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무덤에 사는 생쥐
원유순 지음, 윤태규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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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엔가 '책읽기를 설득하는 세 권의 책들'이라는 페이퍼를 썼었는데 거기 추가할 한 권을 더 발견했다. 원유순 작가님의 책이다.

현대인들은 책을 잘 읽지 않는다고 한다. 특히 우리나라 성인들의 독서량은 우려할 수준이라고. 난 그리 체감은 못하고 있다. 나부터 비록 애들책이긴 하지만 늘 책 속에서 살아가고 있고 주변에 책벌레들이 많으며 페북 속에서 페친샘들은 엄청난 학구열로 책을 읽어대시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그렇다고 한다. 1년에 1권 읽을까말까 하는 이들도 많으며 지하철에서 책 읽는 사람 찾아보기 힘들다고....(사실 나도 지하철에선 폰을 봄ㅎ)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자녀들)에 대한 독서교육의 열기는 뜨겁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책 좀 읽으라 잔소리를 하고 학교에선 한권이라도 더 읽힐 방법을 고심한다. 이 책에서 설정한 '책무덤' 이라는 배경이 가까운 미래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진 않는다. 하지만 그게 중요한 건 아니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며 "책이 무덤에 파묻힌 세상이라니!" "사람대신 책을 누리는 생쥐들이라니!" 라며 재미있게 읽으면 그만이다. 그리고나서 책읽기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 아니, 책이 꼭 있어야겠구나 라고 느끼고 좀 더 흥미를 갖게 된다면 충분할 것이다.

엄마생쥐와 삼형제는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나섰다. 먹을 것이 없어서였다. 사람들은 이제 더이상 맛있는 음식을 해먹지 않고 알약 하나로 대신한다. 너무나 바쁜 세상이 되었기에. 먹을 것이 있는 곳을 찾아 헤매던 생쥐 가족은 낡고 우람한 건물 앞에 도착한다. 그곳은 '책무덤'이었다. 생쥐가족이 지내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그곳에서 가족은 막내 끄덕이의 변화에 주목하게 된다. 유순하고 소심하던 끄덕이가 적극적으로 변하고 특히 문제해결능력이 탁월해진 것이다. 그 이유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근데 여기에서 책을 '먹었다'는 설정이 좀 그렇다. '읽었다'고 하면 안되나? <생쥐기사 데스페로>에서 데스페로가 책을 읽는 모습은 숭고하도록 아름다웠는데.... 물론 '먹었다'는 표현은 그만큼 꼭꼭 씹어 정독했다는 비유로 읽힐수도 있지만 여기선 딱히 그런 느낌으로 다가오진 않아서 말이다. 내게는 좀 아쉬운 대목이었다. 동화인데 생쥐가 책을 못읽을 건 뭔가? 쥐라고 꼭 먹으라는 법 있나?^^;;;

생쥐들 세상은 점점 풍성하고 살기 좋아졌다. 결국 인간들까지 생쥐마을을 찾게 되었다. 마지막에 생쥐들은 그들의 지식을 후손들에게 꼭꼭 전달해 주었으며 새 책은 일부러 만들지 않았다고 마무리되었다. 아뿔싸!! 난 이게 작가님의 결정적인 실수가 아닐까 생각한다.(나도 내 안목을 믿지 못하니 그냥 나만의 생각일 뿐) 책을 권하는 책에서 다시 책이 단절되는 세상을 그리면 어떻게 되는거지? 구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생겨난 것이 책 아니던가? 이 부분이 가장 아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올해 2학년 우리반 아이들에게 한 번 읽어주고 싶다. 이러니저러니 따지는 건 구닥다리 독자의 나쁜 습관이고, 새로운 독자들은 즐겁게 들을 것 같다. 전에 페이퍼에 적었던 책들과 함께 적절히 배분해서 읽고 나눠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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