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하는 습관 - 위대한 창조의 순간을 만든 구체적 하루의 기록
메이슨 커리 지음, 이미정 옮김 / 걷는나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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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하고 싶은 열렬한 욕구-그걸 사야 하고, 아무개에게 전화를 해야 하고, 이건 잊으면 안 되고, 저건 기록해 둬야 해-라고 말하는 주부의 열병을 억누르고 글쓰기에 필요한 단조롭고 무난한 마음 상태를 찾아야 했다.

핵심은 바로 에너지를 어떻게 사용하고, 어떻게 절약하는가이다. 누구나 제한된 에너지를 갖고 있다. 성공한 사람들은 본능적으로나 의식적으로 에너지를 잘 사용하는 법을 분명히 알고 있다. 시행착오를 거쳐서 자신의 욕구를 파악하고, 자신에게 양분을 주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의 본능적인 리듬과 일정이 무엇인지 알아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 도리스 레싱 - P31

단편소설은 이동하면서도 쓸 수 있었다. 운전하면서 농산물 직판장으로 가는 길에도 머릿속으로 소설의 기본적인 윤곽을 잡고, 항공사의 전화 응답을 기다리는 동안 대사를 쓰고, 딸아이의 당근 케이크를 만들면서 핵심 장면을 대략적으로 그릴 수 있었다. 한밤중에 초고를 완성하고, 세탁기를 돌리면서 편집하고, 집회 전단지를 인쇄하면서 원고를 복사했다. 하지만 장편소설은 다르다. 장편을 쓰려면 보통 오랫동안 다른 일을 중단해야 했다. ...단편소설이 하나의 작품이라면, 장편소설은 삶의 방식이다.

-토니 케이드 밤바라 - P57

작품 하나를 완성하는 건 어렵지 않다. 그 일을 해낼 수 있는 올바른 태가 되는 게 어렵다.

-브랑쿠시 - P77

"아이를 낳았다고 작업을 쉬어야겠다고 결심하면 영원히 포기하게 되죠. 그게 아니면 그냥 아마추어 화가로 전락하고 말아요." 닐은 이 문제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문제에서 타협을 거부했다. 이기적인 것은 예술가의 특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조금도 죄의식을 갖지 않았다. 특히 남성 예술가들이 아무런 이의없이 그러한 특권을 당연시했을 때는 더더욱 그랬다.

-앨리스 닐 - P134

좀 더 성숙한 어른이 되자 마음 상태가 글쓰기에 그렇게 중요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죠. 삶을 살다 어느 단계에 이르면 너무나 많은 것을 잃어서 마음 깊숙한 곳에는 언제나 불행이 깔려 있어요. 그러다보니 그 영향력도 줄어들죠. 마음 상태가 어떻든 상관하지 않고 글을 쓰는 법을 배우고, 더욱 많이 느껴야 해요. 자신의 생에 초연해진다는 게 아니라 자신의 생을 지배할 준비 태세가 좀 더 잘 갖춰진다고 할 수 있죠.

-나탈리아 긴츠부르그 - P189

사람들은 제게 글을 쓰면 행복한지 물어봐요. 글을 쓰면 행복해진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삶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삶이란 본래 불안정한 거잖아요. 영원한 안정을 누린다면 그건 삶이 끝났다는 거죠.

-힐러리 맨틀 - P193

정신이 녹슬기 시작하면 대책 없이 심각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매일 글을 쓰는 게 중요한 것이다. 더없이 한탄스러운 허튼소리를 쓸 수도 있지만결국에는 매일 글을 쓰지 않았다면 얻지 못했을 한두 쪽의 글이 나온다. 그러므로 계속 글을 써야 한다. 그것이 레이스 뜨기를 제외한 여성의 유일한 희망이다.

-주나 반스 - P196

던햄은 일주일에 7일 내내 일하고, 주말을 주중과 별다르게 취급하지 않는다. 가끔씩 며칠 내내 완전히 쉬기도 하지만 그것도 당일 아침에 결정한다. 모든 것을 결정짓는 요소는 던햄의 마음 상태다. 던햄은 에너지 넘치는 상태를 유지해야만 창작을 할 수 있다.

