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스 - 2018년 제6회 스토리킹 수상작 비룡소 스토리킹 시리즈
이유리 지음, 김미진 그림 / 비룡소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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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이 나오는 동화 '별별 수사대'를 읽은 후 이어서 잡은 책에 또 외계인이! 두 책 다 정보 없이 읽은 책인데 신기하네.^^ 두 책의 느낌은 많이 다르다. 별별 수사대에선 '알고 지내던 가까운 인물이 알고보니 외계인' 이런 설정이라 SF의 느낌이 약하고 배경도 지구(주인공들의 동네 주변)에 한정되어 'SF적 소재를 가진 생활동화' 느낌인데, 이 책은 무대부터가 광활하다. 우주에 나가 다양한 행성의 외계인들을 만나며, 수만 광년 떨어진 낯선 행성에서 목숨을 건 모험을 하기도 한다.

어차피 지금의 과학기술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상 속의 이야기고, 외계인의 존재 자체도 현재까지 밝혀진 바 없는 상상일 뿐이다. 그러니 독자의 몰입은 작가가 그 분위기를 어떻게 구현하는가, 그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이 얼마나 흥미로운가에 있을 것이다. 작가는 이 두 가지를 완벽히 성공한 것 같다. 비현실적인 배경이지만 이질감이 없는 이 분위기를 작가는 어떻게 구현해냈을까. 신비롭고 서정적이기까지 한 이 분위기. 그 위에 작가가 창조한 다양한 생명체들. 지구인 재이, 외계악당들, 푸엉인 아이 론타, 이 책의 제목인 신비생명체 핑스 등이 긴박감 있는 이야기를 펼쳐간다.

이 책은 여섯번째 스토리킹 수상작이다. 어린이 심사단이 뽑기 때문에 재미는 보장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간의 작품들이 주제의식 면에서도 꽤 무거운 걸 보면 아이들도 재미만을 추구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사실은 교육에서도 상당히 의미심장하다고 생각한다.

재이와 엄마는 지구를 떠나 우주정거장에 왔다. 토성의 위성 중 하나인 이아페투스에 있는 기지로 가는 길이다. 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동생의 신약 치료가 거기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기서부터 험난한 모험이 시작되었다. 현상수배가 걸린 악당들이 동생의 냉동캡슐을 빼돌리는 것을 본 재이는 그들을 쫓는다. 그러나 그 캡슐은 동생 것이 아니었고 푸엉인인 론타(본명은 훨씬 긴데 기억 불가능)가 그안에 있었다. 재이는 공교롭게 위험한 모험에 휘말린 것이다.

그들의 우주선에 타게 되었다가 착륙한 행성, 론타와의 만남과 협력, 신비의 새 핑스를 취하고자 하는 악당과 지키려하는 두 주인공의 대결... 등이 숨막히게 펼쳐진다. 그 안에서 재이의 아픈 가족사와 동생에 대한 죄책감과 상처를 볼 수 있고, 모든 것을 걸었던 동생의 치료약과 핑스를 지키는 일 사이에서 번뇌해야 하는 인간적인 아픔은 작품의 깊이를 더해준다. 재이는 어떤 선택을 했으며 악당들의 손에서 벗어나 무사히 엄마를 만났을까? 이런 궁금증들이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시켜 준다.

마지막에 론타가 알고보니 여자여서 재이가 깜짝 놀라고 심지어 푸엉별의 공주님...? 이라는 부분에서 나는 개인적으로 살짝 깼는데^^;;; 아이들은 어떨지 모르겠다.ㅎㅎ 어쨌든 이 작품에선 미래와 우주, 외계인들의 모습을 꽤 설득력있게 표현했다. 다양한 유형의 외계인이 나오는데 인간에 가까운 존재, 파충류 등 동물을 연상시키는 존재, 핑스와 같은 환상적 존재, 안개와 같은 무생물적 형태를 띤 존재 등 다양하게 표현된다. 뿐만 아니라 그안에 인간의(외계인 포함) 희노애락이 담겼으며, 결말도 매우 희망적이라는 점에서 내가 심사위원이었어도 높은 점수를 주었을 것 같다. 우리나라에도 수준높은 SF동화가 계속 나올 것이라는 기대를 이 책을 보면서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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