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싯 몸 단편선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93
서머싯 몸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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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장소에 대한 설명과 방에 대한 짧은 묘사, 시골 지역에 대한 인상은 뛰어났다. 물질적인 것들의 영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인식과 부드러움이 엿보였다. - P63

그 시절의 남자들에게는 요즘 세상에서 영영 자취를 감춘 열정과 야성이 있었다. 지금의 우리에게는 그들의 무모한 행위나 영웅들의 극적인 삶을 펼칠 능력이 없었다. - P249

나는 똑같게화장한 얼굴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여자들이 분과 볼연지, 립스틱으로 표정을 흐트러뜨리고 개성을 가리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 P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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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팅 픽션 - 당신이 사랑한 작가들은 모두 이 책으로 소설 쓰기를 배웠다
재닛 버로웨이 지음, 문지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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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생적인 이야기꾼들은 여전히 우리 주위에 있고, 그들 중 몇몇은 크게 부자가 되었다. 일부는 베스트셀러 작가 리스트에 있고, 더 많은 이들은 텔레비전과 영화판에 있으며, 일부는 만화책과 비디오 게임 분야에 있다. 하지만 글을 쓰고 싶은 충동은 플롯을 만들어내는 욕망이나 기술과는 거의 관련이 없기 쉽다. 반대로, 당신은 예민한 관찰자이기 때문에 글을 쓰고 싶어 한다. 당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에 대한 대답을 갖고 있지 않다. 당신은 대부분의, 그리고 동시대 최고의 작가들과 세상의 불의, 부조리, 아름다움에 대한 감각을 공유하며, 당신 자신의 항의, 웃음, 지지를 기록하고 싶다.

- P228

러나 독자들은 여전히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궁금해한다. 그리고 작가인 당신이 궁금하게 만들지 않는 한, 그들은 페이지를 넘기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당신은 플롯을 마스터해야만 한다. 작가가 보여주는 세계의 비전이 아무리 심오하거나 빛난다 해도, 읽지 않는 사람에게 그걸 저달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 P228

당신이 뭐라 말하든, 지옥이야말로 이야기와 어울리는 곳이다. 눈을 뗄 수 없는 이야기를 원한다면 당신의 주인공을 지옥에 빠뜨려라. 지옥의 매커니즘은 서사의 매커니즘과 아주 잘 맞아떨어진다. 반면 천국의 즐거움은 그렇지 못하다. 천국에는 이야기가 없다. 그곳은 이야기가 다 끝난 다음에 일어나는 일만 다룬다. - P232

플롯에는 강력한 욕망과 함께 그 욕망의 추구 과정에서 나타나는 커다란 위험이 공존한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이런 형태는 모든 플롯에 적용된다. 이를 3D라고 불러도 좋다. Drama는 desire 더하기 danger 이다. 재능 있는 젊은 작가들의 흔한 결점 중 하나는 본질적으로 수동적인 주인공을 창조하는 것이다.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다. 작가인 당신은 인간의 본성과 행동을 관찰하는 사람이고, 그래서 관찰하고 생각하고 고통받는 인물과 자기 자신을 쉽게 동일시한다. 하지만이러한 인물의 수동성은 지면으로 전달되며, 그렇게 되면 이야기 역시 수동적이 된다. - P234

내 인물이 투쟁에서 패배하여 얻는 것은 무엇인가, 혹은 승리하여 잃는 것은 무엇인가? - P239

인간의 의지는 충돌한다. 인간에겐 소속이 필요하다. 인간의 행동을 논할 때 심리학자들은 탑(tower)과 망(network)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위로 올라가려는 욕망과 공동체에 들어가려는 욕망. 남을 이기려는 욕망과 타인에게 속하려는 욕망. 이 두 가지 힘이 소설을 움직인다. - P244

만약 어떤 단편이 빡빡하고, 날카롭고, 효율적이고, 잘 짜여 있고, 강렬하다면, 그것은 좋은 이야기다. 길이가 짧다는 단편 소설 형식의 핵심 특성을 잘 활용했기 때문이다.

장편은 여기에 더해 포괄적이고, 방대하고, 파노라마적이다. 장편은 경제성이나 효율성이 아니라 시야, 범위, 넓이, 펼쳐짐에서 강점을 지닌다. 길이가 긴 형식의 미덕이다. 하나의 장편소설은 많은 내면을 다룰 수도 있고, 오랜 세월이나 세대를 아우를 수도 있으며, 전 세계를 여행할 수도 있다. 메인 플롯 외에 하나 혹은 그 이상의 서브 플롯을 다룰 수도 있다. 많은 인물들이 변화할 수도 있고, 다양하고 수많은 영향과 결과들이 독자의 최종적인 이해를 형성히낟. 쓸데없어 보이는 이야기들조차 용인될 수 있으며, 그 이야기들이 결과적으로 독자의 이해를 돕는 한 작품의 균형을 파괴하지 않을 것이다. - P262

안톤 체호프는 "재능이란 오래 참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창의적인 과정이 모두 창의적이지는 않으며 마음속에 찾아온 첫 영감을 훡씬 뛰어넘는 일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고치고, 비판하고, 보충하고, 발전시키는 모든 종류의 퇴고는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최선으 ㄹ이끌어내는 일이다.

