. 그러니 많이 읽혀봐야지. 누릴 수 있는 건 한껏 누려 보라고. 정말 아름답고 귀엽고 맛있고 달콤한 책. 어린 시절의 나였다면 품에 꼭 안았을 듯한 사랑스러운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