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 먹는 책을 놓아두면 아이들은 그 책을 혼자 보지 않는다. 물론 처음은 한 명이지만,
"우와~ 맛있겠다!!"
"뭔데 뭔데?"
"와, 나 이거 먹어봤어!"
"대박 맛있니 않냐?"
"와 급식에 이거 나오면 좋겠다!"
이러면서 단번에 여러 개의 머리가 모아진다. 어쩌냐. 이 책은 그냥 고문 수준인데.ㅎㅎ
표지 바탕의 붉은 색도 식욕을 자극하는 색이다. 거기에 구석구석 배치된 맛난 음식들이 독자의 시선을 붙잡는다.
제목 위에 '캠핑카 타고 매콤 짭조름 새콤달콤한' 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우아~ 캠핑카! 정식이 엄마 아빠가 결혼 전부터 꿈꾸던 일을 결혼 10주년에 이룬 것이라고 한다. 가족은 캠핑카를 타고 전국을 돌며 맛집도 가고 특산물도 맛본다. 첫장이 캠핑카의 등장이라 의외면서도 기대가 되었는데, 읽어나가다 보니 캠핑카가 큰 역할을 하고 있진 않았다. 굳이 캠핑카를 소재로 삼은 이유가 궁금하다. 사실 캠핑카라는 건 웬만한 집에서는 구경해보기 힘든 것 아닌가. 경제력보다도 삶의 우선순위 차이라고 생각되긴 하지만 그래도... 그냥 이런저런 대중적인 교통편을 이용해도 아무 상관 없었을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게 별 문제라는 말은 아니다.^^
이어서 색감을 잘 살린 그림들과 함께 소개되는 음식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우리 음식의 주식인 밥, 부식인 반찬들이 소개되고 양념, 향신료, 계절별 음식, 전통 간식(떡) 등이 나온다. 세계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 이제는 우리 음식 같은 세계 음식 등도 흥미로운 코너다. 세계 사람들이 좋아하는 우리 음식은 생각보다 종류가 많진 않았다. (물론 지면상 몇 가지만 소개했겠지만) 한식의 세계화라 하기엔 부족해 보인다. 외식 시장에 점점 비중이 커져가는 일식당, 베트남식당 등을 생각해보면 한식의 상품화는 좀더 노력할 부분인 것 같다.
그 외에 거리음식, 배달음식, 휴게소 음식 등도 눈길을 끈다. 휴게소 음식은 맛으로 먹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이영자 씨가 나온 프로그램에서 휴게소별로 맛난 음식을 군침 삼키며 소개해 주는 것을 보고 아 그렇구나 했던 기억이 난다.^^
드디어 캠핑카를 타고 돌아보는 전국 음식 탐방! 경기도, 강원도, 충청도, 경상도, 제주도, 전라도, 북한 음식 순서로 소개한다. 전라도 페이지가 생각보다 빈약해 보이는 것이 다소 아쉬운 점이었다. 상다리 부러지는 전라도 식당 밥상을 기대한 탓인가...^^;;; 난 여행을 많이 안해봐서 전국 맛집 음식도 거의 먹어본 적이 없는데, 이 책에 나온 음식 중 부산 밀면이랑 제주 고기국수를 꼭 먹어보고 싶다.
살기 위해 먹는 것이냐, 먹기 위해 사는 것이냐라는 질문은 우문일 것이다. 먹는 것은 생존을 위한 본능이기도 하지만 즐거움의 수단이기도 하니까. 먹방여행이란 말이 왜 나왔겠나. 그리고 마지막쪽의 문장처럼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먹는 음식' 이기도 하지. 헌데 '너희도 오늘 꼭 소중한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어 봐!' 라는 마지막 문장에서 밟히는 몇몇 아이가 생각나는 것은 나의 주책인가.... 이 크나큰 '먹는 즐거움'을 이 책처럼 가족이 함께 누릴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 이른바 '저녁이 있는 삶' 말이다. 그리고 부모들도 본인들 상황만 된다면 자녀 저녁밥 만큼은 제때 여유있게 먹였으면 한다. 학원으로 픽업중에 차안에서, 아님 편의점에서 사먹으라고 돈만 주지 말고.
여행에서 돌아온 가족의 마지막 식탁은 분식세트네? 우와 내가 좋아하는 구성이다. (떡볶이, 김밥, 튀김) 이건 설마 집에서 한거 아니겠지? 가끔은 이런 식사도 좋다. 무진장 바쁜 한주의 시작. 토욜 점심메뉴로 점찍어두고 리뷰를 마친다. 분식세트를 기억하며 한주 달리자!!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