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1
곤도 마리에 지음,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12년 4월
품절


그런데 집 안을 정리하면 왜 사고방식이며 삶의 방식, 인생이 달라질까? 그것은 정리를 통해 '과거를 처리'하기 때문이다. 정리를 통해 인생에서 무엇이 필요하고 필요하지 않은지,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그만두어야 하는지를 확실히 알게 되기 때문이다.-8쪽

시험 전날 '정리하고 싶다'는 충동은 정리에 흥미가 있는 나뿐만 아니라 꽤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현상이다. 시험 전날 말고도 다급한 상황에 처하면 정리가 하고 싶다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너무 정리가 하고 싶은 경우, 그것은 방을 정리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심리적으로 정리하고 싶은 다른 무언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공부를 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마음이 불편한데, 눈앞이 어수선해서 '정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고, 결과적으로 공부와 정리의 우선순위가 바뀌는 것이다. -31쪽

애당초 우리는 무엇을 위해 정리를 할까? 결국 방이든 물건이든 자신이 '행복'해지기 위해서 정리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정리는 의미가 없다. 그러므로 물건을 버릴지, 남길지를 구분할 때도 '물건을 갖고 있어서 행복한가', 즉 '갖고 있어서 마음이 설레는가'를 기준으로 구분해야 한다.

마음이 설레지 않는 옷을 입고 행복할까? 설레지 않는 책들을 쌓아둔다고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 절대 착용하지 않을 장신구를 갖고 있는 것으로 행복한 순간이 찾아올까?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다고 답할 것이다.

마음이 설레는 물건으로만 채워진 자신의 공간과 생활을 상상해 보자. 그것이 바로 자신이 누리고 싶은 이상적인 생활이 아닐까? 마음이 설레는 물건만 남기고 나머지는 전부 과감히 버리자. 그 순간부터 당신에게 새로운 인생이 시작될 것이다.-58쪽

물건에는 물체로서의 가치 외에 '기능', '정보', '감정'이라는 세가지 가치가 있다. 여기에 '희소성'이라는 요소가 더해지면서 버리기의 난이도가 정해진다. 즉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아직 쓸수 있기 때문이거나(기능적 가치), 유용하기 때문이거나(정보 가치),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감정적 가치). 또 물건을 손에 넣기 어려웠거나 그것을 대체하기가 어려우면 더욱 버리기 어렵다(희소가치).

따라서 물건을 남길지 혹은 버릴지를 판단할 때는, 처음에 난이도가 낮은 물건부터 시작해서 정리에 대한 판단력을 단계적으로 높여 나가야 한다. -64쪽

이렇게 크게 분류하여 쌓아둔 책들을 한 권씩 손에 들어 만져보고 남길지 버릴지를 판단한다. 물론 기준은 만졌을 때 '설레는가' 하는 것이다. 선택을 위해서는 만져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므로 작업 중에 절대 내용은 들여다보지 마라. 책을 읽게 되면 설렘이 아닌, 필요성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116쪽

정리의 마법 효과 중 하나는 자신의 판단에 자신감을 갖게 되는 것이다. 정리 과정에서 물건을 하나하나 만져 보며 설레는지, 어떤지 자문자답해 남길지 버릴지를 판단하는 것을 수백, 수천 번 반복함으로써 자연스럽게 판단력이 키워지는 것이다. 자신의 판단에 자신감이 없는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갖지 못한다. 내가 그랬다. 그랬던 나를 구원해 준 것이 바로 '정리'다.-2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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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18 23: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인생에서 조금 더 일찍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 - 우리 시대 여성 멘토 15인이 젊은 날의 자신에게 보내는 응원의 편지
김미경 외 지음 / 글담출판 / 2011년 11월
절판


