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희곡 : 돌 씹어 먹는 아이 - 2019 화이트 레이븐즈 선정도서 어린이 희곡 1
송미경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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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출판 시장도 학교 교육과정의 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한다는 느낌이 든다. 한 학기 한 권 읽기가 그렇고 올해부터 적용되는 연극수업이 그렇다. 문학동네에서 일단 어린이 희곡 3권이 나왔다. 좋아하는 작품들을 각색한 것이라 반가웠다. 가장 좋아하는 <돌 씹어먹는 아이>를 먼저 읽어보았다.

원작자 따로 각색자 따로가 아니라 원작자가 각색도 했다. 동화와 희곡은 장르가 다르지만 그래도 원작자가 각색하면 본인의 의도와 주제를 더 잘 살릴 수 있겠지? 희곡을 읽고 원작을 다시 읽어보았다. 역시 그런 것 같다.

희곡집에는 원작에 있는 7편 중 3편이 실렸다. 가장 인상깊게 읽었던 작품들이어서 고개가 끄덕여졌다. 속마음을 말하지 못하고 살아가던 시원이가 '무엇이든 시장'에서 혀를 산 후 참았던 말들을 속사포처럼 날린 하루를 담은 [혀를 사 왔지], 우리 아들과 나를 떠올리며 읽었던 [나를 데리러 온 고양이 부부], 화제작이며 엽기적이라는 말을 듣기도 하는 가장 강력한 작품 [돌 씹어 먹는 아이] 이렇게 세 편이 각색되어 담겼다.

내용에 대해서는 원작의 서평에 썼기 때문에 희곡에 대해서만 말을 하자면, 희곡은 희곡 나름대로의 읽는 맛이 있는 것 같다. 내용을 알고 있어도 읽는 맛이 또 다르다. 그리고 무대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표현해내야 하는 제약을 각색자가 어떻게 극복했는지 살펴보며 읽으면 더 재미있다. 이 희곡집에서는 많은 생략 없이 원작의 대화문을 대사로 잘 살렸다. 특별조연들을 넣어 주인공의 내면이나 상황 이해를 돕게 했는데 [혀를 사왔지]에서는 생쥐 1,2가, [고양이 부부]와 [돌 씹어 먹는 아이]에서는고양이 1,2,3이 그 역할을 맡는다. 그 역할이 가장 큰 작품이 [돌 씹어 먹는 아이]다. 원작의 대화만으로 살릴 수 없는 부분이 가장 많아서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원작에서는 [돌 씹어 먹는 아이]를 가장 좋아하지만 희곡 작품으로는 [혀를 사 왔지]가 가장 매력있었다.

사실 나는 희곡을 읽어본 적이 거의 없다. 시중에 나온 어린이 희곡 책이 별로 없기도 하고. 그래서 어떤 희곡이 좋은 희곡인지 그런 건 잘 모른다. 아마도 연극으로 표현해 내기에 어렵지 않고, 대사가 잘 살아있고, 연극으로 한번 해보고 싶은 의욕이 생기는 작품이면 좋은 희곡 아닐까. 그런 조건이라면 이 책은 여러 선생님들께 추천해도 좋을 것 같다. 5,6학년 교실에서 온작품읽기로 원작을 읽은 후 공연을 만들면 훌륭한 마무리 독후활동이자 좋은 연극수업이 될 것 같다. 나도 3년전 5학년 아이들과 원작을 읽었는데, 정말 망설이고 고심하다 고른 책이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기뻐했었다. 그 때 이 희곡집이 있었다면 한 번 도전해 보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내가 연극에는 영 소질이 없긴 하지만 한번 해보고 싶다. 중학생까지도 권하고 싶다. 이 책의 주제들 정도면 사실 중학생 정도에 더 맞다고 생각한다.

내친 김에 출판사에서, 또 작가분들이 희곡작업에 더 의욕을 내주시고 후속 작품들이 계속 나오면 참 신 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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