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막한 사르가소 바다 펭귄클래식 38
진 리스 지음, 윤정길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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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곳을 세계 어느 곳보다도 사랑해요. 마치 이곳이 단순한 장소가 아니라 사람인 것처럼. 어쩜 사람 그 이상인 것처럼 사랑해요. - P130

사람들은 메이슨 씨가 그녀를 너무 사랑해서, 만일 그가 세상을 가졌다면 그걸 접시 위에 받쳐 그녀에게 주었을 거라고 말했지요. -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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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건축가 : 질색, 불만 그리고 일상 젊은 건축가
윤한진 외 지음 / 안그라픽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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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색은 애증에서 나온다. 아버지를 떠올릴 때 진저리나게 싫은 구석이 있지만 마냥 미워할 수 없는 존재라고 느끼는 것과 같다. 해외 건축가가 한국에서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았을 때 건축계에서 불만이 나오는 모습을 종종 본다. 우리는 거기에 별로 개의치 않는다. 그저 잘 지어진 건물에 목마를 뿐이다. 한 나라의 수도에 새로세워진 시청 건물을 보고 할 말을 잃었더랬다. 외국 건축가든 한국 건축가든 누가 짓든 질 좋고 예쁜 건물이 하나라도 더 지어졌으면 좋겠다. 아버지가 어디서 바가지를 쓰고 비싼 옷을 사 입었더라도 그게 아버지에게 어울리고 멋지면 좋겠다. 서울을 보면 그런 감정이 든다. 태어나서 자랐고 떠나본 적 없는 이 도시를 우리 셋은 매일 같이 돌아다녔다. 어떤 ‘척하는‘ 건물들, 겉만 번지르르하게 해놓은 것들이 눈에 띌 때마다 짜증이 났다. - P1

가장 질색하는 것 가운데 하나는 간단한 방식으로 다 덮어버리는 것이다. 예를 들면 건물 이음새를 꼼꼼하게 작업하지 않았으면서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몰딩을 붙여 대충 가려버리는 따위다. 노동과 정성이 필요한 작업을 간단히 무마하는 잔머리다. 당연히 수반되어야 할 계획이 무시된 채 최종 이미지만 흉내 내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시트지가 싫고 치장 벽돌 타일이 싫다. - P2

질색의 힘에서 출발한 대표 작업이 서울 산구 한남동 카페 콜렉티보 커피 로스터즈다. 기존 건물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가구 주택, 즉 빌라였다. 한남동은 주거 지역이지만, 빠르게 상업 지역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이 건물이 어떠한 모습을 변해야 할지 많이 생각했다. 유행하는 식으로 하면, 외벽에 까만 페인트를 칠하고 그럴싸한 네온사인을 달고 과장된 싸구려 장식을 걸어둘 수도 있다. ‘난 원래 빌라였어. 근데 난 그 모습 그대로 커피숍이 되기로 했어. 난 쿨 하니까.‘ 이런 천박함이 싫었다. - P3

요즘 오래된 주택을 리모델링할 때 중간 과정은 다 건너뛰고 마지막에 뭔가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처럼 흉내 내거나 빈티지한 느낌을 내기 위해 건물 일부를 일부러 허물고 뜯는 방식이 유행이다. 이는 대부분 공간 설계는 뒷전으로 하고 재료 선택에만 매달리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 P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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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0-02-20 1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올려주신 글 읽다가 이 책이 너무 좋아져서 사고 싶은데 알라딘은 품절이라 교보에 회원가입하고 샀어요!!!!! 알라딘하고 비교했을 때 가격이 많이 비쌀 줄 알았는데 오히려 쬐끔 더 싸요. 더구나 4주 배송 안한 가격이 알라딘에서 4주 배송 한 가격과 비슷해서 더 신났어요!! 뭐 읽을 시간이 앞으로는 없을테니 아껴가듯 조금씩 읽으려고요. ㅎㅎㅎㅎㅎㅎㅎㅎ

LAYLA 2020-02-25 16:31   좋아요 0 | URL
하하하 저도 교보문고에 들렀다가 우연히발견해서 읽었답니다.라로님은 밑줄긋기만 보고도 좋은책을 알아내는 능력이 있으신거 같아요 ^.^
이 책은 요즘 웬만한 책들보다 더 재미있게 읽었어요. 기본 컨텐츠가 진정성이 있고 에디터분 글빨이 장난 아니더라구요. 내용이 영어로도 쓰여져 있어서 자제분들도 읽을 수 있겠네요. 즐거운 독서 되실거에요!!!^^
 
예술하는 습관 - 위대한 창조의 순간을 만든 구체적 하루의 기록
메이슨 커리 지음, 이미정 옮김 / 걷는나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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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하고 싶은 열렬한 욕구-그걸 사야 하고, 아무개에게 전화를 해야 하고, 이건 잊으면 안 되고, 저건 기록해 둬야 해-라고 말하는 주부의 열병을 억누르고 글쓰기에 필요한 단조롭고 무난한 마음 상태를 찾아야 했다.

