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구는 600살 - 어쩌다 보니 2학년 3반 책이 좋아 2단계 28
이승민 지음, 최미란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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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학년 아이들과 이 작가의 <나만 잘하는 게 없어>를 읽고 나니 숭민이의 일기 시리즈를 찾아 읽는 아이들이 생겨났었다. (최근에 숭민이의 일기 3권도 나왔네!) 아이들이 찾아 읽고 아이들 사이에 입소문 나는 책들은 재미 면에서 별 다섯 개짜리라 해도 될 것이다. 정신건강에 해롭지만 않다면 모름지기 이야기는 재미있어야지! 그런 의미에서 이 작가는 훌륭한 이야기꾼인 것 같다. 저학년 대상의 이 책도 아주 재미있다.

내가 작가의 경향을 간파할 만큼의 안목은 없지만 이 작가의 이야기에선 낙천적인 느낌이 난다. 나쁜놈도 나오긴 하는데 그렇게까지 밉지는 않고 상황이 안좋아도 뭐 어떻게 되겠지 식의 느낌이 든다. 숭민이 다리가 부러졌을 때도 그랬는데 600살 마법사 병구가 아홉 살이 되어버린 이 책에서도 그렇다.(어려진 건 좋은거 아니냐고? 그래도 아홉 살은 좀....^^;;;) 독자대상을 딱 9살에 겨냥한 듯한 설정. 아래로 1학년, 위로 3학년까지도 좋을듯.

600살 병구 마법사는 앙숙인 최상이 마법사에게 속아넘어가 마법주스를 마시고 9살이 되어버렸고, 근처 초등학교 2학년 3반 선생님이 입학 신고서를 가지고 가정방문을 오셨다.(정확히 말하면 절차가 이렇지는 않지만 어치피 마법사가 나오는 판에 이런 디테일은 크게 문제 안됨^^) 600살인데 무슨 얼어죽을 초등학교에 가냐고 펄쩍 뛰던 병구는 어쩔 수 없이 학교에 가게 된다.

학교는 의외로 너무 좋았다. 학교생활은 즐겁고 재밌었고 선생님도 친구들도 좋았다. 난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병구가 우리반에 와도 그럴 거라고 나는 감히 장담한다.ㅋㅋ 내가 뭐 특별히 잘하고 있어선 아니고 2학년이 그럴 때다. 어제도 우린 야외수업을 하며 봄날을 만끽했고 시도 썼고, 책도 읽어주었고 쉬는 시간마다 이것저것 하며 치열하게 놀다 급식시간엔 1식 4찬의 맛있는 급식을 먹었다. 한마디로 아이들은 학교에서 소통하며 배우며 자란다. 그러니 교실을 좀 낙천적으로 그려내도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작품처럼.^^
아, 그렇다해도 악역은 필수인가? 여기선 교장선생님이 악역을 맡았는데, 너무 나빴다. 자신이 곧 법이라며 말도 안되는 억지로 담임선생님과 아이들을 억누른다. 결국 병구는 마법의 약을 다시 만들게 되고.... 교장선생님의 최후(?)는?^^

병구는 친구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친구들처럼 학원에 다니기 시작하고, 대한민국 초딩의 삶이 얼마나 고달픈지 알게 된다. '보통의' 아홉살의 삶을 제대로 살아보려고 했던 병구는 너무나 바쁘고 피곤했다. 그리하여 병구는 분신마술을 사용하게 되는데.... 이 대목에선 욕심은 화를 부른다는 '적당히'의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이렇게 하여 모든 에피소드들이 끝났다. 나머지는 에필로그다. 병구는 탐색마법을 부려 최상이를 찾는다. 그런데 최상이는 우리나라에 없다. 지구에도 없다. 토성의 위성에서 겨우 찾았다. 병구의 마법으론 갈 수 없는 곳이었다.
"뭐... 어쩔 수 없지." 하며 어깨를 으쓱하는 병구의 표정. 그 속마음은?ㅎㅎ

혹시 숭민이처럼 병구도 속편이 나오는 건 아닐까? 숭민이가 중,고학년의 친구라면 병구는 저학년의 친구가 될 것 같은데. 실제 나이 600살, 하는 짓은 우리와 비슷한 친구. 실제든 상상이든 친구는 많을수록 좋잖아? 병구야! 최상이가 돌아오기 전에 우리 아이들과 많이 좀 놀아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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