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라드의 우주쉼터 어린이를 위한 긍정의 훈육 그림책
제인 넬슨 지음, 빌 쇼어 그림, 김성환 옮김 / 교실어린이(교육과실천)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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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처럼 배운 것을 실천하지 못하는 선생도 드물 것 같다. 혼자서 생각하고 꼼지락거리는 걸 좋아하고, 어쩌다보면 내가 하고 있는게 다른 분들 입에서 나와서 '어, 잘못하진 않았나보네. 다행이다.' 할 때도 있다. 그런데 뭔가를 배워서 내 교실에 녹여내기는 참 힘들다. 내 주변엔 보는 즉시 적용이 되는 분들이 계시다. 그럴 때 보면 나는 용매가 결여된 종류의 인간이 아닌가 싶다.

그중의 하나가 PDC이다. 이걸 배웠다고 해도 되나 모르겠지만 책도 읽고 원격연수도 수료했는데.... 학급회의는 늘 시작했다가 멈칫거리고, 의미있는 역할도 약간 애매한 부분이 있고, 친절하고 단호한 태도로 관철하기는 부딪쳐오는 상황에서 순간순간 뒷전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오늘의 이 책, 긍정적 타임아웃은 한번도 시도해보지 못했다. 타임아웃이 필요한 순간은 교실마다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교사들이 시도하지 못하고 그냥 폭탄을 끌어안고 전전긍긍하며 하루를 보내다 녹초가 된다. 최근에 대두된 인권, 또는 아동학대라는 화두가 더욱 교사들을 움츠러들게 하는 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면 긍정적 타임아웃이란 기본적으로 학생에 대한 존중을 기본으로 하며 처벌의 개념이 아니고 회복과 긍정적 전환을 위해서 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한마디로 학생을 위한 조치이다. 가장 먼저는 타임아웃을 하는 그 학생을, 나아가서는 주변의 학생들을 위한.

책의 제목이 <제라드의 우주쉼터>라서 내용을 보기 전에는 무슨 과학 그림책인가 하겠다.(표지그림도 검은 바탕에 행성 그림들) 그러나 부제를 보면 <어린이를 위한 긍정의 훈육 그림책>이라고 나와 있다. '우주 쉼터'는 제라드가 붙인 타임아웃 공간의 이름이었던 것이다.

<긍정의 훈육>은 학급긍정훈육법의 부모교육 버전이라고 알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의 상황은 교실보다는 가정이다. 제라드는 화를 자제하지 못해서 식탁을 발로 차는 등의 분노 행동을 한다. 그때 엄마는 혼을 내는 대신 이런 제안을 한다. "화가 났을 때 네가 머무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을 만드는 거야. 어때? 어떤 공간이면 좋을까?"

이렇게 해서 '제라드의 우주쉼터'가 탄생했다. 그 공간을 만드는 데 엄마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들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쉽게 되는게 뭐가 있겠는가. 이것을 교실로 가져와본다면, 아이들에게 '감정을 다스릴 공간'을 만들 것을 제안한다, 아이들과 함께 그 공간을 꾸미고 활용한다. 가 되겠다. 책상과 사물함만으로도 빼곡한 교실에 이런 공간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겠는데, 효과적으로 만든 교실의 모습을 참고해보고 싶다.

"사람은 기분이 좋을 때 더 잘한다." 이것은 누구나 공감할 전제다. 아이들과 대립하지 않고 상처주지 않으며, 교사도 상처받지 않고(요즘은 이것이 가장 어려움) 문제행동을 수정할 수 있는 다양한 전략들을 익혀야 한다. 왕도는 없을 것이나 보다 효과적인 방법들은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쉬운 글과 그림으로 그에 대한 통찰 한 가지를 제공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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