핵심은 바로 에너지를 어떻게 사용하고, 어떻게 절약하는가이다. 누구나 제한된 에너지를 갖고 있다. 성공한 사람들은 본능적으로나 의식적으로 에너지를 잘 사용하는 법을 분명히 알고 있다. 시행착오를 거쳐서 자신의 욕구를 파악하고, 자신에게 양분을 주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의 본능적인 리듬과 일정이 무엇인지 알아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 도리스 레싱 - P31

단편소설은 이동하면서도 쓸 수 있었다. 운전하면서 농산물 직판장으로 가는 길에도 머릿속으로 소설의 기본적인 윤곽을 잡고, 항공사의 전화 응답을 기다리는 동안 대사를 쓰고, 딸아이의 당근 케이크를 만들면서 핵심 장면을 대략적으로 그릴 수 있었다. 한밤중에 초고를 완성하고, 세탁기를 돌리면서 편집하고, 집회 전단지를 인쇄하면서 원고를 복사했다. 하지만 장편소설은 다르다. 장편을 쓰려면 보통 오랫동안 다른 일을 중단해야 했다. ...단편소설이 하나의 작품이라면, 장편소설은 삶의 방식이다.

-토니 케이드 밤바라 - P57

작품 하나를 완성하는 건 어렵지 않다. 그 일을 해낼 수 있는 올바른 태가 되는 게 어렵다.

-브랑쿠시 - P77

"아이를 낳았다고 작업을 쉬어야겠다고 결심하면 영원히 포기하게 되죠. 그게 아니면 그냥 아마추어 화가로 전락하고 말아요." 닐은 이 문제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문제에서 타협을 거부했다. 이기적인 것은 예술가의 특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조금도 죄의식을 갖지 않았다. 특히 남성 예술가들이 아무런 이의없이 그러한 특권을 당연시했을 때는 더더욱 그랬다.

-앨리스 닐 - P134

좀 더 성숙한 어른이 되자 마음 상태가 글쓰기에 그렇게 중요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죠. 삶을 살다 어느 단계에 이르면 너무나 많은 것을 잃어서 마음 깊숙한 곳에는 언제나 불행이 깔려 있어요. 그러다보니 그 영향력도 줄어들죠. 마음 상태가 어떻든 상관하지 않고 글을 쓰는 법을 배우고, 더욱 많이 느껴야 해요. 자신의 생에 초연해진다는 게 아니라 자신의 생을 지배할 준비 태세가 좀 더 잘 갖춰진다고 할 수 있죠.

-나탈리아 긴츠부르그 - P189

사람들은 제게 글을 쓰면 행복한지 물어봐요. 글을 쓰면 행복해진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삶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삶이란 본래 불안정한 거잖아요. 영원한 안정을 누린다면 그건 삶이 끝났다는 거죠.

-힐러리 맨틀 - P193

정신이 녹슬기 시작하면 대책 없이 심각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매일 글을 쓰는 게 중요한 것이다. 더없이 한탄스러운 허튼소리를 쓸 수도 있지만결국에는 매일 글을 쓰지 않았다면 얻지 못했을 한두 쪽의 글이 나온다. 그러므로 계속 글을 써야 한다. 그것이 레이스 뜨기를 제외한 여성의 유일한 희망이다.

-주나 반스 - P196

던햄은 일주일에 7일 내내 일하고, 주말을 주중과 별다르게 취급하지 않는다. 가끔씩 며칠 내내 완전히 쉬기도 하지만 그것도 당일 아침에 결정한다. 모든 것을 결정짓는 요소는 던햄의 마음 상태다. 던햄은 에너지 넘치는 상태를 유지해야만 창작을 할 수 있다.