자유는 '자기 이유'의 줄임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자기 이유가 분명한 삶이 자유로운 삶입니다. 나의 이유가 분명한 선택이라면, 그것은 책임질 수 있는 선택, 그 자신이 행복으로 가는 길이 될 것입니다. 길고 긴 인생을 엮어가는 과정에서 성공 여부는 마지막에 결산하는 것입니다. 인생의 행복과 자유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 주도할 때 옵니다.
-심상정-11쪽

스물다섯 살의 그 봄, 너는 식당으로 향하던 걸음을 그대로 돌려 덕수궁으로 옮겼다. 더 어렸을 적엔 어린 것이 변명이 될 수 있었지만, 스물다섯이나 먹은 어른이 되어서도 보고 싶은 때 꽃을 볼 수 없다면, 그러면서도 차일피일 미루며 세상의 핑계를 댄다면, 그건 올바른 성인의 삶이 아니란 걸 깨달았거든. 무엇보다 자신의 상처도 돌볼 줄 모르면서 세상과 거래하는 법부터 습득한 네 자신이 부끄러웠어.
- 오소희 -31쪽

그 당시 가난은 부끄러움이 아니었어요. 누구나 가난했으니까 쉽게 절망하지 않았죠. 없이 살아도 사람 사이에 기품이 있고 선한 기운이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물질적으로 풍족한 반면 그런 정신이 사라져서 안타까워요.
- 윤석남-1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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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잇태리
박찬일 지음 / 난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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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무서운 건 경찰도 헌병도 아니다. 나는 그걸 우연히 목격했다. 어느 변두리 카페에서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마시며 담배를 맛있게 피우고 있었는데, 카페 주인이 갑자기 사색이 되어 얼어붙었다. 나도 얼른 뒤를 돌아보았는데 갈색 제복의 어떤 사내들이 기관총을 들고 들어닥치는 중이었다. 그 카페 주인이 살인 사건에라도 연루된 게 틀림없어 보였던 건 전혀 무리가 아니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기관총으로 무장한 제복들은 세무서 직원이었고, 카페 주인의 탈세와 관련된 모종의 습격이었다.

나는 한국도 세무서원을 기관총으로 무장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당신이 한 번이라도 텔레비전에서 세무서원이 상습 고액 체납자를 찾아가는 양심 뭔가 하는 프로그램을 봤으면 동의하리라 생각한다. 세무서원들이 양복 정장을 입고 으리으리한 체납자 집을 물어물어 찾아간다. 그러고는 겨우 "선생님게서는 탈세를 하시고 상습 체납 하셨습니다. 언제까지 납수하시겠습니까. 물론 할부도 가능합니다."하고 친절하게 설명한다. 이 광경을 보고 어떻게 분개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1쪽

그냥 기관총을 들이대고 "야 인마! 당장 세금 낼래, 아니면 배에다 총알구멍을 내줄까."하면 속 시원히 해결될 거라고 믿는 시민들이 대다수이지 않겠는가. -2쪽

