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신부 문지아이들 154
김태호 지음, 정현진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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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무심코 지나치거나, 혹은 거리끼는 생명들의 소중함을 일깨우며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고 하면 "그럼 바퀴벌레도 소중하냐?", "파리도 소중하냐?" 이런 반박이 나오곤 하는데, 진짜 그런 얘기가 나왔다. 아하하하하하.... 풀벌레가 아닌 집곤충들을 극혐하는 나로서는 솔직히 동의하긴 어렵다. 근데 이야기는 작가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재밌다. 어쩜 이렇게 능청스럽게 진지하며, 심각한듯 우스울 수가!!^^

야무지고 사려깊은 파리신부와 인내심이 부족하고 뭔가 얼뗘 보이는 파리신랑은 함께 비행중이다. 먹이를 찾지 못해 고생을 겪던 중 천국과도 같은 곳에 당도했다.
"신이시여, 힘없고 불쌍한 우릴 도와주세요." 라고 기도하자마자 발견한 그곳은 사람의 집이었다. 그중에서도 한 남자아이의 방. 거기엔 이미 많은 파리들이 아무 걱정없이 기거하고 있었으며 남자아이를 '신'이라고 불렀다. 그 신의 캐릭터인즉, 간식을 아무데서나 먹고, 잘 흘리고, 아무데나 버리며, 치우지 않고, 잘 씻지도 않는다. 그곳에서 파리들은 서로 경쟁할 필요도 없이 느긋하게 만찬을 즐겼다. 그 만찬의 묘사가 정말이지 리얼하다. 우엑~~~~

그러나 그곳에 다리가 여섯개밖에 안남은 늙은 거미가 함께 살고 있었으니.... 그 거미는 이런 수수께끼 같은 노래를 불러주었다.
"빨간 나무는 시작이고
거꾸로 비는 끝이다.
거꾸로 비가 내리면
바람이 부는 곳으로 가라."

그것은 일종의 재앙 예언 같은 것이었지만 누구도 미리 그 뜻을 알지 못했다. (내가 아무리 스포에 개의치 않고 리뷰를 쓴다지만 이런 것까지 말하진 말자^^;;) 동료들을 잃고 겨우 살아남은 파리신부는 그 '신'에게 할 수 있는 대로 복수를 하고 그곳을 떠나려 한다. '신'은 울며 겨자먹기로 어쩔 수 없이 방을 치우기 시작하고.... 그러나 그곳을 떠나는 파리부부에게 더욱 화려한 천국이 펼쳐지는데 그곳은.....ㅋㅋㅋ

이 책을 읽으며 "작은 생명을 사랑하자"의 효과가 클까? "으헉, 방 좀 치우자." 의 효과가 클까? 작가의 의도와는 달리 난 후자라고 생각한다. 왜냐고? 내가 바로 그렇기 때문이다. 파리의 사랑을 받는 건 사양하겠어. 뽀뽀도 물론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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