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따로섬 경제를 배웁니다 - 2017 오픈키드 좋은 어린이책 추천, 한우리 필독서 선정, 2016 으뜸책 선정 천개의 지식 1
원예지 지음, 유설화 그림, 윤기호 감수 / 천개의바람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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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 돌려읽기책에 비문학으로 이 책을 넣을까 생각중이다. 이 책은 경제를 처음 접하는 어린이들에게 경제의 원리를 더이상 쉬울 수 없게 이야기로 풀어주는 책이다. 그런데도 처음부터 이 책을 고려하진 않았는데 그 이유는 경제 원리 그 이상의 것... (생각거리... 뭔가 선한 가치를 추구하는...) 그런 것들이 함께 들어있었으면 하는 욕심 때문이었다. 아 그러나 두마리 토끼를 잡기는 영 힘들다. 이정도 책이 나온 것도 아이들에게 읽히는 입장에서 매우 고마운 일이다.^^

일단은 쉽고 재미있어서다. 우리반 아이들 중 누구도 이 책을 어렵고 지루해서 못읽겠다고 하지는 않을 것 같다. 경제 원리를 설명하기 위해 작가는 한 섬에 여러가지 일을 하는 주민들을 등장시켰다. '따로섬'이라는 이 섬에는 족장님, 꼬꼬아주머니(닭을 키움), 까까 군(이발사), 뚝딱아저씨(목수), 곰곰할머니(방앗간주인) 등등의 주민들이 산다. 이들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을 수 없고, 독자인 아이들은 그 과정을 지켜보며 경제 원리들을 하나씩 깨치게 된다. 물론 지금의 복잡다난한 세상에 비해 따로섬은 너무나 단순하고 작은 세상이지만 오히려 그 단순성이 어린 아이들에게는 명확하게 다가갈 것 같다. 이 책은 어린이들에게도 완전 '입문' 책이다. 4학년 우리반 친구들에게 딱 맞다.

첫 장은 이발사 까까 군이 의자를 구하느라 애를 먹는 모습을 보며 물물교환의 어려움을 파악하게 된다.
2장에서는 초기 화폐가 등장한다.(이 섬에서는 조개껍데기) 돈의 역할에 대해 배울 수 있다.
3장에서는 시장이 형성된다. 이따가 "12시에 광장에서 각자 물건을 가지고 만나요~" 그렇다면 광장은 시장이 되는 것. 경제활동을 편리하게 해주는 시장의 역할을 잘 보여준다.
4장에서는 무려 은행이 나온다. 튼튼한 창고를 갖고 있던 곰곰할머니가 그 역할을 맡는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저축, 대출, 이자 등의 기능이 생긴다. 이런 것들이 아이들 눈높이에서 '설명'이 아닌 '이야기'로 잘 전개되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5장에서는 가격을 다룬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오르내리고 형성되는 원리를 잘 보여준다.
6장의 키워드는 '선택'이라 하겠다. 동글아가씨는 거울을 사려다 충동적으로 반지를 사게 되는데, 결국 후회할 일이 생긴다. 말하자면 '합리적 선택'을 하지 못한 셈이다. 이 '합리적 선택'은 이번 교과서에서도 꽤 비중있게 다룬다. 교과서랑 꼭 연결시킬 필요는 없지만 자연스럽게 연결되면 더 좋은 건 사실.^^

7장에서는 따로섬에 회사(주식회사)가 생긴다.
8장에서는 멀리섬 사람들이 새로운 물건을 싣고 찾아온다. 즉 무역이 시작된다.
9장에서는 제품에 문제가 생기는 상황을 보여준다. 이때 소비자는 정당한 권리를 잘 행사해야 한다.

마지막 10장. 여기서는 물건이 생산되어 우리에게 오기까지의 과정, 즉 유통과정을 다룬다. 이 내용도 교과서의 중심주제다. 교과서에선 우리 주변의 상품이 어디에서 왔는지, 나아가 다양한 형태의 경제적 교류까지를 다루고 있다. 교과서와는 비슷한 내용도 있고 더 있는 내용도, 없는 내용도 있다고 보면 되겠다.

출간된 어린이 경제책들이 우리학교 도서관에만 해도 수십권이 넘는다. 상당히 어렵거나 깊이있는 내용으로 넘어간 책들도 많은데, 이 책을 처음 읽고나서 스스로 살펴보고 골라 읽으면 어떨까 싶다. 책들이 많아도 함께 읽을 책은 여러가지를 고려해야 해서 고르기가 상당히 까다로운데, 그래도 이 책이 나와서 걱정을 좀 덜어준 것 같다. 비문학이지만 아이들이 이야기책처럼 술술 읽을 수 있는 책. 쉽고 재미나게 쓰신 작가의 글솜씨도 뛰어난 것 같고, 그림작가가 유설화 님이라는 것은 특별한 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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