이탈리아 남자들은 마치 모두 카사노바가 되지 않으면 남자 구실을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만 같다. 그런데 그게 내 눈에는 좀 강박처럼 보인다. 카사노바의 후예답게 굴어, 이런 자기최면을 어린 시절부터 끊임없이 받는 사람들 같다. 콘돔만 해도 그렇다. 이탈리아의 콘돔 공장은 꽤 이문이 짭짤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거기엔 순전히 사람들이 무조건 사이즈가 큰 콘돔을 찾기 때문이라는 설, 또 하나는 쓰지도 않으면서 자꾸 동네 상점에서 콘돔을 사들이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전자는 크기 콤플렉스이고, 후자는 횟수 콤플렉스일 것이다.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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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사회
한병철 지음, 김태환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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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미드를 보다가 내가 주인공들이 일하는 모습을 강렬하게 동경하고 있단 걸 깨달았다. 나는 내가 러브라인이나 해피엔딩이나 주인공들이 일하는 고층빌딩의 반짝이는 야경을 동경한다 생각했는데 미드 시청 10년 차에 그간 가장 열망하고 동경했던 건 사실 그들의 일하는 모습이었단 걸 알게 된 것이다. 그들의 일하는 모습이란? 상사에게 쪼이고 밥벌이의 고단함을 토로하는 범인과 달리 잘나가는 커리어우먼 전문직의 모습들. 좋아하는 일을 신나서 열정적으로 하고 엄청 많은 돈을 벌고 그리고 그 돈을 마음껏 쓰는 모습. 명장면 명대사를 꼽자면 '로맨틱 할리데이'에서 헐리우드의 일급 영화예고편 제작자인 카메론 디아즈가 자신의 작업물을 보여주며 자신만만하게 "That's why they pay me big bucks." 라고 말하는 컷. 내가 얼마나 중증으로 일하고 성취하는 캐릭터에 경도되었는지 잘 보여준다. 이런 내 모습에 대해 나는 문제의식은 커녕 올바른 삶의 자세를 가지고 있는거라 믿었다. 회사에서 하루종일 정신없이 일을 하고 때때로 노트북을 들고 복도를 뛰어다니며 난 제대로 살고 있다는 근거없는 믿음에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하였다. 그런데...


한병철은 이런 내가 병들었다 한다. 강제와 규제로 노동생산성을 최대로 올리던 이전 사회가 생산성 향상의 한계에 도달하자, yes we can 을 구호로 외치며 개인이 자신의 자아실현이라는 명목으로 스스로를 착취하고 생산성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긍정성 과잉 사회가 도래하였고, 이 시대의 대표적 병리환자가 바로 나 같은 인간이라는 것이다. 자기 착취는 자유롭다는 느낌을 동반하기 때문에 타자의 착취보다 더 효율적이다. 착취자는 동시에 피착취자이다. 가해자와 피해자는 더 이상 분리되지 않는다. 결국 지친 개인은 우울증,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자애, 경계성성격장애, 소진증후군 등의 질병에 시달리게 된다. 시대마다 그 시대의 고유한 주요 질병이 있는데, 21세기 현대인들의 질병은 우울증과 소진증후군이며 그 이면에 이런 역사적 배경이 있다는 그의 분석은 탁월하다. 요즘 쏟아지는 힐링이 어쩌고 하는 현대인 마음 위안용 책들은 한병철의 분석 앞에 껍데기뿐인 가짜로 전락할 뿐이다. 내가 나를 착취하는 근본적인 문제가 사라지지 않는 한 일시적인 마음비우기는 절대로 해답이 되지 못할것이다.


문득. 무서워졌다. 늘 의심하고 진짜만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생각했는데 내가 이 시대의 이데올로기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확인하니 내가 내 삶을 분별있게 살아갈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졌달까. 그의 분석을 부인하기에는 우울증이며 소진증후근이며 경계성성격장애 등 그가 열거하는 병명들로부터 어느 하나 자유롭지 못하다. 나이가 들수록 분위기가 가라앉고 인상이 변하는 게 단순히 사회생활에 닳고 나이가 들어서라고 생각했는데 자신이 주도적이어야 한다는 요구의 끝없는 반복에 지쳐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한병철의 말이 10배쯤 더 신빙성 있어 보인다. 늘 독립적이고 능력있는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 감내해야 하는 고통은 성인으로서 당연히 아무 말 없이 꾹 참아내어야 하는 것이라 믿었다. 그것이 나에 대한 나의 착취임은 감히 상상도 못한 채..