-헤이든 던햄 - P224

덩컨은 현대무용계의 세계적인 스타임에도 불구하고 부를 누리지는 못했다. 무용 경력을 키워나가는 내내 생계를 걱정했고, 난방을 할 수가 없어서 얼음장처럼 추운 스튜디오에서 리허설을 하기 일쑤였다. 유럽 투어 중에는 백만장자를 만나는 수밖에 없겠다고 자매에게 농담을 던졌다. 그러다가 파리에서 공연을 마친 다음 날 아침에 진짜 백만장자가 나타났다. 183센티미터의 장신에 턱수염을 기른 금발머리 예술 후원자이자 싱거 재봉틀 회사의 후계자인 패리스 싱거가 덩컨에게 반했고, 덩컨의 마음을 사로잡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곳에는 베르사유 궁과 트리아농을 본 따 지은 근사한 대저택이 있었다. 엄청나게 많은 침실과 욕실, 스위트룸을 전부 마음대로 쓸 수 있었고, 차고에는 자동차 14대가 있었고, 항구에 요트 한 척이 있었다.

...덩컨은 싱거의 청혼을 거절했다. 아니, 엄격하게 짜인 그런 생황을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 P234

"많은 예술가들과 지성인, 소위 출세가도를 달린다는 사람들을 만나봤지만 행복하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물론 그중 몇몇은 행복하다고 허세를 떨었지만 그 이면을 꿰뚫어보면 별다를 것 없는 불안과 고통을 찾아볼 수 있다."

-이사도라 덩컨 - P235

그 무엇보다 이웃이나 방문객의 간섭을 받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는 자기 마음이 자기 게 아니죠."

-아그네스 마틴 - P240

로마에서 태어나 정신적으로 불안정하고 잔인한 어머니 밑에서 자란 브룩스는 이탈리아에서 그림을 공부했고, 처음에는 카프리 섬에 자신의 스튜디오를 마련했다. 1902년, 스물여덟 살의 화가 브룩스는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상당한 유산을 물려받았고, 덕분에 파리로 가서 당시 여성으로서는 특이하게 독립적인 삶을 영위했다. 영국인 운전사와 프랑스인 하녀, 스페인인 관리인, 벨기에인 요리사를 고용했고, 모피와 벨벳, 진주로 자신을 치장했다. 브룩스는 그림 판매에 신경 쓸 필요가 없어서 당시의 예술적 움직임을 무시한 채 회색 계열이 주를 이루는 단색들을 선호하며 자신만의 색다른 양식 추구에 전념했다. 한 큐레이터는 브룩스가 "피카소와 마티스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그림을 그렸다."고 했다.

-로메인 브룩스 - P252

난 성공해야 해. 절대 노력을 멈추지 않을거야. 바이올리니스트에게는 바이올린이 있고, 화가에게는 팔레트가 있어. 내게는 나 자신밖에 없어. 시드니 베쳇이 클라리넷을 애지중지했듯이 내게는 내가 가장 소중히 다뤄야 하는 악기야.

-조세핀 베이커 - P396

이 생을 사는 사람은 누구나 지루함과 고통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 제르맹 드 스탈 - P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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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0-02-20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도 탐난다. 이래서 알라딘에 들어오면 안된다는....ㅎㅎㅎㅎㅎㅎㅎㅎ

LAYLA 2020-02-25 16:32   좋아요 0 | URL
이 책도 가볍게 읽기 좋아요! 한 작가당 2-3페이지 정도의 내용이라 짬날때 틈틈히 읽기 좋답니다. 아마존에서 페이퍼백으로 구매하셔도 되고 오디오북으로 들어도 괜찮겠네요^^

북극곰 2020-06-29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하라 이야기>의 후기를 보고 저랑 완전 똑같은 마음이신지라, 들어왔다가 탐나는 책들 담아갑니다. ^^

LAYLA 2020-07-26 16:01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북극곰님 제가 서재를 정말
랜만에 들어왔어요.
무슨책을 봐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저도 북극곰님의 리스트를 보고 도움을 받아보렵니다^^
 
