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바꾸기 깜짝 쇼 아이스토리빌 25
엘레오노르 카논 지음, 김영신 옮김, 이효실 그림 / 밝은미래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오늘 교회 갔다와서 쉬면서 이 책을 읽었는데, 솔직히 활용(내 차원에서 활용이란 돌려읽기 책으로 넣어 다함께 읽거나 내가 읽어주는 것)할 계획은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기록을 남겨둔다.

화자는 오르탕시아라는 무난한 성향의 여자아이. 단짝은 별난 짓만 골라 하는 마르탱이라는 남자아이. 둘이 주인공이고 두 아이의 가정이 이야기의 배경이다. 둘은 모두 자기 집에 불만이 많고 서로의 집에 대해 "넌 좋겠다"고 얘기한다. 그러다 일주일동안 바꿔살기를 단행했다. 제목처럼 "가족바꾸기 깜짝쇼"를 계획한 것이다.

내가 볼 때 두 가정 다 비정상이다. 앗 아니, 이런 표현은 자제하겠다. 둘다 특별한 가정이다. 오르탕시아 가족의 구성원들은 너무 다들 별나서 집안은 조용할 날이 없고 식사나 청소 등 필수적 일상도 거의 무시된다. 엄마는 작가, 아빠는 작곡가, 삼촌은 발명가, 할아버지는 어떤 충격 이후 정신이 좀 나가셔서 자신이 군인이라 생각하고 행동하고 계신데 가족들은 거기에 적당히 장단을 맞추고 있고 할머니는 돌아가셨는데 모두들 할머니의 유령이 집에 살고 있는 듯이 대화를 나눈다. 오르탕시아는 집에 오면 제대로된 집음식을 먹고 조용히 쉬고도 싶지만 가족의 우선순위는 그게 아니다. 냉장고를 열어봤자 한숨 쉬며 닫아야 하고 늘 예기치 못한 일들이 뻥뻥 터진다.

반면 마르탱네 집은 '자로잰듯 반듯한' 가족이다. 엄마는 1주일 전에 식단표을 짜고 식단표에 맞춰 정확한 시각에 식사를 준비하며 집안은 먼지하나 없이 정갈하고 각맞춰 정돈되어 있다. 맛있는 식사와 간식이 나오고 깨끗하고 포근한 이불이 준비되어 있다. 언제나 변함없는 조용한 일상이 반복된다.

나라면? 고민의 여지 1도 없이 마르탱 집을 선택할 것이다. 내가 엄마가 되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심심하면 좀 어떤가? 혼자 놀면 되지. 맛있는거 먹여주지 넓은 방 치워주지 이불 포근하지 우왕 뭘 더 바래.
ㅋㅋ 근데 그게 아닌 모양이다. 오르탕시아는 그 집에서 점점 마르탱화 되어가는 자신을 발견한다.
한편 그집에서 숨막혀 하던 마르탱 또한 변화무쌍한 오르탕시아 집에 던져져 처음에는 신나서 어쩔 줄 몰랐으나 점점....

어쩌면 뻔한 결말이긴 했지만 인물과 사건들이 워낙 개성있어서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다. 작가의 내공이 느껴지는 부분은 각장의 소제목이었다. 제목이 모두 영화제목이었고 제목 옆에 간략한 영화소개가 나오며, 내용 또한 그 영화와 관련이 있었다. 그중 내가 본 영화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밖에 없었다는 점이 좀....^^;;;

인간을(아이들을) 이해할 때 가정이라는 배경이 참 중요하긴 하다. 이 책을 보며 느낀 것은 그 배경 자체보다도 거기서 느끼는 존재감과 소속감이 더 중요한 거구나 라는 생각이었다.
아 그래도 나의 성향에 맞는 배경이라면 더욱 좋을 것이다. 오르탕시아네 집에서 살긴 싫다. 아무리 존재감이 넘쳐도.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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