"누구나 글을 쓸 수 있지만, 작가만이 고쳐 쓸 수 있다." - P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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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의 말들 - 안 쓰는 사람이 쓰는 사람이 되는 기적을 위하여 문장 시리즈
은유 지음 / 유유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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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장하면 촌스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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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의 말들 - 안 쓰는 사람이 쓰는 사람이 되는 기적을 위하여 문장 시리즈
은유 지음 / 유유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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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슬픔은 당신이 그것들에 관해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견뎌질 수 있다. - P87

"아이들은 사회적 표정이 없어요. 돈을 안 벌어도 되잖아요." 그도 웃고 나도 웃었다. 그는 또한 청소년과 수업해 본 경험이 없는 교사들은 당황한다며 "아이들 표정에 지지 않아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어른들은 글로 썼다. 돈 버는 관계의 피로감, 부당함, 모욕감을 글로 썼다. ...그러니까 어른에게 글쓰기는 사회적 표정을 조심스럽게 벗겨 내는 행위였다. 돈과 나를 맞바꾸는 거래가 본격화되기 이전의 ‘나‘를 만나는 일, 자기의 사회적 표정과 대결하며 본래의 표정을 되찾는 일이 어른의 글쓰기일지도 모르겠다. - P97

"배고픈 사람이 음식을 도둑질하거나 착취당한 사람이 파업을 한다는 건 당연핟. 오히려 설명되어야 할 것은 배고픈 사람들 중 대부분이 왜 도둑질을 하지 않으며 착취당한 사람들 중의 대부분이 왜 파업을 하지 않는가 하는 사실이다."

빌헬름 라이히 <파시즘의 대중심리> - P103

"문학은 슬픔의 축적이지, 즐거움의 축적은 아니거든요. 세상이 따뜻하고 정상적으로 보이면 시를 못 쓰게 되지요. 그건 보통 사람의 세상으로 들어가는 것이니까요."

-최승자 - P105

글쓰기에 최적화된 장소는 카페도 절간도 내 방도 아니다. 마감이라는 시간의 감옥이다. - P129

본다는 것은 보고 있는 것의 이름을 잊어버리는 것이다.
-폴 발레리 - P136

"배우는 하얀 도화지여야 하는데 나는 이제 신문지처럼 글자가 많은 종이가 된 것 같아요."

-최불암 - P137

자서전은 수치스러운 무언가를 드러낼 때에만 신뢰할 수 있다.
-조지 오웰 - P140

"나는 옛날에는 내 위장도 미제고 내 허리도 미제인줄 알았어예. 우리 클 때는 미제가 제일 좋았거든요." - P173

하고 싶은 일은 해 보는 편이다. 행하면서 안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맞는지, 난과에 봉착하면 욕망의 실체가 드러난다. 하고 싶은 일이면 문제를 해결할 궁리를 하고, 하고 싶은 일이 아니면 문제를 핑계 삼아 그만둘 명분을 만든다. - P181

정말로 진지한 소설에서는 진정한 갈등이 여러 인물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독자와 작가 사이에서 벌어진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 P188

글쓰기는 누구에게도 할 수 없는 말을 아무에게도 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모두에게 하는 행위다.
-리베카 솔닛 - P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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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고향집에서 책을 주문했다. 1권만 필요한데 이런저런 적립금을 쓰니 실제 결제금액은 7-8000원 남짓이고, 무료배송에, 어제 오후에 주문했더니 오늘 오후에 도착한다고.


고등학교 시절 알라딘에서 책을 주문할 땐 최소 주문금액이었나, 무료배송 금액이었나가 3-4만원이어서 오랜 기간 동안 장바구니를 채운 다음에 한번에 몰아 주문하고 또 배송에도 며칠이 걸려 그걸 기다리고 또 기다렸던 기억이 있다. 


십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벌써 15년도 더 지나버린, 아니 이제 곧 20년이 되는 옛날의 이야기.

그 동안 이 시골도 세금으로 아주 말끔히 정비되었고 이번에 보니 부동산 광풍이 여기에도 몰아쳤는지 여기저기 뜯어내고 밀어버린 건물이 많다. 


오늘 이른 점심을 먹으러 이 동네 사람들만 아는, 노포로 통하는 할머니 칼국수집엘 갔다. 할머니가 굽은 허리와 굽은 손가락을 달달 떨면서 칼국수 면을 나무 도마 위에서 썩썩 잘라내고 육수를 바가지에 가까운 큰 국자로 부은 다음 파와 김가루를 뿌려 내던 집. 그런데, 골목을 들어가 국숫집 문을 열어보니 모든 것이 철거된 휑한 콘크리트의 바닥과 벽만이 보였다. 그 사이 할머니 칼국수집이 문을 닫은 것이다. 그제서야 생각해보니 내가 할머니 칼국수집을 드나든 세월이 30년이었다. 30년이면 처녀가 할머니가 될 수도 있는 세월인데 내가 생각하는 할머니는 그 긴 세월동안 그냥 할머니, 늘 나이들지 않고 그자리의 할머니인줄 알았구나 싶었다. 


세월은 빠른데 인생은 지나치게 길다는 생각을 한다. 어쩌면 변하는 사람들을 이상하게 혹은 쓸쓸하게 바라볼 일도 아니다 싶다. 변하지 않기엔 인생이 너무너무 길어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고 내리는 비를 맞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변질되어 버리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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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10 16: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1-10 22: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1-11 02: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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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1-11-10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그자리에 있어 주신 라일라님!!
순간 예전에 고등학생이었단 소리에 조금 놀랐네요? 글을 너무 야무지게 잘 써 내공이 느껴져 나이를 생각지 못했었던 것 같아요.
하긴...알라딘 이곳은 나이,성별 모든 것이 별개가 되어 그냥 닉넴으로만 대하니 그냥 그 자리에 늘 있어 준....있어 주는...사람들인 것 같아요.나 자신도 나이를 먹는다는 걸 잊고 살아가는 듯도 하구요^^
할머니 칼국수집이 문을 닫아 조금 놀랐겠습니다.갑자기 그런 가게의 칼국수가 그리울 때가 있어요.
암튼 오랜만에 찾아 간 고향집이니 푹 쉬면서 맛난 집밥 많이 드시고 오시길♡

2021-11-10 22:3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