대중지성, 소세키와 만나다 - 현대인의 불안과 소세키의 질문들 감성(감이당 대중지성) 시리즈 1
박성옥 지음 / 북드라망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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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세키 책은 거의 다 번역이 되었지만 혹시나 싶어 가끔 검색을 해보는데 이 책이 출간이 되어 있어 사 보았다. 이 책은 소세키를 완독한 50대 일반인이 대중 글쓰기로서 소세키의 작품을 분석하고 있는데 반쯤은 분석 반쯤은 에세이 그렇게 이해하면 편할 거 같다. 개인적으로 소세키의 문체나 분위기를 무척 좋아하지만 소재나 주제의식에 대해 분석적으로 생각해본적은 없었기에 저자가 이야기하는 부분들이 지루하지 않게 다가왔고, 마치 같은 취향을 가진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느낌도 있었다. 일반인이 쓰는 책이 워낙 졸작들이 많은데 이 책은 무척 준수한 수준이었고, 일반인이 글을 쓴다면 이렇게 써야한다는 교본으로 봐도 좋을것 같았다. 물론 이런 글을 쓰기까지 5년의 공부가 필요했다니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지금까지 양적으로만 팽창해온 국내 일반인 작가 시장이 성숙하면 이런 전문성 있는 일반인 저자가 많아지지 않을까, 싶은 그런 감상을 주는 책이었다. 작은 흠이라면 저자가 50대이니 만큼 문체가 유려한 것과 별개로 약간의 올드함이 느껴진다는 것 그리고 문학작품 분석에서 어쩔 수 없는 기성세대의 시니시즘이랄까. 이야기는 다 좋은데 맥없고 결론없는 부분들이 조금 아쉬웠다. 소세키를 좋아하신다면 단연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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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 -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자서전
고레에다 히로카즈 지음, 이지수 옮김 / 바다출판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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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위있는 나의 서재에 저런 격없는 제목을 단 리뷰를 남기고 싶지는 않았으나. 저 말 외에는 적절한 제목이 없으므로 그대로 단다. 이 감독의 영화는 대체로 좋은 감상으로 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게 어떤 세대와 국가를 초월한 '보편'을 담는다는 느낌까지는 아니었다. 아주 '일본적'인 정서와 '일본의 현재' 사회상을 작위적이지 않게 그려낸다는 감상이었고 내가 높게 평한 것은 현실을 담되 그 속의 복잡다단한 다양한 면을 편견없이 그려낸다는 것. 책의 내용은 별로 흥미롭지 않았고 (자신이 텔레비전 피디에서부터 어떻게 영화를 찍었는지 커리어 순으로 설명한 느낌인데 그냥 재미가 없었다) 그래도 샀으니 일독은 하자며 진행했는데 이게뭐야? 싶은 부분들이 튀어나와 너무 어이가 없었다. 제일 크게 빡쳤던 부분은 일본인으로서 한일 역사에 대해 주제넘게 왈가왈부하는 부분. 한국판을 위해 굳이 삽입하지는 않았을거고 원본 그대로 번역한 것일텐데 편집자들은 이 부분에 대해 아무런 문제를 느끼지 못했던건가? 



한국 서울 교외에 있는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은 일제 강점기 때 민족 독립운동에 몸을 던져 체포당한 정치범들이 투옥되었던 형무소 유적인데, 전쟁의 비참함을 전하는 시설로는 그다지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지하 고문실에서는 형사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일본 경찰 인형과 애국 열사 인형이 나무 책상을 사이에 두고 앉아 일본 경찰이 열사의 손톱 밑을 송곳 같은 것으로 찌르는데 스위치를 켜면 비명을 지르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다지 리얼하지 않습니다. 인형의 만듦새가 나쁘다거나 컴퓨터 그래픽이 더 리얼하다는 뜻이 아니라 보는 쪽의 상상력을 자극하지 않습니다. 아우슈비츠에서 신발로 쌓은 산을 보고 ‘인간이란 무엇인가‘생각하게 되는 것처럼 사고의 깊이를 촉구하지 않습니다. 


지금 일본인이 한국 서대문 형무소에 대해서 '상상력을 자극하지 않으니 잘 만든게 아니다' 이런 소리하고 있는건가요? 그는 물론 일본인답게 '그렇지만' 운운 하며 계속 이야기를 중언부언 하는데 그래서 하는 말이란게


이는 제가 가해자 측인 일본인이기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일본인은 지독하구나‘이상의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물론 피해의 극심함을 호소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그걸로 문제 없을지도 모르지만, 전쟁을 어떤 식으로 다음 세대에게 설명할지를 결정할 때 피해자 쪽으로 기울어진 이야기가 큰 비중을 차지하면 거기서 사고가 멈추어 일종의 배타주의와 적대주의만 부추기게 되지 않을까요. 이는 입장을 바꾸어 히로시마나 나가사키에 대해 이야기할 때도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선인만 피해자인거 아니구 핵 맞은 일본인도 피해자야 ㅋ

-> 서대문 형무소로 시작해서 결국 이 말을 하려고 했군요?


물론 자기는 국제 영화제에 욕심이 있고 헐리우드 진출도 하고 싶기 때문에 (책 내용 그리고 행간으로 다 나오는 내용임) 대놓고 일본이 피해자라고 할 수는 없으니, 일본이 잘못이 있다고 기술하지만 기승전 일본도 피해자야 잉잉으로 흘러간다. 