"후기근대의 노동하는 동물은 거의 찢어질 정도로 팽팽하게 자아로 무장되어 있다. 그리고 이는 수동성과는 정말 거리가 먼 것이다. 인간이 자신의 개성을 포기하고 유적과정 속에 완전히 녹아들어 간다면 적어도 동물 특유의 느긋함이라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후기근대의 노동하는 동물은 정확히 말해서 전혀 동물적이지 않다. 그는 과도하게 활동적이고 신경과민 상태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자아를 지키는 것이 노동에 매몰되지 않고 나를 지키는 것이라 믿었는데 이 뒤통수. 이제 나를 어찌 다시 지켜내어야 할지 다시 생각해 보아야겠다. 가슴이 아푸다.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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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2-10-01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도 두말없이 담아갑니다.^^
아주 좋은 책 같아요.
오늘은 시월 첫 날이네요. 올해도 석달 남았구요.
눈부시게 좋은 날이에요^^

... 2012-10-02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꽤나 공감하며 읽었던 책이예요. LAYLA님의 리뷰를 읽으며 또다시 고개를 끄덕끄덕~

네꼬 2012-11-16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야 댓글 달아요. 그리고 땡스툽니다요.

비로그인 2012-11-17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레이 아나토미'의 주인공들의 숨가쁜 삶을 동경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만 돌아보니,
20대 때 몸 담았던 정신없이 돌아가던 직장 생활,
그 시절은 가장 불행했던 시절이었거든요.
최근엔, 느리게 그리고 소박하게 살아왔는데도 불구하고,
저도 모르게 예전의 중독생활을 미드를 통해 그리워 한 셈이었답니다.
 
피로사회
한병철 지음, 김태환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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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근대의 노동하는 동물은 노동을 통해 인류의 익명적 삶의 과정 속에 용해되어버릴 만큼 자신의 개성이나 자아를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노동사회는 개별화를 통해 성과사회, 활동사회로 변모했다. 후기근대의 노동하는 동물은 거의 찢어질 정도로 팽팽하게 자아로 무장되어 있다. 그리고 이는 수동성과는 정말 거리가 먼 것이다. 인간이 자신의 개성을 포기하고 유적과정 속에 완전히 녹아들어 간다면 적어도 동물 특유의 느긋함이라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후기근대의 노동하는 동물은 정확히 말해서 전혀 동물적이지 않다. 그는 과도하게 활동적이고 신경과민 상태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40쪽

오늘날 성과주체가 앓는 우울증 등의 질환은 이렇게 내면화된 타자와의 갈등관계 또는 양가적 관계를 전제하지 않는다. 우울증에는 아예 타자의 차원이 개입되어 있지 않다. 소진burn out은 자주 우울증으로 귀결되거니와 이때 우울증을 유발하는 원인으로는 오히려 과도한 긴장과 과부하로 파괴적 특성까지 나타내는 과잉 자기 관계를 들 수 있을 것이다. 탈진과 우울 상태에 빠진 성과주체는 말하자면 자기 자신에 의해 소모되어버리는 셈이다. 그는 자기 자신으로 인해, 자신과의 전쟁으로 인해 지치고 탈진해버린다. 그는 자긴에게서 걸어 나와 바깥에 머물며 타자와 세계에 자신을 맡길 줄은 전혀 모른 채 그저 자기 속으로 이를 악물 따름이다. 하지만 그 결과로 남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속이 텅 비어버린 공허한 자아뿐이다. 주체는 점점 더 빨리 돌아가는 쳇바퀴 속에서 마모되어간다.-94쪽

우울증이란 자기 자신이 되지 못한 후기근대적 인간의 좌절감에 대한 병리학적 표현이다. -111쪽

시대마다 그 시대의 고유한 질병이 있다.
...21세기의 시작은 병리학적으로 볼 때 박테리아적이지도 바이러스적이지도 않으며, 오히려 신경증적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신경성 질환들, 이를테면 우울증,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경계성성격장애, 소진증후군 등이 21세기 초의 병리학적 상황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전염성 질병이 아니라 경색성 질병이며 면역학적 타자의 부정성이 아니라 긍정성의 과잉으로 인한 질병이다. 따라서 타자의 부정성을 물리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면역학적 기술로는 결코 다스려지지 않는다.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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