-헤이든 던햄 - P224

덩컨은 현대무용계의 세계적인 스타임에도 불구하고 부를 누리지는 못했다. 무용 경력을 키워나가는 내내 생계를 걱정했고, 난방을 할 수가 없어서 얼음장처럼 추운 스튜디오에서 리허설을 하기 일쑤였다. 유럽 투어 중에는 백만장자를 만나는 수밖에 없겠다고 자매에게 농담을 던졌다. 그러다가 파리에서 공연을 마친 다음 날 아침에 진짜 백만장자가 나타났다. 183센티미터의 장신에 턱수염을 기른 금발머리 예술 후원자이자 싱거 재봉틀 회사의 후계자인 패리스 싱거가 덩컨에게 반했고, 덩컨의 마음을 사로잡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곳에는 베르사유 궁과 트리아농을 본 따 지은 근사한 대저택이 있었다. 엄청나게 많은 침실과 욕실, 스위트룸을 전부 마음대로 쓸 수 있었고, 차고에는 자동차 14대가 있었고, 항구에 요트 한 척이 있었다.

...덩컨은 싱거의 청혼을 거절했다. 아니, 엄격하게 짜인 그런 생황을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 P234

"많은 예술가들과 지성인, 소위 출세가도를 달린다는 사람들을 만나봤지만 행복하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물론 그중 몇몇은 행복하다고 허세를 떨었지만 그 이면을 꿰뚫어보면 별다를 것 없는 불안과 고통을 찾아볼 수 있다."

-이사도라 덩컨 - P235

그 무엇보다 이웃이나 방문객의 간섭을 받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는 자기 마음이 자기 게 아니죠."

-아그네스 마틴 - P240

로마에서 태어나 정신적으로 불안정하고 잔인한 어머니 밑에서 자란 브룩스는 이탈리아에서 그림을 공부했고, 처음에는 카프리 섬에 자신의 스튜디오를 마련했다. 1902년, 스물여덟 살의 화가 브룩스는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상당한 유산을 물려받았고, 덕분에 파리로 가서 당시 여성으로서는 특이하게 독립적인 삶을 영위했다. 영국인 운전사와 프랑스인 하녀, 스페인인 관리인, 벨기에인 요리사를 고용했고, 모피와 벨벳, 진주로 자신을 치장했다. 브룩스는 그림 판매에 신경 쓸 필요가 없어서 당시의 예술적 움직임을 무시한 채 회색 계열이 주를 이루는 단색들을 선호하며 자신만의 색다른 양식 추구에 전념했다. 한 큐레이터는 브룩스가 "피카소와 마티스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그림을 그렸다."고 했다.

-로메인 브룩스 - P252

난 성공해야 해. 절대 노력을 멈추지 않을거야. 바이올리니스트에게는 바이올린이 있고, 화가에게는 팔레트가 있어. 내게는 나 자신밖에 없어. 시드니 베쳇이 클라리넷을 애지중지했듯이 내게는 내가 가장 소중히 다뤄야 하는 악기야.

-조세핀 베이커 - P396

이 생을 사는 사람은 누구나 지루함과 고통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 제르맹 드 스탈 - P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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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0-02-20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도 탐난다. 이래서 알라딘에 들어오면 안된다는....ㅎㅎㅎㅎㅎㅎㅎㅎ

LAYLA 2020-02-25 16:32   좋아요 0 | URL
이 책도 가볍게 읽기 좋아요! 한 작가당 2-3페이지 정도의 내용이라 짬날때 틈틈히 읽기 좋답니다. 아마존에서 페이퍼백으로 구매하셔도 되고 오디오북으로 들어도 괜찮겠네요^^

북극곰 2020-06-29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하라 이야기>의 후기를 보고 저랑 완전 똑같은 마음이신지라, 들어왔다가 탐나는 책들 담아갑니다. ^^

LAYLA 2020-07-26 16:01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북극곰님 제가 서재를 정말
랜만에 들어왔어요.
무슨책을 봐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저도 북극곰님의 리스트를 보고 도움을 받아보렵니다^^