저는 만약 일본 사회가 참된 의미로 성숙한다면, 그때는 일본인이 자신의 손으로 헌법을 고쳐 쓰고 제9조는 국민투표로 다시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상을 말하자면 의사와 긍지와 각오를 가지고 제9조를 다시 한 번 선택하는 것입니다. 단 그때는 미군 주둔 문제는 물론이고 쇼와 천황의 전쟁 책임까지 포함하여 도쿄재판도 일본인 스스로 다시 열어야 합니다. 가해의 책임을 제대로 되묻는 것입니다. 거기에는 시민도 휩쓸린 무차별 폭격을 반복한 미국의 전쟁 범죄 책임을 묻는 일도 당연히 포함됩니다.

일본이 잘못했다면 미국도 똑같이 잘못한거야!!!잉앵웅!!!! 일본엔 워낙 도라이들이 많으니 공인이든 뭐든 이런 소리하는 인간이 있다는게 이상하지는 않은데 이걸 거르지 않고 그대로 번역 출판했다는 부분이 어이가 없었다. 신사참배도 깨알같이 변명해주시고...


중교학자 야마오리 데쓰오씨는 책에 ˝‘일본인은 죽으면 모두 부처가 된다‘고 하는데 죽은 인간을 벌하지 않는 그 감각이 중국이나 한국과는 명백하게 다르다˝고 썼습니다. 확실히 일본에서는 죽은 자를 채찍질하는 일은 윤리적으로 그르다고 여깁니다. 죽으면 어떤 악인이든 부처님이라는 일본인의 사고방식이 이른바 에이급 전범이라도 영령으로서 다른 전사자와 한데 묶어 버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알게 모르게 자신의 우월감, 한국에 대한 열등감인지 얕잡음인지가 느껴지는데 이런 식이다. 


아시아 최대의 영화제는 도쿄영화제이고, 부산국제영화제는 양으로 밀어붙이기는 하는데 국뽕에 차있어서 좀 별로... 나는 처음에 국제 영화제 데뷔를 베니스 영화제로 해서 뒤에 베를린 등 큰 무대에서 좀 홀대받은 경향이 있다.(=박찬욱 봉준호 등 한국감독들이 베를린에서 잘 나간거는 운이 좋아서임) 한국 감독들은 기를 쓰고 외국에 나가는데 나는 뭐 ㅋ 그렇게 안달복달 안하고 여유롭게 나만의 영화를 하지만 기회가 온다면 할 수도 있지 뭐 (=나도 할리우드 가고 싶다고 광광)


물론 저 위의 서대문형무소 플로우처럼 일본인스러운 아주 완곡한 문체로 적혀 있지만 결국 이런 내용이었고 얘 모지? 소리가 나올수밖에 없었다. 자기 그릇이 일본 담는 그릇밖에 안되는데 어케 할리우드를 가요....(최근에 뭐 찍긴 찍었더라. 그래 뭐 찍을 수 있지) 그리고 진지하게 지금 본인이 봉박 레벨이라 생각하는건가? 진짜로요? 아무리 예술가들이 자뻑에 본인 수준파악이 안된다지만 진짜로요? 아주 관대하게 봐서 서로 장르가 다른 예술가로 본다면 모를까 자신이 봉박과 동급 혹은 이상이라 생각하는 태도에 할 말이 없었다. 


며칠 전 텔레비전 보니 한국 예능에도 출연하던데 그가 왜 출연하는지는 모르겠고 방송국 입장에서야 봉박 섭외보다 쉬웠을거 같다만 저 정도 역사인식 가진 사람을 한국이 떠받들어주고 안방 텔레비전으로 봐줘야 하는지 모를이다. 이 책의 내용 역시 널리 알려졌다면 소비자들이 불매운동 벌일만한 문제의 소지가 되는 내용이라 생각한다. 돈 주고 사 줄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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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9-12-23 0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위 양식 좀 있다고 하는 일본 사람의 수준인 듯합니다 모든 걸 떠난 저 놈의 양비론 사고를 통해 가해자가 피해자로 둔갑하는 전쟁범죄를 대하는 전형적인 자세가 역겹습니다

LAYLA 2019-12-23 14:58   좋아요 1 | URL
아무리 일본인 화법으로 쓰여있다지만, 저걸 아무렇지 않게 번역 출판한 출판사나, 안읽은건지 못읽은건지 감독 찬양만 하는 일부 리뷰들을 보니 참담하네요.

라로 2019-12-23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일라님!!! 거기도 겨울 방학이 있나요?
암튼 제목 정말 잘 지었어요!!^^
참! 저 어제 봉감독의 기생충 봤는데 대박!!
레일라님의 독서영역은 정말,,,,암튼 겨울방학 즐겁게 지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메리 크리스마스 & 해피 뉴 이어~~~~~!!!
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