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H : 지독한 학교 행성 생활 - 제1회 이 동화가 재밌다 대상 수상작 이 동화가 재밌다
신소영 지음, 음미하다 그림 / 고릴라박스(비룡소)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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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살짝 4차원인 친구와도 친하고 우리반 4차원 녀석과 농담도 잘 주고받는데.... 아 근데 이 책에 나온 4차원 소녀에게는 미안하지만 별로 마음이 가지 않는다. 이유가 뭘까? 내가 보수적이어서 격식을 파괴한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캐릭터가 너무 부자연스럽다는 이유도 있다고 본다. 난 아이들 책을 읽다가도 폭 빠지기 일쑤인데 이 책에는 좀처럼 들어가지지 않았다.
책을 읽다보면 주인공이 허구의 인물인 걸 잊을 때도 있고 가까운 어딘가에, 아니면 먼 어딘가에라도 있는 존재로 느껴지는데 이 책에선 그냥 인형을 보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니 호불호를 떠나서 작품과 독자의 거리가 좁혀지질 않았다. 이야기보다는 그냥 활자를 읽었다는 표현이 맞겠다.

비룡소에서는 스토리킹에 이어 '이 동화가 재밌다' 공모를 시작했나본데 이 책이 1회 대상을 받은 책이다. 심사위원들이 매우 '재밌다'고 평가했으니 뽑혔을 것이다. 읽으면서 좀 당황스러웠다. 아 어쩌지.... 내 취향은 이제 트렌드와 멀어졌구나. 웃으라는 지점을 알 것 같긴 한데 안 웃겨.ㅠ

하지만 한심해(소녀 H) 양이 사람들의 한숨을 모아 꽃송이로 만든다는 발상은 맘에 들었다. 한심해 양을 보고 한숨을 안 쉬는 사람은 드물었다. (나라도 쉬었을 것 같다. 너무 과장된 캐릭터라 생각함) 한심해 양은 사람들의 한숨들을 열심히 채집해 검은 비닐봉지에 모았다. 그리고 꽃송이로 바뀐 그것들을 나눠주고자 하지만 그걸 알아보는 사람들은 없다. 오직 현수만이 소녀 H의 호의를 제대로 받아주는데....

그런데 현수는 용용 패거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소녀 H는 이 사실을 어른들에게 부지런히 알리지만 어른들은 무관심하거나 무마하려 할 뿐이다.(이 부분 내가 느끼는 현실과 다르다.ㅠ) 하지만 이걸 극복한 방법은 멋졌다. 역시 어린이들, 당사자들이 깨어야 진정한 해결이 된다. 또래가 보내는 눈총이 어른의 꾸중보다 무섭고, 또래의 건강한 압력은 후환없이 깔끔하게 문제를 해결한다. 이 책은 마지막에 이런 내용을 잘 보여 주었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재미나게 읽으며 작가의 메시지에도 주목한다면 훌륭한 독서가 될테니 뭘 더 바라랴. 내겐 산만하고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아 마음이 가지 않는 책이었지만, 내게 별로인 책이 남에게는 인생책이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독서라는 점을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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